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지의 즐거움

인지의 즐거움064 - 1921년, 증심사 십경

향토학인 2016. 12. 29. 02:09

인지의 즐거움064


   1921년,  증심사 십경 - 염재 송태회(1872~1941)

                                                            

김희태


염재 송태회 선생
念齋 宋泰會(1872~1941)
화순 사평 출신
서화가이자 교육자
호남화단의 끝자리 삼절

1921년 8월 16일
비가 온 뒤
차로가 통하지 못하자
걸어서 길을 나서
무등산 증심사에 오른다.

산사에서 자는데
밤새 비가 내린다.
며칠 머무르면서
상봉, 규봉암,
상황봉도 오르고
회승당에서 시를 짓고
장기도 둔다
곡차도 곁들이고

함께 한 사람들
본방 승려 야운(野雲)은
선암사에서 왔고
대구 변호사 이규연
의재 허백련선생 1891~1977
동강 정운면선생 1906~1948

서화도 합작한다
의재는 돌과 참새를
동강은 매화를 그리고
염재는 화제를 쓴다.

쉰 살의 염재
서른을 갓넘긴 의재
열여섯 청년 동강(六如)
속기떨친 예(藝)의 경지에서
장유(長幼)는 따져 무엇하리.

본방의 주지 스님
타향의 서화예인과 법률인
선경에 시흥에 진예(眞藝)에
승속 유불이 따로가 아니다.
불이(不二)이다.

이제 마음을 가다듬고
무등산을 관조하며
곳곳의 절경 선처를
하나씩 되새기며 읊는다.
증심사 십경


瑞石初日 서석의 떠오르는 해

印峯霽月 새인봉의 개인 달빛

天壇喜雨 천제단의 때 맞는 비

藥師靈芝 약사암의 신령스런 지초

茶田香露 차밭의 향기론 이슬

龍湫飛瀑 용추의 나는듯한 폭포

雲林水源 운림에서 비롯한 물줄기

石門指路 석문의 아름다운 길

艸逕古碑 초경의 오랜된 빗돌

栢樓曉鍾 취백루의 새벽 종소리


* 남도불교문화연구회(남불회)의 무등산 불교유산(기록유산편) 조사(2015~2016) 중 증심사 십경 등 11제(題) 20수의 무등산 관련 제영 제목목을 확인하다.

* 증심사 십경을 무등산 십경으로 형상화한 석주 박종석선생의 작품 '若無光州展' 전시
  금봉미술관(북구 각화대로 91 시화마을) 2016.11.15 ~ 12.31 (1차)  * 2017.2.20.~ 25. 광주시청 1층(2차)

* 참고 : <세한(歲寒)을 기약하고-염재 송태회의 삶과 예술->(박종석 지음, 굿디커뮤니케이션스, 2010)




염재선생 문집 증심사 십경(필사본, 후손 소장)

석주 박종석 작 무등산 십경.  

554ⅹ249cm, 장지+혼합 재료, 2016

광대 무등한 무등제월(無等霽月)을 바탕으로 윗부분에 증심사 십경 제영을 풀어 썼고, 아래부분에 그  십경을 형상화 했다.

금봉미술관. 2016.12.28. 윤여정,  김희태, 심홍섭, 작품론을 듣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