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지의 즐거움390
담양의 무형유산 집대성, 전통공연예술 5종목, 전통공예기술 9종목
김희태
담양문화원(원장 강성남)에서 『담양의 무형유산』(367쪽)을 펴냈다. 강성남원장이 총괄하였고 감수는 나경수 전남대 명예교수, 집필은 이경엽 목포대 교수가 전통공연예술편, 김희태가 총설과 전통공예기술편을 맡았다.
농경 전통지식과 구전전통, 생활관습, 민간신앙, 전통놀이는 지정된 무형유산은 아직 없지만 담양 유산에 대해 심진숙담양학연구소장이 정리하였다. 사진은 김정한작가가 참여하였다. 장은설 문화원사무국장이 기획하였다.
담양문화원에서는 2월 19일 무형유산 보유자(담양무형유산보존회)들을 한자리에 모시고 책자 증정과 함께 오찬을 하면서 무형유산 보전 전승 활성화를 위한 간담회 자리를 마련하였다.

담양의 지정 무형유산은 국가무형유산 1종, 전라남도 무형유산 6종, 담양군 향토무형유산 7종 등 모두 14종이다. 종별로 보면 전통공연예술 5종, 전통공예기술 9종이다.
국가무형유산
채상장
국가지정 무형유산은 채상장(彩箱匠) 1종이다. 채상장은 얇게 저민 대나무 껍질을 색색으로 물을 들여 다채로운 기하학적 무늬로 고리 등을 엮는 기능을 가진 사람을 말한다. 채상은 ‘채죽상자(彩竹箱子)’의 준말로서 ‘채협(彩篋)’이라고도 하는데, 물품을 담는 가구로서 고급 공예품이다. 1975년에 종목을 지정하면서 보유자로 김동연( 金東連, 1897~1984)선생이 인정되었다. 1987년 서한규 (徐漢圭, 1930~2017)선생이 인정되었다가 2012년 그의 딸 서신정(徐信貞)이 보유자로 인정되어 전승을 하고 있다.

낙죽장
담양의 낙죽장(烙竹匠)도 국가무형유산으로 지정된바 있다. 낙죽장이란 불에 달군 인두를 대나무에 지져가면서 장식적인 그림이나 글씨를 새기는 기능 또는 그 기술을 가진 사람을 말한다. 1969년에 종목이 지정되면서 보유자로 이동연(李同連, 1911~1985)이 인정되었다. 1987년에 국양문(鞠良文, 1914~1998)이 승계하여 인정되었는데 1998년 별세하였다. 2000년에 다른 지역 전승자가 보유자(김기찬(金基燦))로 인정되었다.
담양에서 가장 빨리 지정받은 무형유산 종목이고 보유자 인정이었는데 국가무형유산 종목 전승은 다른 지역에서 하고 있다. 다행히 전라남도 무형유산 종목이 지정되어 ‘담양 낙죽’을 전승하고 있다.
전라남도 무형유산
우도농악 설장구
우도농악은 호남 우도 지역의 농악인데, 원래 1987년 영광에 주소를 둔 설장구의 김오채와 상쇠의 전경환이 보유자로 인정되었다. 1996년 김동언이 설장고 보유자로 인정되었고 전수교육관을 중심으로 활발한 전승활동을 하다가 2022년에 명예보유자가 되어 전승하고 있다.
황금리 들노래
담양 황금리 들노래는 영산강 상류지역을 대표하는 들노래이다. 2009년 종목이 지정되면서 남귀희를 보유자로 인정하였다. 황금리 들노래는 논농사를 지으면서 부르던 들노래이다. 모판을 만드는 일부터 모를 찌고, 모를 심고, 논을 매고, 장원질을 하는 전 과정에 걸쳐 있다. 그리고 각각의 노래는 늦은 소리와 잦은 소리로 구성되어 있고, 특히 논매기에서는 <지화자소리>, <떨아지소리>, <나헤소리>, <사뒤여소리> 등과 같은 다양한 노래들이 배치돼 있다.
황금리 들노래는 논농사의 전과정에 해당하는 노래가 잘 갖추어져 있고 집단 노동예술로서 황금마을 주민들은 보유자와 함께 들노래 보존을 위해 적극적이고도 열성적이다.
참빗장
참빗장은 참빗을 만드는 장인이다. 참빗(眞梳)이란 빗살이 가늘고 촘촘한 머리빗으로 대소, 밀소, 써울치, 음양소, 호소 따위가 있다. 재료는 담양 일대에서 생산되는 왕대를 사용한다. 참빗은 예로부터 영암·담양·나주·남원 지역에서 만들었으며, 이 가운데 영암과 담양의 참빗은 질이 좋고 오래 사용할 수 있어 전국적으로 유명하였다.
1986년에 종목이 지정되면서 담양(고행주)과 영암(이식우)이 함께 보유자로 인정되었는데, 고행주는 할아버지 고학진(1867~1936)이 진소[참빗]조합의 진소계원(眞梳契員)으로 활동했으며, 아버지 고제업(1901~1979)을 이어 전승하고 있다.

