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지의 즐거움

인지의 즐거움308 - 하니움 상량문, 10년만에 보다 - 줄다리기 강습회, 2013.04.19

향토학인 2023. 7. 30. 13:06

인지의 즐거움308

 

하니움 상량문, 10년만에 보다 - 줄다리기 강습회, 2013.04.19

 

김희태

 

화순군민복합당 내 문화체육관 건립공사 상량

천상의 광명에 응하고 인간의 오복을 두루 갖추게 하소서

서기 이천구년 기축 사월 27일 임인

 

和順郡民複合堂內文化體育館建立工事上樑

應天上之三光 備人間之五福

西紀二千九年己丑四月卄七日 壬寅

 

10년이 조금 지났다. 2013419. 화순 하니움 문화체육센터. 기나긴 줄을 놓고 여러 사람이 듣고 보고 해보고 열중이다.

 

2013 전남줄다리기 강습회전남 클럽대항 줄다리기 대회

주관은 전국줄다리기연합회와 전남줄다리기연합회, 후원은 전라남도생활체육회와 화순군생활체육회.

 

일정 시간 강습을 마치고 실습을 하면 평가하여 줄다리기 심판지도사 자격증을 준다.

 

상량문과 줄다리기는 웬지 어울리지 않는다. 그런 것 같은데 문화재와 관련된 이야기가 있다. 그 줄다리기 강습회 현장을 찾은 이방인이 있다. 이방인은 강현구위원과 김희태위원. 굳이 위원이라 한 것은 문화재위원과 문화재전문위원 직임이 있어서이다. 문화재 전문인들인데 스포츠 줄다리기인지라 이방인일 수 밖에 없다.

 

거기에 동참한 사연. 그 무렵 전남 어느 문화재 현장을 탐사 하던 김희태는 길가에 걸린 줄다리기 강습회 현수막을 본다. ‘줄다리기강습. 자세한 건 몰라도 웬지 친연성을 느끼고, 주관 단체 연락처를 찾아서 전화를 해본다. 누구나 참석할 수 있단다. 다시 전화를 한다.

 

형님, 419일 머하요

 

. 또 먼 일 있는가. 항꾸네 하세. []서 모타불랑가.’

 

화순이요

 

화순. 어디

 

그거시, 째까 엉뚱하요. 줄다리기 강습회를 한당께 한번 가봅시다. ‘스포츠줄다리기락 하요. 연락해봉께 참여에 제한은 없다 해서 형님과 나 두명 접수를 해놔 부렀쏘

 

잘 했네야. 그란디는 가 봐야제. 줄다리기가 옛날에는 올림픽 종목이었어. 그게 이어진 모양이이구만.

 

그란디 나는 째까 늦겄네. ‘얼씨구관련 녹화가 있담마시. 마치고 바로 감세

 

해산 강현구(海山 姜炫求九, 1952~2013)위원과 오고간 대화. 뒤에 화순의 심홍섭 전문위원도 동참하라고 꼬드겼다.

 

강습을 하면서도 해찰을 부렸다. 앉아서 설명을 듣다가 하니움 체육관 천장을 보니 상량문이 보였던 것. 디카로 당겨서 찍었는데, 내 사진기로는 글씨를 알아 보기 힘들었다. 해산선생의 카메라로 찍은 거를 10년이 지나서 얼마전 보게 되었다.

 

당시 강습회에서는 서로가 이방인이었다. ‘스포츠측면과 문화재입장. 그런데 그 매개가 된 줄다리기를 놓고 함께 보니 서로가 주인공이 되었다.

 

강습을 마치고 한바쿠하자고 하여 벽라리 민불로 알려진 대리 석불을 배람하고, 양한묵선생 묘소에 참배하고 세량지(細良池)를 들러 눈을 씼었다. 아직 꽃향기가 남아 바람에 흩날렸다. 세량지 가던 길에 앞서 가는 그림자를 보고, ‘그림자가 우리보다 앞서 가네.’ 해산형은 약간 뒤에서 이말 저말 들려 주신다. 그림자라도 키를 맞추려는 배려이다. 그해 11. 해산선생은 홀연 머나먼 소풍길에 오르셨다. ‘이별은 아니리라. 저 하니움 상량문에 있듯 天上三光에 응하고 계실 거다. 굽어 보면서 人間五福을 기원하고 계실거다.

 

10년이 되는 올해 11, ‘모타부러’ 갖고 기리는 자리를 마련하자는 논의가 진행중이다. 그 과정에서 10년전 항꾸네했던 자료들을 마주할 수 있었다. 몇 줄글로 전후를 회고하면서, 다시 길을 나선다. 저 강습회를 했던 그 주관단체[허광평님]에서 줄다리기 전국대회를 장흥 정남진물축제 현장에서 한다는 기별이 있어서이다.(2023.07.30. 12:30)

 

*16회 정남진장흥물축제 수중줄다리기 전국최강전 ; 2023.07.30. 15:00 [주관 - 대한민국줄다리기협회, 전남줄다리기협회]

*정남진장흥물축제 ; 2023.07.29.()~08.06.(), 10:00~22:30, 탐진강(옛 예양강) 및 편백숲우드랜드 일원

*양한묵선생 묘소 ; 화순군 화순읍 앵남리 앵무산
*화순 대리 석불입상 ; 전라남도 문화재자료, 화순군 화순읍 대리 335번지
*세량지(細良池) ; 화순군 화순읍 세량리 97번지

그림자따라 세량지 가는 길

화순 하니움 문화체육센터 상량문(겉상량, 사진 : 해산 강현구[1952~2023])

줄다리기 강습회(사진 : 해산)

화순 대리 석불. 저 젊은이는 어떤 '바람'을 저 눈길에 담고 있을까. 손에는 줄다리기 홍보 자료. 

세량지(細良池) - 세량제(堤), '池'는 호수나 연못, '堤'는 제방 또는 방죽[防築]을  뜻한다. 우리의 눈을 씻겨 주는 것은 제방으로 담궈진 물과 어울어진 수경관(水景觀)이다. '세량지(細良池)' 호칭이 더 와 닿는다.

양한묵선생[삼일운동 민족대표33인] 묘소 - 해산 선생의 저 카메라에 담긴 하니움 상량문[겉상량]과 줄다리기 강습회 사진 자료를 10년만에 마주하였다.

 

이 증서도 어렵사리 최근에 찾았다. 장흥 고싸움줄당기기 학술조사(2022.12~2013.05)를 하면서이다. 이제 보니 기한이 5년이다. 연장발급을 해 주려나. 아니다. 강습회를 다시 받아야겠다. 2013년은 '스포츠줄다리기'가 생활체육에 들어 있었다. 그 뒤로 합해져서 이제는 대한체육회의 정식 종목이 되었다. '국민생활체육전국줄다리기연합회'도 '대한민국줄다리기협회'라 하였다. 이 협회가 정남진장흥물축제에서 수중줄다리기 전국최강전을 주관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