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지의 즐거움086
신안 비금도(飛禽島) 내촌(內村)마을 옛 담장
전남지방의 돌담8
김희태
‘비금도(飛禽島) 내촌(內村)마을 옛 담장’은 전라남도 신안군 비금면 내월리 내촌마을에 소재하며 길이는 약 3,000m, 등록 고시 지적은 29,512㎡(내월리 679-1번지 등 68필지)이다. 등록문화재 제283호(2006.12.04 등록 고시)이다.
신안 비금도(飛禽島)는 신안군의 가운데에 있는 섬으로 비금면의 중심 섬이다. 동쪽으로는 암태·팔금·안좌면과 서쪽으로는 흑산면, 남쪽으로는 연도교가 가설된 도초면, 북쪽으로는 자은면과 이웃하고 있다. 섬의 모양이 큰 새가 날아가는 것 같다 하여 날 ‘비(飛)’, 새 ‘금(禽)’을 쓴다. 섬의 최고봉은 선왕산(255m)으로 섬의 남서쪽에 있고, 비교적 경사가 급하다. 중앙에는 평지가 있고, 동쪽 성치산(167m)을 중심으로 100m 이하의 낮은 구릉성 산지가 곳곳에 있다. 북동 해안은 해식애가 잘 발달하였고 서쪽은 사질해안이, 그리고 남쪽 해안에는 염전 지대가 있다. 논 농사를 주로 하며 김·미역 양식과 천일제염이 활발하다. 섬 주변이 다도해해상국립공원에 속한다. 비금면은 내월리․광대리·용소리·도고리 등 13개 법정리를 관할하고 있다.
『고려사지리지』(영광)에 육창현에 속한 ‘비이도(比尒島)’라는 기록이 있다. 『세종실록 지리지』 영광군조에 나오는 피금도(被錦島)가 비금도로 보인다. 『신증동국여지승람』 (1481/1530) 제35권 나주목 산천조에 “비이도(飛尒島) : 주위가 30리이다.”는 기록이 있다.『여지도서』(1759년) (나주)에 비금도(飛禽島)의 옛 이름으로 생각되는 비이도(飛爾島)가 수록되어 있다. 『호구총수』(1789년) 나주 비금도조에 호구와 11개 동리가 기록되어 있다.
광대촌(廣大村), 도청촌(都廳村), 도고촌(都庫村), 지동촌(池洞村), 수림촌(樹林村), 두목리(斗目里), 구기촌(舊基村), 서산촌(西山村), 한산촌(寒山村), 율전촌(栗田村), 노대촌(老大村)
삼국시대에는 자은·암태와 함께 백제의 아로현에, 통일신라시대에는 압해군 영속의 갈도현에 속해 있었다. 고려시대에는 육창현에 편입되어 있었으며, 조선 초기에는 영광군에 속하였다. 조선 후기에 이르러서는 나주목의 관할로 이속되었으며, 그 무렵부터 말을 길렀다는 목장이 있던 곳이다.(국토지리정보원, 『한국지명유래집』-전라·제주편-, 2010.) 1887년(고종 24) 11월 10일에는 비금도가 도초도(都草島)와 함께 해남현(海南縣)에 소속된다.
1895년 윤5월에 전국 8도(道)를 23부(府)로 개편할 때 나주부 해남군에 속하게 되며, 1896년 2월에 완도군이 신설되면서 완도군에 속하게 된다. 1896년 8월 23부제가 폐지되고 13도제가 실시되면서 전라남도 완도군에 속한다. 1897년 3월에 진도군이 신설되어 완도군에서 지도군 비금면에 속하게 된다. 1914년 4월에 지도군이 폐지되고 무안군 비금면에 속하게되며, 비금면은 내월․광대·용소·도고·가산 등 12개 리로 개편된다. 1969년 옛 지도군 일원이 신안군으로 신설되면서 신안군 비금면이 되어 오늘에 이른다.
비금도의 내촌마을[내촌리]은 현재는 법정리인 내월리에 속한 행정리이자 자연마을이다. 내월리는 1914년 내촌(內村)과 월포(月浦), 외촌(外村)을 합하여 행정구역을 개편할 때 내촌과 월포에서 한 글자씩 따서 붙인 땅이름이다. 조선시대 호구와 동리를 기록한 『호구총수』(1789년)에서는 기록이 되지 않고 있으며 1912년의 기록에서 45개 동리 가운데 내촌, 외촌, 월포리가 확인된다. 이 시기에는 비금면에 10개 도서를 포함하여 45개리가 기록되고 있다.
堂頭里, 光大村, 龍沼村, 大頭里, 道古村, 羅拜里, 佳朮里, 牛山里, 堂山里, 池洞, 新垈里, 樹林里, 松林里, 龜基里, 龍虎里, 新村, 新興里, 基洞, 舊項里, 通井里, 德大村, 望洞, 翰山里, 西山里, 古幕里, 元坪里, 內村, 外村, 月浦里, 竹峙村, 屛巖里, 林里, 大斗里, 祥巖里, 關廳里, 水島, 睡雉島, 牛洗島, 金儀島, 黃島, 松灘島, 土莫島, 老大島, 京雉島, 七發島( 조선총독부, 『지방행정구역명칭일람』, 1912.)
