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지의 즐거움

인지의 즐거움156 - '지배권력'과 '저항주체' - '국민권력(시민권력)'과 '억압주체'

향토학인 2018. 8. 2. 00:03

인지의 즐거움156


'지배권력'과 '저항주체' - '국민권력(시민권력)'과 '억압주체'

-민주장정 100년 전남지역 사회운동사 의견, 2013.03.25.-

 

김희태

 

2013년 3월 25일. 민주장정 100년, 전남지역 사회운동 역사 중간보고회장. 전남도청 왕인실. 자문위원으로 참여했다. 몇 가지 의견을 낸다. 그 가운데 두 번째. 역사 서술의 주인, 주체에 관한 것이다.

 

요지는 '지배권력'과 '저항주체'로 명명된 주제를 '국민권력(시민권력)'과 '억압주체'로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당시 참여한 전문가들이 공감하였고, 뒤에 발간된 책에서는 서술의 주체, 관점이 바뀌어 서술되었다. 아래 언급된 쪽(p)수는 당시 제공된 중간보고서 회의자료 쪽수이다.


2. 용어에 관한 사항 검토 필요

- 서술의 주체, 사관(史觀)과도 관련이 있음.

 

역사 기록 기술(記述)에서 용어의 선택은 매우 중요하다. 과업의 주제가 '민주(民主)장정 100년-전남지역사회운동사’로 되어 있기 때문에 ‘민(民)’이 주(主)가 되는 기술이 필요하다고 본다.

 

예를 들어, 동학의 경우 관련 자료의 나열 순서를 동학농민혁명의 주체인 농민군(p25 한달문자료)이나 천도교측(p26) 자료가 제일 앞에 와야 된다고 본다. 자료의 내용이 빈약하거나 양이 적더라도. 그 동학농민혁명의 주체인 동학군 또는 농민이 앞에서 주체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 주체를 탄압했던 관(官)의 자료가 많고 자세하다 해 먼저 설명되는 것은 주객전도일 수 도 있다.

 

‘5·18민중항쟁사’ 관련 항목에서도 '지배권력'과 '저항주체'(p171)라는 용어를 썼는데, 이 또한 자세한 검토가 필요하다. 민중항쟁은 누가 뭐래도 민(民)이 주체가 되는 것이기 때문에 '지배권력'은 '억압의 주체'이고, '저항 주체'는 오히려 '시민권력(헌법상 용어로 하면 국민권력)'이라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러한 관점에서 용어를 선택해야 하고, 그 용어의 관점에서 서술해야 한다. 아주 중요한 문제로 보인다. '지배권력'이 먼저가 되고 주가 되는 서술이 된다면 역사 오도가 될 수도 있다. '광주항쟁'이 그 지배권력에 저항한 주체로서만 이해된다면, ‘어느 지역에서든지 가능했던 저항이고, 단지 광주는 약간 특별한 경우이다.’고 해석되어 버릴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아니다. 광주항쟁은 어느 지역에서나 일어날 수 있었던 것은 아닌, 우리 지역의 역사와 문화의 흐름(민의 장정) 속에서 우리 지역에서만 일어 날 수 있는 세계적으로도 유래가 드문 ‘민’의 운동이다. 당연히 '국민권력(시민권력)'과 '억압주체'로 대상을 바꿔 기술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