죽렴장
죽렴장(竹簾匠)은 대나무를 재료로 대발을 만드는 기술을 가진 장인이다. 1990년에 종목을 지정하면서 박성춘이 보유자로 인정되었다. 대발은 조렴하지 않은 대를 사용하는 쪽발, 들깨기름과 활달을 배합해 발살에 물을 들여 엮어 윤기가 많은 가마발, 대의 겉부분[竹皮]을 발살로 한 겉세렴, 대의 속살을 발살로 한 속세렴, 거북의 등에 있는 6각 무늬인 귀갑문을 배열하는 귀문렴, 그리고 김을 만들 때 쓰는 김, 붓을 보관할 때 쓰는 붓발 등 다양하다.
보유자 박성춘 장인은 선대부터 가업으로 전승하였고 아버지 박상언(1917~1987)을 이어 전승하고 있다.

낙죽장
낙죽장은 인두를 불에 달구어 대나무 지져서 무늬 ·그림 ·글씨를 그려 새기는 기법을 지닌 장인이다. 원래 1969년에 국가무형유산으로 지정되어 담양의 이동연-국양문으로 보유자가 이어지다가 다른 지역 장인이 인정되었다.
분업적 형태로 발달하여 온 죽세공예 중에서 낙죽은 장식성을 가미하여 상품의 질을 높이는 공정인 바, 여타의 죽세공예와 유기적 연관성 및 ‘원형대로 현지보존’이라는 문화유산 보존원칙에 충실하기 위해서도 담양지역에 새로 지정해야 된다는 필요성이 대두되어 2009년에 전라남도 무형유산 종목으로 지정되었다. 두 분의 장인(조운창, 이형진)이 보유자로 인정되었다.
조운창은 1978년부터 대나무와 함께 하면서 타고난 손재주와 끊임없는 노력으로 낙죽과 죽각(竹刻)을 터득하였는데, 당시 지근거리에서 활동하고 있었던 중요무형문화재 낙죽장 보유자 이동연과 국양문이 큰 도움이 되었다. 선이 굵고 회화적인 면이 강한 낙죽의 세계를 이룩하였고, 담양지역 낙죽의 전통을 이으면서 끊임없이 전승ㆍ보급활동을 해 왔다. 2021년 별세하여 보유자 인정은 해제 되었다.
이형진은 1972년 16세에 당시 중요무형문화재[제31호] 낙죽장 보유자 이동연(1911~1984)의 집에 기거하면서 기능을 전수받아 계보가 확실하고, 담양지역 낙죽기법의 원형을 간직하고 있다.

선자장- 접선장
선자장(扇子匠)이란 전통부채를 만드는 기술과 그 기능을 가진 장인을 말한다. 우리나라의 부채는 형태상으로 크게 둥근 모양의 부채와 접고 펼 수 있는 접부채[摺扇]로 나눌 수 있다. 접부채는 합죽선(合竹扇)과 쥘부채(여름선, 무용선, 무당선 등)로 나누어 지는데 쥘부채의 탯자리가 담양읍 만성리이다. 2010년에 ‘선자장(扇子匠)-접선장(摺扇匠)’으로 종목이 지정되면서 김대석을 보유자로 인정하였다.
김대석은 만성리에서 태어나 누대에 걸쳐 부채 일을 해 온 가업을 이어받았으며, 재료의 선택, 가공기술, 제품의 완성에 이르기까지 모든 기능을 계승하고 있는 유일한 사람으로서 담양 부채의 상징성 회복과 수공기술의 보존에 필수적인 장인이다. 제작방법에서도 살대의 두께를 일정하게 깎고, 꼭지변과 변죽을 잡지도 않고 튼튼하면서도 잘 펴지도록 기능중심으로 만든 부채라는 차이가 있다.

목조각장
목조각장(木彫刻匠)은 목재를 소재로 나무가 가진 양감과 질감을 조각하는 장인이다. 불상 등 존상을 조각하는 장인과 떡살과 다식판, 시전지판, 능화판, 부적판 등 민속생활사 문양각을 하는 장인으로 구분된다.
담양 목조각장은 민속생활사 문양각을 하는 장인으로 2013년에 종목이 지정되면서 김규석을 보유자로 인정하였다. 떡살과 다식판을 주로 하는 조각기법으로 문화적인 측면이나 민속생활사적으로 우리생활에 필요한 매우 중요한 전통공예기술이다.
김규석은 이주철선생에게 목조각, 문양각을 배우고 이연채선생에게 떡살, 다식판 기술을 배워 기술 구사능력과 학술적 뒷받침이 탁월하여 체계적으로 전승하고 있다.