내촌은 ‘안동네’ 또는 ‘안골’이라 하며, 월포는 ‘개건너[越浦]’, ‘달월’, ‘개포’라고 부르기도 한다. 외포는 바깥 마을로 우실과 연관된다. ‘우실’은 고개너머에서 부는 바람[北風, 煞風] 때문에 농사를 망치거나 액운이 들자 풍수설에 따라 돌을 성처럼 쌓아 바람 피해를 줄였다고 한다. 이 우실은 섬지방에서 볼 수 있는 것 가운데 하나로 돌담과 함게 민속학적 가치가 크다. 이처럼 돌로 쌓은 울타리를 우실이라고 한다. 이는 ‘울+실>울실>우실’로 보인다.(윤여정, 『대한민국행정지명』제1권 전남․광주편-, 향지사, 2009.) 우실 돌담 길이는 40m, 높이 3m, 너비 1.5m로 자연석을 이용하여 축조되었다.
내촌마을은 마을 뒤쪽에 병풍처럼 둘러 쌓안 산을 중심으로 산의 북쪽은 바다가 있고 남쪽은 농경지를 포함하고 있다. 부근 마을 가운데 가장 먼저 형성된 마을이라 ‘안동네’라 했다 한다. 임진왜란 무렵 수군 호위장으로 왔다 비금에 정착한 강릉유씨의 증손대에 내촌에 입향하면서 마을을 형성한 것으로 전한다. 돌담은 마을의 형성시기에 쌓은 것으로 보인다.
이 마을에는 전체가 돌담으로 형성되어 있다. 대개 마을 뒤에서 손쉽게 얻을 수 있는 납작한 돌과 각형의 막돌을 사용하여 쌓은 것이 특징이다. 돌의 형태가 둥글지 않고 전반적으로 길쭉하면서 날카롭다. 돌담의 높이는 일정하지는 않지만 1.5m내외이다. 돌담의 너비는 상부 35~40cm, 하부 50~60cm 내외이다. 가옥 부속 채의 벽체가 담장 역할을 한 곳도 있다. 새마을 운동 당시 마을길을 넓히면서 새로 축조된 곳은 45도내지 60도 각도로 세워서 축조된 담장도 있다. 특히 새마을운동 때 골목을 넓히면서 돌담을 허물지 않고 물려 쌓는 등의 변화를 주었다. 이처럼 주민들이 돌담에 애착을 가지고 보존하려고 노력하여 현재와 같이 보존될 수 있었다고 한다.
내촌마을의 담장은 가옥의 경계를 이루는 담장과 빈터나 경작지의 경계를 잇는 담장으로 구분된다. 빈터나 경작지의 경계를 잇는 담장의 일부는 옛 건물터에 건물이 철거되고 담장만 남아 있으며, 일부는 경작지의 경계를 이루고 있다. 경계를 이루는 담장의 높이는 완형의 담장보다는 낮고 일부는 허물어진 부분도 있다.
이 마을 돌담은 막돌을 메쌓기한 것, 막돌과 흙을 교대로 쌓아 올린 것, 시멘트 몰탈을 사용하여 돌담을 쌓은 것 등 여러 형식이 있다. 담장의 외탁과 내탁을 허튼 층 쌓기로 메쌓기 하고 그 사이 틈을 흙으로 채워 넣었다. 그리고 담장 상부에는 망돌이라는 크고, 넓적한 돌을 올려 우수에 의해서 속채움 흙이 빠져나가는 것을 일부 막고 있으며, 망돌이 소실된 부분은 시멘트 몰탈을 덮어 망돌을 대신하였다.(신안군, 『옛 담장 등록문화재 종합정비 기본계획』-흑산 사리마을․비금 내촌마을-, 2007 ; 문화재청, 『2006년도 등록문화재 등록조사보고서』, 2010)
* 김희태, 전남지방의 돌담, <전남의 민속문화>, 국립민속박물관, 2011, 164~215쪽
비금도 내촌마을 돌담
마을길을 가운데 두고 양쪽으로 형성된 돌담은 경작지와 가옥, 마을길의 경계 구실을 하고 있다. 그 사이에 자연스레 마련된 삼각 공간. 경작지에 딸린 헛간채는 보관용이면서 거름을 대는 공간이기도 하다. 가옥 가까운 돌담위로는 지붕이 걸쳐 있는 경우도 있다. 지붕은 원래 초가집이 많았는데 새마을 운동과 재료 구입 등 시대의 변화에 따라 스레트를 거쳐 함석지붕으로 바뀌었다.
내월리 외촌마을의 ‘우실’(사진 : 신안군)
고개너머에서 부는 바람 때문에 농사를 망치게 되자 돌을 성처럼 쌓아 바람 피해를 줄였다고 하는데, 이처럼 돌로 쌓은 울타리를 ‘우실’이라고 한다. 돌담만이 아니라 비보와 방재의 구실을 하는 마을 숲도 ‘우실’이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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