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지의 즐거움

인지의 즐거움318 - 동학농민혁명기념관 운영 활성화 방안에 대한 단상

향토학인 2023. 12. 4. 02:30

인지의 즐거움318

 

동학농민혁명기념관 운영 활성화 방안에 대한 단상

 

김희태

 

동학농민혁명기념관 운영 활성화에 대한 심포지엄이 20231129일 열렸다. 장소는 장흥동학농민혁명 기념관, 동학농민혁명연구소와 장흥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가 주최주관하였다. 후원은 장흥군. 처음 계획할 때 토론자로 참석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지만, 여러 사정상 참석이 어려워 서면으로 제안하기로 협의가 되었다. 토론 자료로 작성한 글에 몇 줄 덧대어 옮긴다.

 

동학농민혁명 최후 전적지 장흥 석대들에 있는 동학농민혁명기념관에서 학술대회가 열려 매우 뜻깊게 생각합니다. 동학농민혁명 문화유산의 보존관리에 힘을 기울여 주신 분과 오늘의 학술대회 자리를 마련해 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사정상 서면으로 하게 된 점 양해해주시기를 바랍니다.

 

오늘 주제로 발표한 <장흥 동학농민혁명기념관 운영 현황과 활성화 방안>장흥 동학농민혁명 기념 사업의 역사와 기념관 운영 현황, 장흥 동학농민혁명의 집단 기억을 살핀 뒤 장흥동학농민혁명기념관 활성화 방안을 제시하였습니다.

 

외국의 사례도 정리하여 앞으로 큰 도움이 되겠습니다. 제시한 방안도 차분히 시행해 나간다면, 장흥 동학농민혁명기념관은 우리나라 동학농민혁명 관련 기념시설물로서 선구적으로 더 큰 구실을 할 수 있으리라 기대됩니다. 제안 내용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동의하면서 하나라도 빨리 시행이 되었으면 합니다. 몇 가지 의견과 제안을 하고자 합니다.

 

첫째, 용어에 대한 것입니다. 동학농민혁명에 참여하였다가 희생당한 동학농민군에 대해서 보통 접전 중 사망이란 뜻의 전사나 그냥 사망등으로 표기하곤 합니다. 그런데 죽어서[] 잊혀 버리는 것[]이 아니라, 그 동학농민혁명군이 보국안민(輔國安民)을 추구했던 시대정신에 따라 나라를 위한 순국(殉國)’으로 표기하여야 한다고 봅니다.

 

순도(殉道)나 순의(殉義)라는 용어도 있습니다만, ‘순국(殉國)’으로 쓰는 것이 의미가 더 뚜렷할 듯합니다. 발표문에 전사용어가 7사망용어가 1번 나오는데, ‘전사는 동학농민혁명군 관련이 5, 장흥 부사나 수성군 관련이 2번 나옵니다. 이를 구분하기 위해서라도 동학농민혁명군의 희생에 대한 표기는 순국(殉國)’으로 표기하여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둘째, 자료 관리에 대해서입니다. 발표문에는 장흥 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와 유족회, 관련 기관 단체 등의 다양한 활동을 정리하였고, 이를 통하여 여러 자료가 간행되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들 조사 연구자료가 기반이 되어 장흥 석대들 전적지가 국가지정문화재 사적이 지정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석대들 전적지또는 장흥동학기념관을 찾은 이들이 저 자료들을 보려 하거나 구하려 할 때, 이를 제공할 수 있는 여건이 될 정도는 자료 관리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장흥까지 왔는데, ‘장흥으로 연락했는데, 그때마다 저 자료는 동학농민혁명사료(史料)아카이브’(정읍,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 누리집)에 있어요, ‘장흥동학기념사업회로 연락하시라고 할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원본도 좋지만, PDF 파일이나, 요약본, 발췌본 등을 비치하고 누구나 쉬이 볼 수 있고 가져갈 수 있도록 관리가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관리 인력이 필요할 겁니다. 이를 위한 도구도 필요할 겁니다. 인력은 학예연구사, 도구는 누리집[홈페이지]입니다.

