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지의 즐거움

인지의 즐거움381 - 1585년 국왕이 발급한 장흥 출신 마하수의병장의 임란 이전 고신(告身)

향토학인 2025. 2. 9. 03:55

인지의 즐거움381
 

1585년 국왕이 발급한 장흥 출신 마하수의병장의 임란 이전 고신 교지(告身 敎旨)

 

김희태

 
마하수 고신 교지(馬河秀 告身 敎旨)는 마하수에게 1585년(선조 18)에 중훈대부 행 선공감 주부(中訓大夫行繕工監主簿)를 임명하는 내용의 사령장으로로 국왕이 발급힌 문서이다. 장흥군 향토문화유산 제26호로 지정(2024.07.11.)되었다. 크기는 세로 50.0㎝, 가로 60.0㎝이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敎旨
馬河秀爲中訓
大夫行繕工監
主簿者
萬曆十三年四月二十二日
[施命之寶]

1585년 마하수 고신 교지
 
중훈대부(中訓大夫)는 문신 종3품 하계(下階)의 품계명이다. 행(行)은 행직(行職)의 의미로 품계가 벼슬에 비해 높으면 벼슬 앞에 ‘행(行)’자를 붙인다. 품계가 벼슬에 비해 낮으면 ‘수(守)’자를 붙인다.
 
선공감(繕工監)은 토목과 영선(營繕), 시탄(柴炭)에 관한 일을 관장하기 위해 설치했던 관서이다. 『경국대전』에는 토목과 선공을 관장한다고 되어있다. 제조(提調) 2인을 두는데, 판관(判官) 이상 1인은 장기 복무인 구임(久任)으로 하였다. 관원으로 정(정3품) 1인, 부정(종3품) 1인, 첨정(종4품) 1인, 판관(종5품) 1인, 주부(종6품) 1인, 직장(종7품) 1인, 봉사(종8품) 1인, 부봉사(정9품) 1인, 참봉(종9품) 1인이 있었다.
 
이 고신 교지는 마하수가 종3품 하계 품계인 중훈대부로서 종6품직인 선공감의 주부에 임명되어 품계가 관직보다 높아 ‘행(行)’을 표기하였음을 알 수 있다. 마하수가 무과에 급제했다는 기록(嘉靖甲子武科, 명종 19년(1564)이 『호남절의록』에 나오기는 하지만, 이 고신 교지로 보면 문신에게 주어지는 관직임을 알 수 있다.
 
고신은 조선시대에 1~9품 관원에게 품계와 관직을 수여할 때 발급하던 임명장이다. 고신에는 두 종류가 있었다. 4품을 기준으로 하여 그 이상에게는 교지(敎旨) 형식으로 문서를 작성하고 왕의 어보인 시명지보(施命之寶)를 찍어 관교를 발급하였다. 첫줄에 교지(敎旨)라 써 있어서 문서의 명칭을 ‘교지(敎旨)’로 흔히 부르고 있다.
 
5품에서 9품 관원에게는 왕의 명을 받아 이조와 병조에서 임명하는 형식으로 임명장을 작성하고 관인은 이조지인(吏曹之印)과 병조지인(兵曹之印)을 찍어 교첩(敎牒)을 발급하였다.
 
모두 왕명에 의거한 임명이었지만 4품 이상은 왕의 직접 임명이고, 그 이하는 왕의 결재를 통한 임명 관사의 임명이었다. 문관 및 내·외명부, 왕실·종친의 임명은 이조(吏曹)에서 담당하였고, 무관의 임명은 병조(兵曹)에서 담당하였다.
 
고신에 대해서는 조선시대 법전인 『경국대전(經國大典)』 이전(吏典)의 고신조(告身條), 예전(禮典)의 ‘문무관 4품 이상 고신식(文武官四品以上告身式)’, ‘문무관 5품 이하 고신식(文武官五品以下告身式)’에 규정되어 있다. ‘문무관 4품 이상 고신식’은 '敎旨//某爲某階某職者/年,《寶》 月, 日'의 문서식이 나온다.
 
마하수 고신 교지는 이 문서식에 따라 '교지/마하수위중훈대부행선공감주부자/만력십삼년사월이십이일(敎旨/馬河秀爲中訓大夫行繕工監主簿者/萬曆十三年四月二十二日)'라 썼고 어보인 '시명지보(施命之寶)'가 찍혀 있다.
 
마하수 고신 교지는 1585에 발급받은 사령장으로서 임진왜란 이전 고문서라는 점, 국왕이 직접 임명한 장흥 출신 관인의 자료라는 점, 뒤에 정유재란기에 해상의병으로 참전하여 명량해전에서 순국한 역사인물의 행적을 알 수 있다는 점 등에서 중요한 역사 자료이다.

마하수 고신 교지 보인 시명지보(施命之寶)

 

문무관사품이상 고신식(『경국대전(經國大典)』 예전(禮典)) / / 우리가 흔히 쓰는 '교지(敎旨)'는 관직 임명장일 경우 '고신(告身)'이라 하고 직품에 따라 '교지( 敎旨)(4품 이상)'와 '교첩(敎牒)(5품 이하)'으로 표기한다. 이 두가지의 의미를 살려 <마하수 고신 교지>로 문화유산 명칭을 부여하였다.
 

문무관오품이하 고신식(『경국대전(經國大典)』 예전(禮典))
『보인소의궤([寶印所儀軌)』의 시명지보(施命之寶) 보인(寶印) / 『보인소의궤』는 1876년(고종 13)에 궁궐의 보인을 만들거나 고치면서 그 일의 경과를 적은 책이다. 1책의 필사본으로 규장각에 소장되어 있다. 마하수 의병장의 고신에 찍혀 있는 시명지보(施命之寶) 보인이 고종 때까지 사용되었는지는 연구가 필요하다.

 
*도움 받은 자료
『경국대전』
김선욱, 『조선의 영웅 마하수』, 시와 사람, 2023.
이강욱, 『조선시대문서개론』하-국왕의 하달문서-, 은대사랑, 2021.
장흥군, 『장흥군 향토문화유산 심의위원회 자료』. 2024.06.
최승희, 『한국고문서연구』(증보판), 지식산업사, 19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