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지의 즐거움436
전남의 ‘지역학’ 관련 추진 현황과 과제, 2022
김희태
‘지역학’ 관련 추진 현황과 과제를 전남 지역을 중심으로 살펴볼 기회가 있었다. 그 논의의 연장선상에서 다른 지역의 사례도 일부 포함되었다. 발표 내용을 요약하면서 몇가지 제안을 하고자 한다.
전남 지역의 ‘지역학’에 대한 연구 현황이나 추진 사항에 대해서 ‘학회’(진도학회), ‘대학’(연세대학교 국학연구원 부설 강진다산실학연구원), ‘문화원’(무안문화원 무안학연구소), ‘자치단체’(여수학 진흥 조례) 사례를 정리해 보았다.
진도학회 활동은 전국적으로도 돋보이는 사례이다. 진도학회의 설립목적은 민속의 보고인 진도지역의 문화, 민속, 역사, 음악, 언어, 지리 등에 관한 인문학적 연구와 산업과 경제 그리고 지방자치에 대한 각 분야에 걸쳐 학문적 연구와 지역의 현안을 해결하는 대안을 탐색하고 발전방향을 모색한다는데 두었다.
2002년부터 국제학술대회 14회, 학술절례회를 30여회를 가졌다. 국제학술대회 초기 주제는 “진도문화의 국제적 이해”(2001년 제1회), “진도문화와 지역발전”(2002년 제2회), “안과 밖을 향한 진도의 문화세계”(2003년 제3회)등이었다. 진도 지역을 중심으로 연구를 했던 국외 학자들이 직접 참여하였다.
절례회는 매 절기마다 진도학회 주최로 진도군‧남도민속학회‧ 지역단체 등이 공동으로 지역 연구자료와 주요 현안을 주제로 개최하고 있다. 제1회(2003)는 “진도문화와 진도의 생태계”를 주제로 「습지보전지역의 생태계와 문화연구의 의의」, 「진도 무형문화재의 실태와 계승발전」을 발표하였다. 제2회(2003)는 “지방자치와 진도발전”, 제3회(2004)는 “의신면의 역사와 문화” 등이었다.
제24회(2014)는 “세월호 참사와 진도의 위기 극복”을 주제로 특별기획 학술대회를 열었다. 지역의 현안이자 국가의 중대사에 대한 논의의 자리가 마련된 것이다. 주최는 진도학회, 주관은 진도군이었다. 「진도해역 해난사고애 대한 통시적 조망과 문제점」, 「세월호 참사에 따른 진도 주민의 트라우마와 치유 과제」, 「세월호 참사에 따른 특별재난지역 선포와 진도의 경제위기」, 「세월호 참사에 따른 진도의 위기 극복 제언」이 발표되었다. 토론은 조도주민대표, 수중구조전문가, 관광사업자, 진도대책위 대표 등이 참여하였다. 제25회(2015)는 “동학혁명과 진도 출신 동학지도자의 해원”을 주제로 하였다.
강릉학회는 2000년 논의를 시작하였는데 8회의 모임과 학술대회를 통하여 방향을 정하고 학회를 창립하여 2004년부터 강릉학보를 내고 있다.
나주학회는 민간학술단체로 2020년 1월 창립위원회를 꾸려 사단법인을 동록하여 향토사반, 마한사반, 나주정신사반, 환경생태‧문화반, 정령봉문학반, 항일운동사반, 학교사반으로 나누어 지역 탐방과 월례 집담회를 정기적으로 하고 있다.
연세대학교 국학연구원 부설 강진다산실학연구원은 다산학을 연구하기 위해 강진에 설립된 서울 소재 대학의 부설 기관이다. 강진군과 학(學)·관(官)협약을 통해 2006년 설립되었다. 매년 다산학 학술대회를 하는데, ‘강진학’의 방향과 방법을 모색하는 주제도 곁들이고 “지방사 연구와 ‘강진학’에 대한 모색”(2015 제16회), “지방사 연구와 ‘강진학’에 대한 모색(2)-고려시대 강진과 강진학”(2016 제18회), “근대이행기 강진의 사회변동-지역사 연구와 ‘강진학’”(2022 제27회) 등이다.
지역학의 대학과 연계는 사례는 ①서울시립대 서울학연구소나 공주대 공주학연구원과 같이 당해 자치단체에 소재한 대학에서 부설연구소를 설립한 경우, ②관내의 대학 연구기관인 전남대 호남학연구원, 목포대 도서문화연구원, 순천대 지리산권문화연구원, 동신대 영산강문화연구센터 등의 경우, ③ 지역학 대학원으로 전남대대학원 호남학과 등을 들 수 있다.
천안학(天安學)은 천안 소재 9개 대학에서 2009년부터 교양과목을 개설한 바 있다. 2010년에는 용인학과 아산학, 2011년에는 수원학, 2012년 홍성학이 개설되었다. 2018년에 나주시와 동신대가 나주학 융합아카데미를 개설하여 9회의 강연과 시민토론회 하였다. 정기화, 정규화, 지속화가 필요하다.
무안문화원에서는 무안향토문화총서를 발간하고 있는데 제12호(2002) 『문화자치 시대의 한국 지역학』은 근래의 지역학 논의를 종합하고 있다. 전국적인 동향과 함께 다양한 분야의 지역학 사례를 살폈다는 점, 무안학의 방향에 대해서 제안했다는 점, 여러 분야의 전문가와 연구자들이 참여했다는 점, 일반적인 향토자료처럼 비매품 한정판에 머물지 않고 서점을 통한 보급판을 간행한 점 등 여러 특징이 있다.