 

셋째, 인력에 관해서입니다. 2015년 개관한 장흥동학기념관은 사업비가 133.6억 원이 투입되었습니다. 현재의 관리 인원은 공무직 2명과 기간제근로자 1명이며 문화관광해설사들이 상주하고 있다 합니다. 이분들이 어려운 여건 속에서 장흥 동학을 알리는 훌륭한 일을 수행하고 있지만, 차분히 자료를 정리하고 홍보하고 새로운 조사나 연구하려면 더 많은 인력이 필요합니다.

 

2020박물관 및 미술관 법에 따라 전라남도에 등록은 되었지만, 상근 학예직을 확보하여 지속성과 전문성을 유지해 나가야 합니다. 인력의 배치는 조직관리의 정책과도 연관은 됩니다만, 이곳 장흥이 동학농민혁명 최후 최대의 전적지라는 역사성을 고려한다면, 관심과 의지가 있다면,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니리라고 여겨집니다.

 

넷째, 도구에 관해서입니다. 발표자께서 활성화 방안을 제안하신 첫 번째 사항이 시설보완 및 전시 공간 개선과 랜드마크 검토입니다. 2015년 개관하여 8년이 되는 시점에서 시설 보완과 전시 공간 개선 등은 당연히 이루어져야 합니다. 그런데 시설 보완 가운데 누리집(홈페이지) 개설은 가장 시급하다고 생각합니다.

 

웹사이트에서 장흥동학기념관을 찾으려면 <장흥군청 누리집(홈페이지)-장흥군 문화관광 누리집-관광명소/전시-장흥동학농민혁명기념관>, 이렇게 네 번을 클릭해야 합니다. 그런데 그렇게 들어가면, 설명 2줄과 사진 5장이 올라 있습니다. 사진도 기념관의 전경과 외관 사진이고 전시 내용 사진은 보이지 않습니다.

 

제안한 활성화 방안 가운데, 복합문화공간화, 프로그램의 상설화, 문화예술콘텐츠 개발 등은 누리집과 바로 연계되는 내용으로 볼 수 있겠습니다. 복합문화 공간과 프로그램 활성화는 홍보가 중요합니다. 그 홍보의 도구가 바로 누리집이라는 것은 강조하지 않아도 알 수 있을 겁니다.

 

두 번째 제안한 자료 관리도 누리집에 올려놓으면 자연스럽게 관리도 되고 홍보도 될 것입니다. 특히, ‘문화예술 콘텐츠 개발누리집과는 불가분의 관계라 하겠습니다. 그런데 누리집이 없는 기념관의 활용 방안으로 문화예술 콘텐츠 개발이 논의된다는 것은 공허한 느낌이 듭니다.

 

다섯째, 동학농민혁명 참여자에 대한 세심한 관리도 필요합니다. 기념사업회와 유족회가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만, 동학농민혁명 참여자 등의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동학농민명예회복법)에 따라 등록된 동학농민혁명 참여자와 유족에 대한 관심과 배려, 예우가 더 필요하고, 그 중심 공간이 기념관이 된다면 참여자와 유족의 명예 회복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우선은 전수 조사 형식으로 참여자와 유족 명록을 DB화하여야 합니다. ‘개인정보보호라는 법령과 서로 대치되는 점이 있긴 하지만, 잘 검토하면 좋은 방안이 나올 것으로 기대됩니다.

