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지의 즐거움110
눌재 박상, 기봉 백광홍, 옥봉 백광훈, 담헌 이하곤
-보림사를 찾은 사람들4, 조선 문인학자들-
김희태
조선시대에 보림사를 찾은 문인학자들은 수없이 많다. <장흥문집해제>(장흥문화원), <전남권문집해제>1․2(전라남도, 전남대인문과학연구소), <표점영인 한국문집총간>(목차CD-ROM, 민족문화추진회, 표에서 <문집총간>으로 표기) 따위의 문집 자료들을 통해 검색한 결과, 보림사 관련 제영은 33명 76편에 이르렀다. 이 가운데 2편은 대적광전중창서문과 남유록 등 기행일록이고 나머지는 시(詩)이다. 시대순으로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신증동국여지승람>과 <원감국사집> 포함)
보림사 제영 목록
인물 | 시기 | 출전(문집명) | 간행 | 제영<기문> | 비고(권/면) |
金克己 | 명종조 | 新增東國輿地勝覽 | 1530 | 迦智寺 | |
圓鑑冲止 | 1226~1293 | 圓鑑國師集 | 1988 | 聞寶林立公將如 | |
朴 祥 | 1474~1530 | 訥齋先生集 | 和之甫同宿寶林寺次天章父韻, 遊迦智山, 贈仁雲, 橘亭子坐細故謝絶遊寶林之約卽和本韻再招 |
문집총간 19/57 | |
白光弘 | 1522~1556 | 岐峰集 | 1899 | 寶林寺次徐上舍訥因懷與伯氏讀書此寺時事以寓懷(玉峰 白光勳) | |
白光勳 | 1537~1582 | 玉峰集 | 1509 초간 1742 |
過寶林寺, 寶林寺贈別, 自寶林下西溪, 寶林寺, 寶林寺, 寶林寺次徐上舍, 寶林寺贈衍上人, 寶林寺水閣次柳深甫, 出寶林寺 | 문집총간 41/97, 99, 100, 101, 111, 112, 126 , 135 |
鄭尊一 | 1547~1623 | 向北堂先生遺稿 | 入寶林寺, 寶林寺追憶別情人, 寶林寺次靜齋韻 | ||
權斗經 | 1654~1726 | 蒼雪齋集 | 和隱屛詞伯同遊寶林寺韻 | 문집총간 169/50 | |
趙德隣 | 1658~1737 | 玉川集 | 余方營西川精舍 爲過立春 向寶林寺 天寒日暮 寓宿村舍吟成一絶 | 문집총간 175/151 | |
文德龜 | 1667~1718 | 藏六齋遺稿 | 1850 | 陪海村丈游寶林寺路中次韻 | |
李夏坤 | 1677~1724 | 頭陀草 | 訪寶林寺, 寶林寺 二首, 老僧澈閒 累問余所住 書此 戱之, 戒淳大師 居東浮屠庵 稍解禪旨 示余無字頌 余又作此 以示 亦禪機也[附淳師無字頌], 臨別 作一偈以示, 淳目余 以老龐 書此 解啁, 歸路, 淳師臨別 笑曰 老僧欲燒却寶林寺 但恐寺僧阻搪不果 余歸路 更下一轉語寄去 渠見之 定當 呵呵大笑, 信甫示一律 述寶林之遊 和韻答之 二首, <南行集>, <南遊錄> | 문집총간 191/373~375 | |
金喜祖 | 1680~1752 | 放湖集 | 1832 | 寶林寺同李兵使夜吟, <寶林寺大光寂殿重創序> | |
魏文德 | 1704~1784 | 詠而齋遺稿 | 1936 | 追次吳注書(伯通)寶林寺題詠 | |
李毅敬 | 1704~1778 | 桐岡先生遺稿 | 寶林寺次壁上韻 | ||
金夢龍 | 1708~1788 | 隱岩集 | 1831 | 到寶林寫短句示諸僧 | |
朴馨德 | 1731~1815 | 玩易堂遺稿 | 寶林寺講會 | ||
任長源 | 1734~1804 | 葵庵元集 | 寶林寺追步正言從兄次高麗金學士韻 | ||
宣始啓 | 1742~1826 | 知吾齋遺稿 | 1954 | 寶林寺韻(附柳候元韻) | |
李商啓 | 1758~1822 | 止止齋遺稿 | 1958 | 與諸友避暑于寶林悶鄭(仁邦)病未能偕行, 與諸益遊寶林寺次寺韻 | |
白鎭恒 | 1760~1818 | 溪西遺稿 | 1913 | 遊寶林寺謹次玉峰韻, 過寶林寺謹次玉峰韻 | |
林相坤 | 永慕傳 | 1838 | 次寶林寺韻 | ||
김삿갓 (金炳淵) |
1807~1863 | 過寶林寺 | |||
閔冑顯 | 1808~1882 | 沙厓先生文集 | 遊寶林寺 | ||
李中銓 | 1825~1893 | 愚谷集 | 1899 | 遊寶林寺 | |
金擎鉉 | 1833~1906 | 止雲集 | 1908 | 寶林寺滯雨 | |
金우 | 1833~1910 | 鶴南集 | 1912 | 遊寶林寺松臺, 同金道瑞(玟澤)遊寶林寺 | |
李鐸憲 | 1842~1914 | 南坡遺稿 | 過長興寶林寺 憶寶林寺松臺舊遊 過寶林寺贈禽峯上人 | ||
具文謨 | 1844~1918 | 松澗遺稿 | 遊寶林寺 | ||
鄭義林 | 1845~1910 | 日新齋集 | 重過寶林寺見寺廢巳久有感而作 | ||
魏啓玟 | 1855~1923 | 復齋集 | 1956 | 寶林寺 | |
李洙夏 | 1861~1931 | 金溪集 | 1975 | 遊寶林寺, 春晩遊寶林寺, 遊寶林寺 | |
金漢翼 | 1863~1944 | 華東遺稿 | 1974 | 出寶林洞 | |
崔成澈 | 1864~1939 | 松隱實記 | 遊寶林寺 | ||
李敎錫 | 1874~1945 | 華山遺稿 | 1980 | 遊寶林寺 | |
安圭奉 | 1874~1956 | 小南遺稿 | 1972 | 追和寶林寺詩會韻 | |
魏洪良 | 1881~1961 | 重窩遺稿 | 1968 | 宿寶林寺, 和文喆鉉寶林寺修香山契 |
장흥출신으로는 조선 초기에 팔문장으로 이름을 날린 옥봉 백광훈(1537~1582)이 9편의 시를 남겨 가장 많다. 그의 형인 기봉 백광홍(1522~1556)도 보림사를 찾았다. 옥봉 백광훈의 다음 시를 보자.
