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지의 즐거움

인지의 즐거움056 - 560년된 장흥 약재, <세종실록 지리지>(1454년) 10종

향토학인 2016. 6. 9. 01:44

인지의 즐거움056

 

560년된 장흥 약재, <세종실록 지리지>(1454년) 10종

-겨우살이풀뿌리[맥문동(麥門冬)], 당귀(當歸), 애기풀[원지(遠志)], 방풍(防風) 등-

 

김희태

 

지역의 토산물을 살피는 방법으로는 두 가지의 경우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지리지류나 읍지류 등의 고문헌 기록을 통하거나 기록으로는 나타나지 않으나 현재 활용되는 토산물의 연원(수목의 연대, 전래 지명, 설화 등)에 대해서 알아보는 것이다. 본고에서는 고문헌 기록 가운데 <세종실록지리지>의 기록을 살펴 보겠다.

   

  장흥의 토산물에 대해서는 역대 지리지 등 고문헌 기록과 향토사자료를 정리한 다음 글이 참고 된다.

   - 김상찬, 우리 고장의 특산명물-특집Ⅱ/향토사조명-, <장흥문화> 제16호, 장흥문화원, 1994, 88쪽~93쪽

   - 김재원, 전남 장흥의 귀족호도, <토산물과 지역문화> 제14차 한국향토사연구 심포지엄 발표요지, 2003년 9월 26일(금), 장소 : 구미시 금오공과대 D동103호, 주최 : (사)한국향토사연구전국협의회, 주관 : 대구향토문화연구소·금오문화연구소·금오공대 선주문화연구소 / <향토사연구> 제15집, 한국향토사연구전국협의회, 2003, 233쪽~258쪽

   - 김재원, 장흥 귀족호도를 통한 지역 토산물의 문화상품화 사례, <장흥문화> 30, 장흥문화원, 2009

   - 양기수, 우리 주변에서 쉽게 찾은 약재-장흥군을 중심으로-, <한방해설사 양성교육 교재>, 장흥군․장흥문화관광해설 협회, 2010. 1쪽~14쪽. 


고문헌 기록류로서 우리 나라 토산물에 대한 기록은 중국측의 고대기록인 <제민요술(齊民要術)>이나 <고려도경(高麗圖經)>(1124년 송나라의 서긍이 편찬), 그리고 <고려사> 등의 사서류에도 보이지만(김정호, <조선시대의 전남 진상품>, 전라남도, 1994. 39쪽~40쪽 참조.), 지금의 시군 단위인 군현별로 토산물이 기록된 최초의 자료로는 1454년에 편찬된 <세종실록지리지(世宗實錄地理志)>를 들 수 있다. 이 <세종실록지리지>에는 각 지역의 토산물과 약재․진공물이 토의(土宜)․토산(土産)․토공(土貢)․약재(藥材) 등으로 나누어 기록되어 있는데 장흥지방의 산물 가운데 약재를 보면 다음과 같다.(<세종실록지리지>의 원문과 국역문은 <장흥문화> 제9호(장흥문화원, 1986)와 <장흥 지리지 읍지 모음> -향토자료총서 제1집-(장흥문화원, 1992), 조선왕조실록[http://sillok.history.go.kr]/세종실록/지리지/전라도) 참조.)

 

o 약재[10종] : 호라비좆뿌리[천문동(天門冬)], 녹용(鹿茸), 흰매실[백매(白梅)], 겨우살이풀뿌리[맥문동(麥門冬)], 당귀(當歸), 검산풀뿌리[속단(續斷)], 암눈비앗씨[충울자(茺蔚子)], 애기풀[원지(遠志)], 방풍(防風), 계소(鷄蘇)

o 토의(土宜)[11종] : 오곡(五穀), 삼[麻], 닥나무[楮], 밤(율(栗), 석류(石榴), 목면(木綿)

o 토공(土貢)[20종] : 족제비털[黃毛], 옻[漆], 꿀[蜂蜜], 말린죽순[乾笋], 표고(蔈膏), 배[梨], 유자(柚子), 전복(全鰒), 말린 홍합[乾紅蛤], 붉은 큰새우[紅大蝦], 삵괭이가죽[狸皮], 여우가죽[狐皮], 잘[山獺皮], 자리[석席], 차[茶], 석이[石茸], 비자(榧子), 대방석[竹皮方席], 상곽(常藿), 분곽(粉藿)

o 토산(土産)[3종] : 은어[銀口魚], 감태(甘苔), 송이[松茸]


