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지의 즐거움

인지의 즐거움031 - 문화유산 현장과 기록 읽기, 2013

향토학인 2016. 5. 20. 03:01

인지의 즐거움 031

   (20130221)

 

문화유산 현장과 기록 읽기

-화재정책연구 워크숍, 구 보성여관-

 

김희태

 

 

  아아! 꽃자리 계속 이어지기를

 

참으로 반가운 자리다. 어느 시인이 읊었듯, 말 그대로 ‘꽃자리’다. 동 시대에 한가지 일에 진력해 온 동학(同學)들이 함께 자리를 한다는 것. 그리고 힘과 지혜를 모아 보자는 것. 오래전부터 이야기 해 오던 것인데, 이루지 못한 것이기도 하다. 전국 시 도 지자체의 학인(學人)들이 몇 모여 한잔씩 하면서 자주 모이자고 한 것이 십년도 넘었을 게다. 두 어번쯤 만나다가 세월만 흐르고.... 이제라도 이런 자리가 되니 그저 밤새껏 이야기 하고 싶을 뿐이다.

 

얼마전 이번의 자리를 논의 하던 중, ‘전남’의 동료들이 한번 모이는 것도 의미가 있는 일이라 여겨 좀 급히 일을 벌리긴 했지만 자리를 함께 한 일이 있다. 1월 25일 나주 금학헌(나주목사 내아). 나주읍성과 나주목관아(금성관, 정수루, 나주 목문화관)를 답사하고 몇가지 주제로 토론을 하였다. ‘문화재 공무원 업무연찬과 워크숍’이라 하여 개략적으로 세운 계획이다.

 

o 답사 13:30~15:00 나주읍성, 나주목관아, 향교, 나주목사 내아

o 인사 15:00~15:10 인사말씀(나주시장, 전남도, *문화재연구소 등), 소개

o 연찬1 15:10~15:40 매장문화재의 발굴과 관리(문화재연구기관)

- 수중 문화재 발굴과 보존-진도 오류리-(홍광희,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 고분 문화재 발굴과 활용-영암 자라봉 고분(이영철, 대한문화재연구원)

o 연찬2 15:40~16:10 지자체 문화재 정책 회고와 전망(김희태, 도청 전문위원)

o 정책 16:10~16:30 지방문화재 관리 정책 방향(장여동, 순천 학예사)

o 사례 16:40~17:00 문화유산 보존과 활용사례(윤지향, 나주, 학예사)

o 경과 17:00~17:10 <문화재정책포럼> 경과(김종순, 나주 문화재담당)

o 토론 17:10~18:00 문화재 관리 제언, <문화재정책포럼> 활동방향

* 18:00~19:00 향토맛집 기행과 교류의 장(지역 홍보자료 나눔 등)

 

 

의외로 반기는 분위기였다. 또 자주 모여 소통하자는 말도 오갔다. 2007년인가 몇 번 모였는데, 이어지지 못한 안타까움도 있었다.

 

문제는 일을 벌리고 보니 뭔가 주제를 놓고 이야기 하는 것이 좋겠는데, ‘시간‘이 문제였다. 그래서 ‘지자체 문화재 정책 회고와 전망‘이라는 다소 막연한 주제로 필자가 나서기로 하고, 발굴조사 사례, 정책 방향, 활용 사례를 주섬 주섬 엮어서 자리를 한 것이다. 그래도 함께 한 모든 이들의 마음에는 앞으로도 계속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그득했다.

 

이어서, 오늘의 자리. 또 고민이다. 김종순회장으로부터 연락을 받았던 것. ‘전남’에서 하니 뭔가 실타래를 풀어 달라는 것이다. 하여 ‘문화유산 현장과 기록 읽기’라고 또 막연한 주제를 내걸고 말았다. 모든게 ‘구업(口業)’이고 ‘필업(筆業)’이겠지만, 그래도 현장의 이야기를 함께 해 보는 것도 의미는 있으리라 여긴다. ‘인터넷’ 시대라는 시대 환경에 뒤떨어지지 않으려고 나름대로 몇가지 방식을 해 오고 있는데, 그 가운데 ‘페이스 북’과 ‘블로그’에 올린 글을 몇종 소개[인지(仁智)의 즐거움 따라]하고, 사진과 자료로 풀어 나가고자 한다. 오늘 같은 ‘꽃자리’가 계속 이어지기를 고대하고 갈망한다.

 

문화재를 위하여!! 견문과 경험이 공유되기를....

 

문화재에 대해서도 본 것, 들은 것, 읽은 것 들을 것 자꾸 글로 써보고 말로 풀어 보려 하였다. 책을 내고 글로 써 보았다. 그리고 문화재 현장에서의 경험과 견문을 함께 풀어 가야 한다는 뜻에서 제안을 많이 하는 편이다. 가끔은 반영되기도 한다. 몇가지 사례를 예시한다. 세부내용은 유인물로 제공했고 그 내용을 요약 발췌한다. 

 

 

- 17세기 고전용어, ‘농악(農樂)’을 만나다.

