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지의 즐거움132
유적찾아 산길 갈 때는 막고 품어야...
-담양 상덕마을 퇴계 필 송태선생 묘갈 기행-
김희태
2017년 6월 14일
이미 더위가 한창 무렵
점심을 마치고 길을 나선 동학
주인택, 안동교, 김희태 학인들
퇴계선생 글씨가 있는 묘비
언젠가 누군가의 글을 본 것
미암박박물관에서 조사를 마치고
점심 때 넌지지 꺼내니 모두 가보자!
주소를 알아서 ‘내비’에 입력
창평에서 봉산면 기곡리로 간다
면앙정 있는 곳과는 좀 떨어진
신평송씨 세거 상덕마을 어귀
이리가면 금방일 듯, 아니다
저기인 듯 하다. 또 아니다
결국 '내비'로는 묘소길 찾기 실패
역시 승용차는 사람사는 곳만 유용
돌고 돌다 마을 앞 모정으로 간다
동네 어른 한 분 휴식을 취하다가
길을 나선다. 박용선님(75세)
전부 송씨인데 박씨 한 집, 외가동네
널찍한 벌안에 무등산을 마주 한 곳
봉산면 기곡리 상덕마을 신평송씨 선산
옛 담양부 두모곡면 상덕리
선대 단부터 송태-송순 부자 묘소 등
송태선생 묘갈명. 1560년 건립
인재 홍섬 撰, 퇴계 이황 書
비문 찬문은 1558~59년 사이.
'李滉', '洪暹' 글씨도 뚜렷하다
송순선생이 전주부사 시절
홍섬에게 부친의 비명 찬문을 부탁
그 연유부터 적어 내려가
상계와 행적, 자손록 등
그 아래 송순선생 묘표도 보인다.
다만 앞 대자만 써 있고 연대도 없다.
그런데 유독 '이수' 뒷면에 눈길이 멈춘다.
달, 계수, 방아, 토끼상. 저 멀리 무등산
기억을 더듬어 들춰가며 야그 또 야그
너른 벌과 무등산을 보고 또 보고
안내해준 동네 어른 기다리는 것도 잊고
산길 초행 묘소 ‘내비’로 못찾은 것도 잊고
송태선생 묘갈명(부분)
맨 왼쪽 줄 아래에 '李滉 書'가 보인다. 면앙정 송순선생(1493~1582) 부친 송태선생(1475~1523)의 묘갈명으로 송순이 전주부사 시절 인재 홍섬(1504~1585))에게 부탁해 비문을 받아 퇴계선생(1501~1570)이 글씨를 써 1560년(명종 15, 嘉靖 39)에 세운다. 담양군 봉산면 기곡리(산 194 일원) 상덕마을 신평송씨 선산.
李滉 書
묘갈 전경(비몸 높이 135cm, 너비 59, 두께 15, 이수 높이 57, 비받침 높이 40, 너비 100x60cm, 묘갈 총 높이 232cm)
송태선생 생년(1475년, 成化 을미) 휘(諱) 자(字)
자손록 첫부분. 장남 순(純)
묘소 전경. 멀리 오른쪽 위 비석이 송태선생 묘갈. 가운데 송순선생 묘표
송순선생 묘표 이수와 무등산
달과 계수나무, 방아, 토끼 조각이 보인다. 멀리 무등산이 조망된다. 오른쪽에 조금 보이는 승용차로 이동한 일행. 그 차의 '내비'로는 산길 초행 묘소를 찾을 수 없었다. '디지털'시대의 맹점일까.... 산길 유적을 보려면 예전 '아날로그' 식으로 막고 품는 수 밖에. 마을 들어가 어른들께 절하고 탐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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