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지의 즐거움

인지의 즐거움145 - 전통시대의 교통 시설, 역과 원

향토학인 2018. 3. 2. 22:18

인지의 즐거움145


전통시대의 교통 시설, 역과 원

 
김희태


역(驛)과 철도는 근대의 시설과 제도이다. 전통사회에서도 역(驛)과 원(院)이 있었다. 역은 왕권을 중앙정부와 지방에 효율적으로 연결시키기 위해 설치한 교통통신조직이다. 원은 출장한 관원들을 위해 각 요충 길목이나 인가가 드문 곳에 둔 국영 숙식시설이다.


역로와 원은 연결되어 있었다. 특히 조선시대에는 모든 군현에 수령을 파견하였다. 지방으로 가는 관리들을 위해서 역원제를 실시하였는데, 역은 약 30리마다 설치되었다. 역에서는 마패를 이용하여 말을 빌릴 수 있었고, 원에서는 숙식을 해결할 수 있었다.


역은 우역(郵驛), 역관(驛館), 역참(驛站)이라고도 한다. 고려 현종대에는  22도(道) 525역, 조선시대에는 40도 546역으로 개편되었다. 역의 주요기능은 국가명령이나 공문서의 전달, 내외 사신왕래에 따른 영송과 접대, 관수 물자의 수송, 내외인의 왕래 규찰 및 죄인 체포·압송, 유사시 국토방위 등이다.


이 역로의 길이 서울과 지방을 연결하는 대로(大路)와 대로에서 갈라진 간로(間路)로 구분되었다 할 수 있다. 호남대로, 영남대로 등이 역원과 관련이 깊다. 이 대로와 간로가 신작로가 되고 국도가 된다. 이들 대로나 신작로와 병행하게 된 근대 교통 시설이 역과 철도이다.


역은 찰방역이 몇 개의 보통역을 거느린다. 전라도는 삼례도(參禮道), 제원도(濟原道), 오수도(獒樹道), 청암도(靑巖道), 경양도(景陽道), 벽사도(碧沙道)로 나뉘어 관리되었다. 경양도는 광주, 벽사도는 장흥에 있었다.


경상도의 함양에 있던 찰방역 사근도(沙斤道)는 본역인 사근역을 포함해 14개의 속역을 관장했다. 최근 문경새재박물관에서 사근도 형지안을 발간했다. 형지안(形止案)은 역참에 소속된 역리(驛吏), 역노비 등 역인(驛人)을 관리하기 위해 호적과는 별도로  작성한 장부이다. 1747년 자료이다.


경상도의 자여도(自如道, 1799년)와 김천도(金泉道, 1804년)의 선생안이나 마적안(1798년)도 전하고 있다. 선생안은 기관장인 역대 찰방의 명단이다. 마적안은 역마를 관리하는 장부이다. 해남 노송사(老松祠)에 전해 온다.



전라도 벽사도역의 관아 배치도(장흥 소재, <벽사도속십역지>, 규장각 소장)



조선시대 마적안(1798년, 본각역 삼등마 중기 마적안(本各驛三等馬重記馬籍案))(해남 노송사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