인지의 즐거움323
<거금도 해양‧역사문화 자원조사 기초연구> 토론문, 고흥
김희태
<거금도 해양‧역사문화 자원조사 기초연구> 최종보고회 관련하여 의견을 달라는 요청에 따라 정리한 토론문을 소개한다. 주최 주관은 고흥군, (사)전통문화콘텐츠연구소, 후원은 해양수산부와 전라남도이며 2023년 10월 30일 고금면사무소에 열렸다. 최종보고회 발표(김승대 문학박사, 백덕규 김제시청 학예사)와 토론(나종우 원광대 명예교수, 이수경 지역유산연구원장, 김준 전남대 교수)으로 진행하였다.
<거금도 해양‧역사문화 자원조사 기초연구> 조사를 추진한 관계관 여러분과 조사에 임해주신 전문가 선생님들께 감사드립니다. 토론 요청을 받아 서면으로 대신함을 양해 해주시기 바랍니다.
꺾음섬(절이도) 지명과 해류
금산면의 거금도는 절이도(折爾島, 折你島)로 기록이 나오고 보통 ‘꺾음섬’으로 부르고 있습니다. 그 유래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도서해양이라는 자연입지와 관련하여 탐구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해류의 흐름이나 해로[물골, 물길]와 관련하여 일정 시기 또는 특정 지점에서 큰 변화[꺾음, 꺾임]가 있기도 하여, 그것이 정기적 또는 일시적으로 발생하여 주민의 생활이나 인식에 영향을 끼쳐왔기 때문에 ‘저 꺾이는 지점’의 의미를 담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입니다.
막연한 생각이겠지만, 바다, 섬, 바닷길은 섬 주민들과 직간접으로 관련이 많을 수 밖에 없어서 입니다. 파랑, 조석, 지형, 퇴적물 등도 관련이 될 수도 있습니다.
지역의 특산물과 전통시대 지리지
지역의 특산물과 관련하여 지리지나 읍지 등 전통시기의 문헌 기록과의 연계와 활용방안 모색도 검토가 필요합니다. 문헌에 토산 등으로 나오는 것은 해당 토산물의 생태나 식생 등과 관련하여 환경과 풍토가 알맞았기 때문에 해당 지역에서 생산되었고 지속이 되었고 지역의 토산으로 기록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신증동국여지승람>(1481/1530) 흥양현 토산조의 곽(藿, 미역), 해의(海衣, 김), 매산(莓山, 매생이) 등은 지금도 금산의 주요 수산물이라 보여집니다. 조선시대[초기]의 관찬 기록에 나오는 토산물 기록을 연계 활용했으면 합니다.
사진 기록과 사진 향토사
사진은 기록자료로서 매우 중요합니다. <조사보고서>에도 옛 사진을 많이 모아져 있습니다. 이들 사진에 대해서는 출처(연도, 장소, 촬영자, 게재지 등)를 찾을 수 있는데 까지 찾아서 밝혀 주는게 좋습니다. 비슷한 경관이라 해서 다른 지역 자료를 인용할 경우도 있습니다만, 비교를 위해서 어느 지역 자료를 제시한다 표기를 해 주어야 합니다.
금산면 1980년대 사진으로 설명하고 있는 몇 종을 제시합니다. 전남도청에 소장되어 있던 자료인데, 기획실의 홍보팀[공보실 홍보팀과는 다름]에서 촬영한 것입니다. 필름을 폐기하려는 과정에서 입수하여 디지털 작업을 해 놓은 것입니다. 장소는 금산으로만 표기되어 있었습니다.
학교나 기관 등을 통하여 사진을 수집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최근에 영암군청에서 공보실사진, 면사무소나 학교와 기관 등을 통하여 수집한 사진을 정리하여 <사진으로 본 영암군 근현대사>(영암군, 2022)를 낸 바 있습니다. 사진을 수집하고 분류하여 <사진으로 보는 금산 100년> 형식으로 사진향토사료집을 낸다면 가시적인 효과가 매우 클 것입니다.