 

장흥의 동학농민혁명 참여자는 20231127일 기준 3,785명입니다. “장흥으로 검색하면 386명으로 전국 기준 10% 넘고 조선시대 군현 단위로는 첫 번째로 많은 참여자입니다. 두 번째가 나주인데 255명이니 장흥의 동학농민혁명 참여자가 압도적으로 많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들 참여자는 전투 중 순국했거나 피체, 처형당해 순국한 동학농민혁명군입니다. 그만큼 처절했고 희생이 많았다는 것입니다. 장흥에서는 기념사업회와 유족회를 중심으로 동학농민명예회복법제정 훨씬 이전부터 참여자를 찾는 작업을 꾸준히 해 온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 결과, 516명의 인명록을 작성하여 의향 장흥 의병사(장흥문화원, 2022)에 실었습니다.

 

그런데 동학농민명예회복법에 따라 등록된 참여자(검색어 장흥’) 가운데 35명은 장흥 동학 인명록 516명의 명단에 들어 있지 않습니다. 이명(異名)이나 별호 등으로 중복된 경우도 있을 겁니다만, 이를 포함하면 551명에 이릅니다. 이 들에 대해서 세부 목록화를 하고, 유족을 참여자 등록하는 일, 매년 정례적인 모임을 하거나 장흥 관련 각종 행사나 공연 전시 등에 초대하는 등 예우하고 명예를 회복하는 일에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판단됩니다.

 

여섯째 관련 법령에 관해서입니다. 현재 시행되고 있는 동학농민명예회복법은 기념 사업(9), 기념관, 기념탑, 기념공원, 기념시설의 건립, 관련 학술연구 및 교류, 유적지의 정비, 참여자와 그 유족을 위한 명예 회복 사업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는 국공유재산을 무상양여할 수 있다고 하는 등 지원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기념 사업을 정부-동학농민혁명 기념재단 체제로 추진하도록 입법하였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국가(정부)-기념재단의 이원화 체제로는 온전한 명예회복을 기하기가 어렵다고 여겨집니다. 동학농민명예회복법9조의 기념 사업 범주에 장흥 동학농민혁명기념관 같은 지자체의 기념사업이 포함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지금의 제9조 기념 사업은 전북 정읍 황토현의 동학농민혁명기념공원만을 대상으로 한 법령체계입니다. 이 기념사업을 더 확장하기 위해서는 동학농민명예회복법에서 기념사업과 그 지원에 관하여 지방자치단체로 위임하는 조항이 들어가야 하고 이러한 법률의 위임에 따라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위임조례로 제정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지방자치단체의 동학농민혁명 기념 사업 등에 관한 조례는 30개 지자체가 시행하고 있는데, 기념 사업기념관기념일유족수당 지원 등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이 조례 가운데 모법이라 동학농민명예회복법을 조항에 표기하고 있는 조례는 10건입니다. 일종의 위임조례의 형식을 띠고 있지만, 모법인 동학농민명예회복법에 위임 규정이 없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자치조례성격입니다.

 

, 동학농민명예회복법에서 조항으로 명시하여 위임해 주고, 지방자치단체에서 위임조례로 제정하여 시행하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야만 국가-기념재단-지자체의 법령체계가 확립될 것입니다. 이에 따라 장흥 동학농민기념관과 같은 지자체의 기념 사업도 동학농민명예회복법의 규정에 따라 국가와 지자체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현행과 같은 국가-기념재단의 이원적 법령 체계와 지방자치단체의 직권조례형식보다는 국가-기념재단-지방자치단체의 법령 체계와 지자체의 위임조례가 되어야만, 동학농민명예회복법에 명시한 동학농민혁명의 계승발전과 동학농민혁명 참여자와 그 유족의 명예 회복이 진정성 있게 이루어 질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이번 운영활성화 방안 마련 학술 심포지엄과 같은 문화행사를 이곳 장흥 동학농민혁명기념관에서 지속적으로 해나갔으면 합니다. 특히, 군수, 의장, 교육장 등 관내 기관장이 참석하는 문화행사를 동학에 한정하지 말고, 정례화 또는 자주 한다면 기념관을 찾는 일반인들도 늘어날 것이고, 사람이 늘면 운영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