보림사 가면서 寶林寺
산길 가는데 길을 알 수가 없네 山行不知路
우거진 숲속엔 어둠만 내리고 瞑色千林裏
간간이 종소리 들려온다만 彷佛疎鐘聲
구름이 깊으니 절 찾기 어려워라 雲深何處寺
구름속에 있는 절을 찾아가는 옥봉 백광훈의 심사를 읊은 시이다. 단순한 건물로서의 절집이 아니라 탈속의 바램을 산사(山寺)의 경(景)을 빌어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시인의 입장에서 보면 구름속에 있는 절은 절대적 진리이고 어둠속의 길을 찾아 나아간다는 것은 진리를 터득하려는 노력으로 볼 수 있다. 반면에, 보림사라는 대상은 일견 인간의 심성까지도 감싸줄 수 있는 아늑함이 있는 둥지 같은 공간이다. 이제 이렇게 찾아든 보림사에서의 정경, 그리고 떠나 오면서의 심정을 살펴보자
보림사에서 寶林寺
옛 대웅전 벽에는 구름 솟아나고 古殿雲生壁
산 새는 공중을 날아 내리는 구나 晴山鳥下空
한가로히 낮잠자고 일어나니 閑眠午齋後
배겟 가의 물소리 듣기 좋아라 一枕水聲中
보림사를 이별하면서 寶林寺贈別
동안거 마치고 보림사를 떠날 때 握手寺樓春
서로들 말 없이 손만 잡았네 相送無言裏
밝은 해 청천에서 빛나듯이 白日在靑天
오늘 이 내 마음 평생가기를 平生寸心是
옥봉 백광훈은 큰 형인 기봉 백광홍과 보림사에서 글을 읽으면서 지낸 적도 있었다. 이런 연유로 보림사를 찾는 발길이 많았던 듯 싶다. <옥봉집>은 옥봉집편찬위원회에서 1992년에 번역 간행하였다.
장육재 문덕구(1667~1718)와 지지재 이상계(1758~1822), 우곡 이중전(1825~1893) 등은 가사작품을 남긴 문인이기도 하다.
방호 김희조(1680~1752)는 시 1편과 대적광전중창서문을 짓는다. 그의 시는 “보림사에서 함께 간 이병사와 밤샘하다(寶林寺同李兵使夜吟)”라는 제목의 시인데 대적광전중창기에 따르면 전라병마절도사가 협조를 했다는 내용이 있다. 이처럼 보림사 중창 불사에 서로 협조하고 함께 방문하여 글을 짓고 토론하면서 밤을 지샜던 것으로 보인다.
외지에서 찾아온 이로는 담헌 이하곤(李夏坤, 1677~1724)이 11편을 남긴다. 1722년 11월 23일 와서 하루를 지샌다. 이하곤은 충청도에서 전라도 곳곳을 기행하는데 오가는 길의 풍물과 사람, 감회를 일기 형식으로 남기면서 방문하는 곳마다 시도 함께 읊는다. <남유록>이다. (*이하곤과 보림사에 대해서는 인지의즐거움111)
눌재 박상도 보림사를 찾는데, 그는 1515년 순창군수 김정(金淨)과 함께 상소하여 중종반정으로 폐위된 단경왕후 신씨(端敬王后愼氏)의 복위를 주장한 분이다. 또한 성현(成俔)․신광한(申光漢)․황정욱(黃廷彧) 등과 함께 서거정(徐居正)이후 4가(四家)로 칭송받은 문장가이기도 한다. 1519년에 가지산(보림사) 을 유람한다.
이외에도 피서, 시회, 계회(향산계), 유숙 등을 하면서 남긴 시들이다. 선조의 시에 차운한 경우도 있다.
방랑시인으로 잘 알려진 김삿갓(蘭皐 金炳淵, 1807~1863)도 보림사를 지나면서 시를 남긴다. 동부도 앞에 시비를 세웠다.
*김희태, 보림사를 찾은 사람들, <장흥문화> 25, 장흥문화원, 2003. 82~101쪽
백광훈 옥봉집 - 보림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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