우리 동네 문화재, 금산면의 문화재 추진
문화재는 이제 문화유산으로 표기하기로 문화재 관련 법규가 바뀌었습니다. 전남도청 문화재전문위원으로 일하면서, 금산면의 문화재 가운데 목장성은 국가지정문화재 사적, 월포농악은 국가무형문화재로 승격 지정을 해보려는 생각이 있었습니다만, 소임을 다하지 못한 아쉬움이 있습니다.
목장성의 경우 기록이 확실하고 유적이 대규모이면서 잘 남아 있지만, 학술조사, 발굴조사, 학술대회를 해야하는데 이에 미치지 못하였고, 단절되고 있는 부분이 있는 점 등 문제도 있었습니다.
월포농악의 경우 전수체계를 갖추어야 합니다. 역대 보유자(상쇠)가 이어지다가 지금은 보존회와 전수생 체계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보유자 인정을 추진해야 합니다.
문화재(문화유산)과 관련하여 각 마을에서 대표적이거나 상징적인 유산을 ‘우리동네 문화재’로 정하여 서로 알고 알리는 일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군청도 있지만, 금산면의 자원이기 때문에 면사무소가 주체가 되면 좋겠습니다. 최근에 장흥군 부산면의 경우, 면사무소에서 주도하여 중요 문화유산에 대한 안내판을 세우는 일을 한 적도 있습니다.
‘면 문화재’ 제도도 추진해 볼만 합니다. 지금의 문화재 관련 법규에서는 국가지정문화재, 시‧도지정문화재, 문화재자료 등 지정문화재와 등록문화재(국가등록, 시‧도등록)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시‧군에서는 조례로 제정하여 시‧군향토문화유산을 지정하고 있는데, ‘면(面) 문화재’ 제도는 아직까지는 없습니다.
금산면에서 시범적으로 지침이나 규정을 만들어 금산면 문화재 제도를 추진해 보면 좋겠습니다. 지정문화재나 등록문화재를 제외한, 앞으로 지정될 가능성이 있는 문화재를 우선 ‘금산면문화재’라 지정하여 안내판도 설치하고 주민홍보도 하면서 관리하다가, 여건이 되면 고흥군문화재(향토문화유산), 전남도문화재 등으로 승격 확대해 나가면 될 것입니다.
사료의 조사와 구전자료의 수집
<조사보고서>에는 여러 가지 문헌자료, 지도, 구전 설화 등이 망라되어 정리되어 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지속적으로 조사와 수집을 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고산 윤선도선생과 관련한 자료도 꾸준하게 찾아 볼 필요가 있습니다. ‘고산목’으로 불리우는 현장 유산이 있지만 기록이나 관련자료가 확인된다면 금상첨화일 것입니다.
윤선도 선생은 여러 곳에서 유배생활도 하는데 이동중에 들렀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최근 광양과 해남에서는 윤선도선생 광양 유배 생활터를 답사하고 관련 자료를 찾는 일을 한 바 있습니다. 유배생활터는 광양시 옥룡면 추산리 추동마을 가래골로 추정하였고, 1666년 전후 시기 2년여 유배생활을 합니다.
고산집 등 문집에서 4수의 시를 확인하였습니다. ‘삼가 화운하여 겸재의 정안에 올리다(경화정겸재정안, 敬和呈謙齋靜案【겸재(謙齋) 영남 징사(徵士) 하홍도(河弘度)】)’, ‘나 경주에 대한 만사(만나경주, 挽羅慶州【나위소(羅緯素1583~1666)】)’, ‘하 의흥에 대한 만사(만하의흥, 挽河義興【하홍도(河弘度1593~1666)】)’, ‘사간 이연지의 시에 차운하다(차이사간연지운, 次李司諫延之韻【이무(李袤)】)’ 등입니다.
광양과 금산과는 먼거리는 아닙니다. 금산과 관련된 고산 윤선도선생의 자료도 지속적으로 찾다보면 희망이 보일 것입니다.
* <거금도 해양‧역사문화 자원조사 기초연구> 최종보고회 토론문(2023.10.30)
대동여지도 절이도 부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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