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지의 즐거움

인지의 즐거움178 - 나주 남평 일대 유·무형 민속문화재 조사와 연구를 하자

향토학인 2019. 5. 3. 22:46

인지의 즐거움178

 

나주 남평 일대 유·무형 민속문화재 조사와 연구를 하자

 

김희태

 

나주 문바위(文巖)을 중심으로 남평 일대 유·무형문화유산 학술심포지엄에 토론자로 참여할 기회가 있었다. 역사와 문화재분야에서 이끌어 주신 이해준교수님과 김지민교수님, 그리고 문화유산 조사를 하면서 현장에서 함께 고민했던 서해숙선생님의 발제가 있었다. 토론은 좌장 천득염교수님, 석대권교수님이 하께 하셨다. 지정토론 형식은 아니어서 포괄적인 언급으로 소임을 하였다. 당시 준비한 자료를 일부 손보아 옮긴다. 

 

먼저, 문바위 시조신화와 관련된 시기의 인물에 대한 것입니다. 조선후기의 자료에서부터 보이는 내용으로 고증 자료가 많지 않습니다. 현장과 연관된 것으로 알려진 장자못(長者池) 관련 자료를 찾아보다가 이런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장자못 기록은 고려말~조선초의 내용을 담고 있다고 하는 세종실록지리지에 충청도 이산현(尼山縣), 함길도(咸吉道) 북청부(北靑府), 함길도 경성군(鏡城郡) 세 곳이 나옵니다.

 

기록내용을 보면 충청도 이산현 장자못은 ‘길이 7백 16척이며, 논 3백 결에 물을 댄다.’’, 함길도 북청부는 ‘병선이 4척이고 군사가 67명이다.’, 함길도 경성군은 “물이 한 골짜기에 가득 차 있는데, 길이 15리, 너비 2리, 깊이 6백여 척이다. 비를 빌어서 여러 번 감응이 있었는데, 속설에 이르기를, “용이 사는 곳이라.”고 한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일종의 장자못의 기능이라 할 수 있는데, 북청부의 기록에서 보는 것처럼 군사적 기능과 관련이 있습니다. 남평은 통일신라시대 군사조직인 미다부리정(未多夫里停)이 설치된 것으로 보고 있는데, 이같은 군사 시설과 다른 지역 사례에서 보이는 장자못의 군사기능이 연결될 수 있다면 시조신화의 인물 또는 남평일원의 고대 인물군에 대해서는 이와 연결시켜 보는 것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기록이 거의 없고 고대의 사례라 서사(敍事, 스토리텔링)에 가깝지만 관심을 가져 볼만 합니다.

 

두 번째는, 조선초기의 내용을 담고 있는 신증동국여지승람의 “장자못” 기록에 대한 것입니다. 신증동국여지승람에는 남평현 산천조에 “장자못은 [남평]현에서 동쪽으로 8리 떨어져 있다.”, 토산조에 “죽전(竹箭)은 [남평]현의 동쪽에 있는 성산(城山)과 장자산(長者山)에서 나온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그리고 충청도 이산현과 아산현에 있다고 나옵니다.

 

남평의 장자못이 처음 나오는 기록인데, 산천조에는 동쪽 8리로 방향과 거리만 업급되어 있지만, 토산조에 죽전, 즉 대화살이 동쪽 장자산에서 나온다하여 ‘장자산’이 언급되고 있습니다. 대화살은 전통시대의 무기로도 쓰이지만, 선비들과도 연관이 깊습니다.

 

조선후기 남평 지도에서는 “장자못”이 표기되기 합니다. 비변사인방안지도(備邊司印方眼地圖) 호남지도(奎12155) 남평지도에는 마지(馬池), 우지(牛池), 장자지(長者池)가 기록으로 나타납니다. 기본적인 기능이 있겠지만, 상호 연관성을 찾아가면서 더 연구를 해야 되리라 여겨집니다.

 

세 번째는 유·무형문화유산에 대한 것입니다. 현행 문화재 관련법에서는 문화재를 유형문화재, 기념물, 민속문화재, 민속문화재로 구분합니다. 앞의 세가지 종류가 유형유산에 해당된다 하겠습니다. 세가지 가운데 유형문화재는 조각, 회화, 공에, 건조물 등 동산문화재와 건축물이 대상입니다. 기념물은 역사유적이니 경관, 자연유산이 대상이고, 민속문화재는 의식주나 신앙 풍속 등 민속생활사유산이 대상입니다.

 

문바위일대의 유산은 세가지 종별 가운데 민속문화재에 해당된다 하겠습니다. 이미 1995년에 문바위(文巖)가 전라남도 민속문화재 제32호로 지정되어 있는데에서도 알 수 있습니다. 이에 더하여 무형민속유산 요소를 가미하여야 할 것입니다. 오늘 제향이 이루어진 것로 알고 있습니다만, 시조 등 선대인물의 묘제, 장연서원에서 모셔지는 사우 제향이 연결되고 있습니다.


처럼 시조 탄강설화 현장 문바위와 장자못, 묘제, 사우제향이 연결되고 있는 지역도 많지 않을 것입니다. 이에 대한 체계적인 조사와 정리가 필요합니다. 오늘의 주제인 유무형의 문화유산, 그 가운데에서도 유무형 민속문화재 분야로 주목을 해야 합니다. 특히 초기단계의 제향과 그 이후의 변천과 자료에 대한 수집이 필요합니다. 이같은 조사와 논의 연장선상에서 문화재의 가치 상향도 고려해 볼 수 있겠습니다.


이는 일부에서 논의가 되고 있는 '사적'의 방향과는 다르게 보아야 할 것입니다. 이미 전라남도에서 민속문화재로 지정하였음도 눈여겨 보아야 합니다. 그 연장선상에서 방안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다음으로는 남평 지역, 나아가 나주지역의 유·무형 민속문화유산과 연계되어야 합니다. 이에 대해서는 많은 논의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이번 학술조사를 계기로 더 많은 자료가 모아지고 이에 대한 해석이 이어지기를 기대합니다.


* 나주 남평 일대 유·무형문화유산 학술심포지엄 토론문

   2019.03.20(수) 동신대 대정3관, 주최 : 전남대학교 산학협력단

* 발표1 - 나주 남평문씨 인물과 유적(이해준, 공주대 교수)
  발표2 - 나주 장연서원의 건축적 가치와 보존방안(김지민, 목포대 교수)
  발표3 - 남평문씨 시조신화의 전승과 현대적 의미(서해숙, 남도학연구소 대표)
  종합토론 - 좌장(천득염, 전남대 교수)
     이경찬(원광대교수), 석대권(한국향토사연구전국협의회장)
     최기복(나주문화원장), 김희태(전라도천년사편찬위원)

비변사방안지도(조선후기) 남평 長者池 부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