'農樂' 용어가 일제기에 만들어진 '조어'로 이해되어 왔었는데 1600년대 인물 남파 안유신 문집에서 '農樂' 용례를 확인하여 350년이 넘는 고전용어임을 예증하여 민속학게에 제공(블로그 등재)

 

 

- 1240년, 나는 湖南의 마을들을 두루 다니고자 하나니

'湖南' 역사 용어가 조선 건국기 인물 문집의 시(詩)에서 처음 나오는 것으로 보고 있었는데 고려 중기 1240년 스님 문집의 시에서 확인(<동문선> 소재)하여 150년을 앞 당김(블로그 등재)

 

- 1612년, 베옷 입고 두건 쓴 석상에서 어버이의 병이 낫기를....

고산 윤선도의 문집에 실린 시에서 17세기 초반 미륵석상이 있는 전라도 여산 미륵당의 경관과 문화재 현장(석상, 좌상, 보호각, 마을 신앙 등)을 살펴 봄. 한시에서도 당시의 역사현장을 읽을 수 있음을 제시.(블로그 등재)

 

- 1754년의 전통의서, 한방열(韓昉烈)의 <매정보감(梅亭寶鑑)>

조선후기 전통의서 매정보감을 보면서 편저자 한방열과 관련 인물(남원 노익원)들에 대해서 살펴보고, 비슷한 시기의 인물과 관련자료(장흥 벽사역 김경우 약국 양성재 등)를 연계해 찾아 보자는 제안. 남원의 노익원은 1798년 광주목 과거시험 합격자로서 어고방(御考榜)에 실린 기록도 소개(블로그 등재)

 

- 제안사례1 : 문화재명칭 의견1 - <영월 한반도 지형> 명승 예고

국가 명승을 지정 예고(문화재청)한 내용에 대한 의견으로 문화재명칭은 지정되면 고유명사로 볼 수 있고 먼저 사용하는 곳에서 먼저 쓴다는 선점(先占)의 문제가 될 수 없기 때문에 지정 문화재 명칭 명명은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제기. 한반도 형태의 지형은 전국에 많고, 한반도 형태의 지형이라는 의미임으로 '한반도형 지형'으로 '형'이라는 표기를 함께 표기해야 올바른 이해가 가능함. 문화재청과 문화재위원에게도 제안했으나 그대로 지정 고시됨. 강원도 영월 소재. * 소재지 면(面)이름도 한반도면으로 바꾸었음.(별고 정리중)

 

- 제안사례2 : 문화재명칭의견2 - <고종즉위40년칭경기념비> 사적 변경예고

국가 사적 제171호 변경 예고 내용에 대하여 명칭을 당시 사용 용어이며 문화재 자체(비석, 문화재원형)에 표기된 용어로 변경해야 한다는 제안. 당시 변경 예고 내용에 명칭을 포함되지 않았지만, '즉위(卽位)' 용어를 당시 썼던 용어인 '어극(御極)을 포함하여 사적 문화재명칭을 바꿔야 한다는 당위성을 자료와 함께 문화재청에 제시해 변경됨. 문화재위원회회의록에는 명칭 변경 의견 제출이 있었다는 기록을 남기지 않음. * 변경고시명칭 : 서울 고종 어극 40년 칭경기념비 (서울 高宗 御極 40年 稱慶紀念碑)(별고 정리중)

 

- 제안사례3 : 문화재보호법 개정 건의사항과 검토의견-무형문화재와 무형민속문화재-

문화재보호법의 '무형문화재'와 '민속문화재' 정의, 지정기준이 서로 다름을 제시하면서 문화재보호법의 개정을 문화재청에 제안한 내용과 문화재청에서 회신한 내용. 문화재 정의(문화재보호법 2조)에는 민속'문화재를 '무형'과 '유형'을 포함한 민속으로 규정하고 있으나, 지정기준에는 '유형'의 민속문화재(물질문화)만 명시하고 있어 유무형의 민속유산이 지정 보호 될 수 있도록 하는 방안 필요성 제안. * 뒤에 보완하여 2015.12.19. 남도민속학회 월례학술발표회에서 발표. 주제 : 무형문화재와 민속문화재의 간극.

 

- 제안사례4 : 시·도 지정문화재와 문화재자료, 그리고 지방자치단체(시·도, 시·군 지정문화재)

문화재보호법에 지정문화재는 국가지정문화재, 시도지정문화재, (시도지정)문화재자료로 구분하여, 문화재청과 광역지방자치단체인 시도에서만 지정하도록 규정되어 있는데, 기초방자치단체에서 시군에서도 문화재 지정을 할 수있도록 개정 방안 제시. '문화재자료'는 일정기간 유예를 두고 재평가하여 시도지정문화재 승격 또는 시군지정문화재 전환 등 검토. 지방자치가 시행된지 20여년이 되어가는 시점에서 반드시 검토 필요가 있음. 기초지방자치단체의 역량이나 인력 등 한계를 말하면서 도입을 미뤄야 한다는 의견도 있으나 1950년대 한국전쟁기 와중에서도 지방자치가 시행된 점을 감안한다면 빨리 도입해야 함.(별고 정리중). * 이 지자체 지정문화재(시도, 시군) 제도 제안은 국회에도 건의하였고 문화재청에서 입법 검토까지 하기에 이른다.

 

 

 

 

* 문화재정책연구워크숍 발표문, 2013.02.21, 구 보성여관

구 보성여관 숙박채 마루. 발표에 이어 문화재 관리와 제도, 직제 등에 관하여 토론이 이어졌다. 전국에서 모인 지자체와 문화재청의문화재 학인들이 함께 한 자리였다. 모두들 숙박채에서 하룻밤을 지냈다. 본인은 개인 사정상 밤중에 광주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