담양군 향토무형유산
담양의 향토문화유산 가운데 무형유산은 7종이다. 전통 공연분야가 4종목, 전통기술 분야가 3종목이다.
죽산농악
담양 죽산농악은 담양군 무정면 영천리 죽산마을 일원에서 행해지는 농악이다. 2005년 종목이 지정되었고 담양죽산농악보존회를 중심으로 전승하고 있다. 처음에 담양 죽산매구로 지정되었다가, 2016년에 담양 죽산농악으로 명칭이 변경되었다.
소목장
소목장(小木匠)은 가구나 창호를 만드는 장인이다. 담양 소목장은 가구를 만드는 장인으로 2007년 종목이 지정되었고 보유자는 김생수이다. 집안의 가구(장롱·궤·경대·책상·문갑·소반·찬장·문·창문 등)를 말들고 있다. 김생수는 소목장 기능연마에 열중하여 성과를 거두었으며 작품의 예술성, 공방의 유지, 전승활동, 소목장 예술의 확대 등에 우수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광광술래
담양 광광술래는 봉산면 와우리에서 행해지는 놀이이다. 2016년 종목이 지정되었고 담양광광술래보존회가 구성되어 전승하고 있다. 담양 광광술래는 보편화되어 있는 강강술래와 달리 담양의 여자들만 하는 놀이로 마당 넓은 집에서 원무를 만들어 손에 손잡고 마당을 돌기 시작해서 빠른 광광술래로 넘어가면 기와밟기, 달넘기를 하는 놀이이다.
필장
필장(筆匠)은 문방사우(文房四友)의 하나인 붓을 만드는 장인이다. 붓은 짐승의 털을 모아 나무관으로 고정시킨 것이다. 2020년에 종목이 지정되었고 보유자는 채태원이다. 채태원은 1965년 가전으로 배우다가 우리나라 진다리붓의 거목인 김복동의 수제자로 젊었을 때부터 남다른 진다리붓 제작 능력을 바탕으로 ‘소천필’로 인정받고 있다.
와우농악
담양 와우농악은 봉산면 와우리에서 전승되는 농악이다. 2022년 종목이 지정되었고 담양와우농악보존회가 중심이 되어 활동하고 있다. 2003년 제11회 임방울국악제 전국대회 농악일반부 최우수상, 2015년 전남민속예술축제에 '담양농악 풍장놀이'로 참가해 최우수상을 수상하였다. 매년 남도농악명인 추모제 "뿌리찾는 고향길"을 개최하고 있다.
박동실제 열사가
박동실제 열사가(烈士歌)는 창작판소리로서의 효시를 이루었고, 그 음악적 구성이 뛰어나다. <열사가>는 일제 식민 치하에서 벗어난 해방의 시대정신을 표명하는 예술 형태로 최초의 것이다.
박동실(朴東實, 1897∼1968)은 담양에서 태어나 이날치에서 김채만으로 이어지는 서편제의 맥을 이었고 심청가에 뛰어났다. 1930년대 후반에 박석기의 주선으로 담양군 남면의 지실초당에서 한애순, 김소희, 박귀희, 박후성, 한갑득, 임춘앵, 임유앵, 김록주 등을 가르쳤으며, 광주에서 장월중선을 가르쳤다.
박동실은 광복 후 광주성악연구회와 국극협회 등에서 활동하면서 <열사가>를 만들어 널리 보급하였다. 항일의 국민적 열기를 반영하는 시대정신에 따라 <열사가>를 의욕적으로 제작, 보급함으로써 판소리의 외연을 확대시켜 나갔다. 2024년 종목으로 지정되었다.
침선장
침선장(針線匠)은 옷감을 재료로 바늘에 실을 꿰어 바느질하는 기술을 가진 장인을 말한다. 침선의 범위는 옷을 말려서 바느질하는 봉제, 무늬를 수놓은 자수 옷에 곁들여 장식하기 위해 만드는 장신구 등 옷을 만들고 관리하는 과정 모두를 포함한다. 2024년 종목이 지정되었고 보유자는 김금주이다. 김금주는 1975년 침선을 처음 시작하였으며, 1990년대 이후 담양에 개인공방을 열어 운영하고 있다. 2006년부터 담양 여성회관 및 전승공간에서 전승활동을 이어오고 있고 매년 전시회를 통해 전통복식을 선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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