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지의 즐거움175
김희태
대한민국 임시정부 옛 청사와 문화재, 2002.6.5일 상하이
2002년 6월 5일 대한민국 임시정부 옛 청사[舊址] 답사를 했다. 전남도청 해외 문화체험단 일원 중국 상해, 소주, 항주, 장가계 답사. 사흘 째 되던 날, 상해 대한민국 임시정부 옛청사와 윤봉길의사 기념관 답사. 몇년전이려니 했는데, 후울쩍 17년 세월이다.
해외 문화체험 보고서로 정리할 때 몇가지 제안 겸 소감을 쓴 기억이 난다. 뒤져 보니 다섯가지였다. 그 가운데 하나가 대한민국 임시정부와 문화재에 관한 내용이다. 그 보고서에 실어 전남도청에 제출했고, 그 뒤로 관련 기관에 몇 차례 건의나 제안을 했다. 특별히 답을 줄 사항도 아니었지만, 한군데에서 잘 읽어 보았고 향후 업무에 참고하겠다는 답변만이 있었다. 외교부서에서였다.
“귀하께서 게재하신 민원 잘 읽어보았습니다. 제안한 내용은 향후 업무에 참고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때 제안 내용은, 대한민국 임시정부 청사가 중국 문화재(문물보호단위, 우리나라의 기념물에 해당)로 지정되어 있는데, 우리로 치자면 시군 문화재에 해당되는 구급(區級) 문물보호단위이니, 국가적으로 노력을 기울여 성급(省級, 또는 직할시급) 문물보호단위로 승격을 하는데 나서 달라는 것이었다.
문화재 부서는 물론 국사편찬 기관, 외교 부서, 국가보훈기관 등이 힘과 지혜를 모아 보자는 것. 기억으로는 외교부, 국가보훈처 등에도 보낸 듯하다. 그리고 국가보훈처 지원, 독립기념관 주관으로 국내 항일 독립운동 및 국가수호 사적지 관리·활용을 위한 학술대회(2010.09.08~09. 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 참여하여 청중석 토론자로 나서 제안을 한바도 있다.
외교부서와 국가보훈부서 등에 제안 할 때는 나름데로 의미 있는 해였다. 외교부서에 제안 한 것은 2005년 8월 15일. 당시 광복 60주년(1주갑)이라, 국가 차원에서 나름데로 의미있는 사업을 추진하던 때이기도 했다. 그런데 “향후 업무에 참고하겠다”는 답변만이 있었을 뿐이다. 국가보훈 부서에 보낸 2009년은 대한민국 임시정부 90주년인 시점이었다.
대한민국 임시정부 100주년을 맞아 옛 자료를 들춰 보며 다시 한번 되돌아 본다. 2002년 그때의 제안 의견은 지금도 유효하다. 이루어진 것이 없다는 뜻이다. 그 보다는 공허할 뿐이었다. 호응이 별로 없었으니. 이제라도 늦지 않았다. 힘과 지혜를 모아 갈 필요는 있다. 당시 제안하여 해외 문화체험 보고서에 실었던 내용을 소개한다.
대한민국 임시정부 관리와 윤봉길 기념관 홍보자료 제공
상하이는 우리나라 현대사와 또 한가지 중요한 인연이 있다. 바로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있는 지역이라는 점이다. 또한 홍구 공원은 윤봉길 의사가 의거를 일으킨 곳이기도 하다.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1919년 4월 13일 상하이에서 설립되었으며, 우리나라의 독립을 위해 중국에서 투쟁한 기간은 모두 27년이었는데, 상하이에서 활동한 기간이 모두 13년이나 된다. 노만구 청사는 1926년 7월부터 1932년 4월까지 사용하였다. 그동안 잘 알려져 있지 않았다가 학계와 관련 기관의 노력, 그리고 중국 측의 관심으로 정비되면서 1990년 2월 19일에 문물보호단위(문화재)로까지 등록되었다.
지정명칭은 <大韓民國臨時政府舊址>로서 상해(상하이)시 노만구(盧灣區)의 문물보호단위(문화재)로 지정되었다. 한글 설명 자료에는 <상해 대한민국 임시정부 옛 청사>. 1990년 4월에는 이를 관리하는 부서로 상해 노만구 숭산로(崇山路) 가도(街道) 문물보호관리소가 설립되었다. 우리나라로 본다면 지방문화재에 해당된다. 그런데 중국에서는 국가 문화재, 성(또는 직할시)급 문화재, 구(區)급 문화재 등으로 지정문화재를 3단계로 구분한다. 우리나라는 국가 문화재와 도지정 문화재 등 2단계로 지정권자가 구분되고 있는 점과는 다르다. 중국이 좀더 세분되고 있는 점이 특징이라 하겠지만, 우리로 치자면 시군구 단위라 할 수 있는 구청에서 지정하는, 중국으로 치자면 세 번째 마지막 등급의 지정문화재(문물)로 지정관리되고 있는 점이 아쉬웠다.
한 나라의 임시정부 청사, 그리고 그것이 일본 제국주의에 항거한 독립운동의 기지였다는 점을 상기 할 때, 최소한 상해직할시의 지정문화재(문물)는 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이는 중국측에서 해주는 것은 아니다. 우리의 노력이 필요하다. 학계에서도 나서야 하지만, 문화재를 담당하는 국가기관에서도 나서야 하고, 외교적인 노력과 함께 국가 차원의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 방문객들이나 관광객들은 그들대로 그러한 필요성을 현장의 방명록에 기록으로 남겨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상하이 시내에 있는 홍구 공원의 윤봉길 의사 기념관에는 전시만 되어 있지, 별도의 홍보물은 비치되어 있지 않았다. 이 같은 홍보물도 중국(상하이)측에 비치해 달라고 말해 보았자 먹혀 들어가지 않을 것이다. 그들과 협의를 하여 우리나라[외교부, 대사관, 상해 영사관, 독립기념관 등]에서 제작하여 보내 주고 비치해 주도록 한다면, 그리고 가끔씩 점검하고 토론회라도 개최한다면 좋겠다는 생각은 나 혼자만이 느낀 것은 아닐 것이다.
* 출전 - 전남도청 해외 문화체험 보고서, 2002.6
윤봉길의사 기념관, 2002.6.5일 촬영.
당시는 필름 카메라 시절이라 윤여정 학형의 협조로 일부를 디지털작업을 했다. 아쉽게도 대한민국임시정부 청사 관련 자료는 디지털자료에 들어 있지 않았다. 상해시 노만구 문물보호단위(우리의 지정문화재) 표지, 청사 복원 설명문 등등. 어딘가에 있을 것이다. 찾아 봐야 겠다.
[2009년, 대한민국 임시정부 90주년 때 국가보훈처에 낸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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