그리고 무안역사문화자료관[https://www.muanarchive.or.kr] 을 운영하고 있는데 인물구술아카이브, 유무형문화자원, 스토리자원, 지역관련문헌자료, 지역역사문화발간자료, 기타자료로 자료가 올라 있다. 무안문화원은 무안학연구소가 연구의 중심이 되고 있다.
근래의 문화원 중심의 ‘지역학’ 논의는 문화체육관광부의 정책 방향과 한국문화원연합회의 연구 결과에 따라 진행되었다. 문화원 부설 향토사연구소를 지역학연구소로 명칭을 변경하라는 권고도 있었다. 그 목적을 ‘과거, 전통, 역사 등으로 한정되는 ‘향토사’를 현재와 미래를 아우르며 지역의 고유성과 정체성 등을 종합적으로 다루는 의미인 ‘지역학’으로 확대’로 설명하고 있다.
그런데 ‘지역학’이 ‘향토사(향토문화)’와 구분되는 지점이 있긴 하지만, ‘우열(優劣)’과 ‘등위(等位)’로 일종의 ‘서열화’로 인식될 우려가 있는 점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하겠다. ‘지역학’이 ‘지역’이 중심이 되어야 하는데 위로부터 아래로 진행된 느낌도 든다.
나주문화원은 2017년부터 ‘나주학’ 강좌를 해오고 있다. 2019년에는 나주학연구소를 설립하였다.
여수시와 나주시는 지역학 연구 진흥 조례를 제정하여 시행하고 있다. 여수학 조례는 2022년에 제정되었는데, 그 이전부터 진행되어 온 ‘여수학’ 관련 활동과 연계산성에서 이해해야 할 것이다. 여수지역사회연구소의 ‘여수학 아카데미-매영학사’(2008), 여수시(평생학습관)의 여수학 평생교육강좌(2011~2019)등이다. 전남대학교 ‘여수학연구원’과도 협업이 필요하다. 그리고 강원도와 충청남도의 조례처럼 연구센터 설립도 규정에 넣을 필요가 있다.
‘지역학’ 관련하여 지방자치단체의 조례 가운데 함께 살펴 볼 것이 ‘공공기록물’과 ‘민간기록물’에 관련된 조례이다. 공공기록물은 국가기관이나 지방자치단체 등 공공기관이 생산한 기록정보자료와 행정박물, 민간기록물은 개인이나 단체가 해당 지역과 관련하여 생산한 기록정보자료이다. ‘민간기록물 조례’는 나주, 해남, 신안에서 도입하였다. 나주시는 ‘민간기록물 조례’와 ‘나주학 조례’가 함께 있다. 조례의 제정 목적이나 정의 등이 다르다 해도 당해 조례의 대상물이 일정 부분 같다면 운용의 묘를 잘 살려야 할 것이다. 조례의 제명으로 보면 ‘나주학 조례’는 연구와 진흥, ‘민간기록물 조례’는 수집과 관리 용어가 들어 있다.
나주시는 2020년에 「나주시 나주학 연구 및 진흥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여 시행하고 있다. 전문인력도 배치하였다. 나주학 정책포럼, 나주학총서 발간, 나주학자료총서 발간, 나주학 관련 자료 수집 조사 및 기증 기탁, 나주학 시민아카데미 등의 사업을 추진해 오고 있다.
특히 나주학 시민아카데미는 지역학 자료의 기증 기탁과 연계된 시민대상의 공개 강좌이다. 나주학 관계 자료 조사 수집을 하면서, 소장자는 기증이나 기탁을 하고, 수장고에 안전하게 보관하면서 훈증소독과 정리 절차를 거쳐 그 내용과 가치를 일반에 공개하는 것이다. 이때 전문가의 특징이나 가치 설명도 중요한 부분이지만, 당해 유물의 소장자들이 전래 소장 보존의 과정을 직접 설명하는 기회를 함께 제공함으로서 정체성과 자긍심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역학이 장기지속으로 자리잡을 수 있는 기초가 될 수 있겠다.
나주학 관련 기관단체는 나주시, 나주학회, 나주문화원을 들 수 있다. 조례나 정관에 규정된 ‘나주학’에 대한 정의를 살펴보자.
〇 “나주학”이란 나주를 기반으로 하여 이루어지는 지역학의 개념으로, 나주의 과거 역사와 현재 나주의 모습을 바탕으로 미래에 대한 비전을 이끌어 내고 나주시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총체적 연구를 말한다.(「나주문화원 부설 나주학연구소 설치 및 운영규정」)
〇 이 학회는 나주 지역 다방면의 학제간 연구를 통해 융복합적으로 이해하고 역사 과학적으로 체계화하여 나주인의 정체성 확립과 나주의 미래 비전을 제시하는 지역학으로서의 나주학 정립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한다.(「사단법인 나주학회(羅州學會) 정관」)
〇 “나주학”이란 선사시대부터 이어온 나주의 인문·사회·자연과학 등 다양한 학문을 종합적으로 연구하고 통합 학문을 실천하여 나주의 정체성과 주체성을 확립하는 학문을 말한다.(「나주시 나주학 연구 및 진흥에 관한 조례」)
근래 논의되는 용어따라 ‘나주학’이 ‘협업’과 ‘융합’을 한다면, 나주의 정체성과 나주인의 주체성이 확립되고, 시민의 삶의 질을 향상되고, 미래에 대한 비전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다. 그 길에 이 글이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출전 : 김희태, 「전남의 ‘지역학’ 관련 추진 현황과 과제」, 『나주학 연구성과와 과제』-나주학총서 제3집, 나주시, 2023, 7~45쪽.(맺음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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