이처럼 고려시대 후기 조선시대 초기의 장흥 지역 산물로는 토의가 6종[5곡을 구분하면 11종], 토공이 20종, 약재가 10종, 토산 3종 등 39종[49종]이 기록되어 있다. 그리고 자기소와 도기소 각 1개소, 다소가 13개소 있었던 것으로 나타난다. 토공(土貢)으로 차[茶]가 기록되고 있음을 감안한다면 13개소의 다소(茶所)는 장흥 지역 토산물 가운데에서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장흥의 다소(茶所) 기록은 검토가 필요한데, 이에 대해서는 위성, 장흥 단차의 흔적[토론자료], <인지의 즐거움 찾아> 장흥향토학연구 창간호, 2010. 147쪽/<장흥문화>30, 2009 참조 )


토의란 그 지역의 기후풍토에 가장 알맞은 산물이며, 토산은 많이 나는 산물, 그리고 토공은 지역산물이면서 진공하는 산물을 뜻 한다고 한다.

 

<세종실록지리지> 장흥 약재 10종 가운데 현재 재배 작물은 당귀와 방풍 2종이다. <장흥 생약초․한방 특구>(장흥군, 2006) 신청서에 기록된 장흥군 약용작물 재배현황에서 확인된다.

 

<표 1> 장흥군 약용작물 재배현황(단위 : 호, ha, 톤, %)*6)

품 목

농가수

재배면적

생산량

전남생산량

장흥/전남

생산량비율

비고

사 삼

325

28

120

433

27.7

 

당 귀

5

5

18

135

13.3

세종실록지리지 장흥 약재

길 경

250

30

150

449

33.4

 

두 충

225

30

80

134

59.7

세종실록지리지 전라도 약재

의이인

-

-

-

1.5

-

 

산수유

-

-

-

291

-

 

복분자

3

6

2

410

0.5

 

구기자

-

-

-

94

-

 

작 약

5

9

20

142

14.1

세종실록지리지 전라도 약재

오가피

3

1

2

215

0.9

세종실록지리지 전라도 약재

인진쑥

-

-

-

495

-

 

어성초

5

10

90

116

77.5

 

독 활

5

15

60

731

8.2

 

황 금

1

0.2

1

82

1.2

 

방 풍

15

10

35

139

25.17

세종실록지리지 장흥 약재

치 자

2

0.6

-

32

-

세종실록지리지 전라도 공물

시 호

-

-

-

22

-

 

목 단

-

-

7,8

9.8

79.6

세종실록지리지 전라도 약재 : 모란껍데기[牧丹皮]

결명자

20

20

40

62

64.5

세종실록지리지 전라도 약재

기 타

39

4.2

7.2

646.7

1.1

 

903

169

633

4,640

13.6

 

* 자료 : 전라남도 친환경농업과 및 장흥군 내부자료, 2006.(장흥군, <장흥 생약초․한방 특구>, 2006.)  


그리고 장흥 생약초 홈페이지(http://www.jhherb.co.kr/장흥생약초/장흥의 생약초)에는 213종의 장흥 생약초가 설명되고 있는데, <세종실록지리지> 장흥 약재 10종 가운데 겨우살이풀뿌리[맥문동(麥門冬)], 당귀(當歸), 애기풀[원지(遠志)], 방풍(防風) 4종이 소개되어 있다.

 

이상에서 보듯이 장흥 지역에서 550년이 넘는 생명력을 유지하고 있는 토산약재가 있다. <세종실록지리지>의 약재 10종 가운데 4종이다. 그런데 토의나 토산, 토공 등도 지역의 생태환경과 기본적으로 연관되는 산물이기 때문에 이들 고기록상의 토산물에 대해서 조사 연구하여 개발과 활용의 방향을 찾는 것도 분명 현세대를 사는 우리들의 책무이리라.

   

조선왕조실록 세종실록지리지 전라도 장흥도호부조(부분). 8행 하단부터 약재 기록이다. 7행 토의(土宜), 토공(土貢) 기록.

도시의 마트에서 보급하고 있는 장흥한방특구의 생약초(2007.12.30) - 윗줄 가운데 있는 맥문동의 경우 <세종실록지리지>(1454년) 장흥 약재조에 기록되고 있어 550년이 넘은 역사를 지니고 있다. 지금의 특산이라도 그 오랜 역사문화를 담아 '광'을 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