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지의 즐거움

인지의 즐거움425 - <농민운동 사료 현황과 추진 과제> 토론문

향토학인 2026. 2. 17. 14:58

인지의 즐거움425

 

<농민운동 사료 현황과 추진 과제> 토론문

 

김희태

 

<농민운동역사관 건립논의를 위한 학술대회>를 마련해 준 관련 기관 단체와 관계자 여러분, 그리고 그 주인공이자 주어라 할 농민 여러분께 감사드리며, 이같은 자리에 참여하게 되어 영광스럽다. 한편으로는 농민운동이나 역사관과 토론자의 직임은 거리가 있기도 하여 부담스러운 면도 없지 않다. 다만, 지정 토론 주제인 <농민운동 사료 현황과 추진 과제>(발표 최성환 교수)사료(史料)’ 관련한 공부를 해오고 있어 토론자로 나서게 되었다.

 

최성환교수의 발표문은 농민운동 사료 현황 조사 성과, 기초 사료의 임시 보관과 분류 및 DB, 역사관 건립 관련 사료 조사 과제와 협력체제 구축 등으로 나누어 체계적으로 정리하였다. 연구 기간이 짧았다고 들었는데 이같은 성과로 집성 정리하여 많은 공부를 할 수 있었다. 최성환 교수의 발제문 논지에 대해서는 토론자도 전적으로 동의한다. 따라서 질의 형식의 지정토론이라기 보다는 함께 고민해야 할 부분이나 경험이나 견문 사례에 대해서 제안해 보고자 한다. 그리고 지정토론과는 직접 관련이 없지만 관련될 것으로 여겨지는 사례에 대한 소회도 몇 줄 적고자 한다.

 

토론자는 몇 년전부터 논의되어 온 농민운동 기념관 또는 역사관에 대하여 고민되는 지점이 있었다. 전남(광주 포함, 이하 같다)지역에서 주관하여 전남에 설치하는 [한국]농민운동역사관, 전남지역에서 주관하여 전국 어딘가에 설치하는 [한국]농민운동역사관, 전남지역에서 주관하여 전남에 설치하는 [전남]농민운동역사관 등이다. 2023년엔가 보고회에서는 의 형태로 얼개를 구성했던 것 같다. 이번 논의가 2023년의 연장선에서 그 이전부터 전남도청에서 추진해 온 사업과 관련이 직간접으로 있는 것인지, 아니면 그 이전 논의는 접어두고 새로 논의하는 의미인지는 잘 알 수가 없다. 이번 학술대회를 계기로 구성과 내용, 주체와 운영 등 다양한 논의가 전개되었으면 한다.

 

첫째, 지역 범위를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서이다. 전남에 두는 전남 역사관이어야 할지, 전남에 두고자하는 한국역사관일지에 대한 검토가 선행되어야 사료의 수집이나 정리, 분류, 목록화, 관리 방향이 구체적으로 나올 수 있을 것이다.

 

둘째, 시기에 대한 검토이다. 발표문은 2019년부터 2021년까지 3년간 기초 조사를 토대로 분석하고 있다. 이 조사는 사업명에서 6월항쟁 농민운동 관련 사료(2019), 6·10민주항쟁 농민부문 사료(2020), 610민주항쟁 관련 기록(2021) 등으로 조금씩 달리하고 있다. 실제 조사에서는 1970년대 가톨릭·기독교농민회 등 초기, 1980년대 수세거부운동 등 투쟁 자료, 19876월항쟁 전후 농민조직 문서, 1990년대 전농 전·후 지역별 사료 등이 조사되었다. 농민운동역사관을 추진할 때 6월항쟁 또는 610민주항쟁을 기준 시기로 하여 이전과 이후로 나눌 것인지, 그 시작 시기를 언제로 할 것인지, 사건별로 시기구분을 할 것인지, 주체나 지역별로 시기구분이 가능한지 검토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셋째, 개념 정의에 대한 검토도 필요하다고 본다. 학술대회나 발제문이 농민운동이 주제어이다. 그 주체인 농민에 대해서 개념 정의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 역사적인 용어로 볼 것인가. 특정 시점 또는 현행 직업인이나 생활인으로 볼 것인가 등등. 현행 법(농업·농촌기본법(2000))에서는 농업인정의가 있다. 이 법은 농업기본법(1967)에 연원이 있는데, 이에 따르면 전통적인 용어의 농민전체를 포괄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소 거리가 있는 예시이기는 하지만, 헌법을 보니 ·어민용어 표기가 2(123) 나온다. 그 하나가 국가는 농ㆍ어민과 중소기업의 자조조직을 육성하여야 하며, 그 자율적 활동과 발전을 보장한다.”는 내용이다. 이에 따라 조직된 자조조직이 있다면, 그 운영이나 활동에 대해서는 농민운동에 포함시켜야 할까. 헌법농민용어가 있으니 관련 법률로 농민용어가 들어간 법령이 있을 줄 알았는데, 법령제명에 농민용어가 포함된 사례는 1(동학농민혁명 참여자 등의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에 불과했다. 그것도 해당 법령의 정의에서는 농민만을 따로 규정하지 않고 있다.

 

농민의 날1960년대에 원주에서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1996년에는 정부에서 농업인의 날을 제정(1111)하였다. 이와 관련되는 일련의 행사나 내용도, 전남으로 한정한다 하더라도 농민운동범주에 들 수 있을까. 이의 연장선에서, 4H운동, 협동조합운동, 새마을운동, 교육운동, 농민단체*1)(주석) 등 농민과 관련의 일련의 활동을 농민운동의 범주에 포함시켜야 할까.

 

넷째, 현전하는 사료의 수집과 보관에 관해서이다. 2019년 이후 기초조사를 분석한 최성환교수의 발제문을 보면, 전해지는 농민운동 사료의 현재 상태는 정말로 놀라움 그 자체이다. 보존의 어려움과 사람들의 오고 감, 재난이나 사고 등으로 멸실되거나 훼손되는 사례는 제외하고라도, ‘박스채 뒹굴고 있는 사료 덩이’, ‘위원장 개인 건물에 겨우 쌓아둔 자료들이 그 실정이다. 이에 대해서 하루 빨리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몇 년전부토 논의되어 온 것으로 알려져 왔는데, 아직도 전담 팀은 아니더라도 임시 보관처도 마련되지 않았다는게 사료공부를 해온 토론자로서는 망연자실그 자체일 뿐이다. 도차원에서 시군과 협의하여 빈 공간이 있는 농업 관련 시설물에 기본 장비를 갖추어 우선 보관했으면 한다. 전남광주특별시로 통합이 이루어진다면 중복된 시설은 공간이 여유가 있을 수도 있다. 이를 활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넷째, 사회의 인식과 관련해서이다. 역사관이던 박물관이던 추진 주체, 관련 기관, 학계, 해당 단체 등이 잘 협조하여야 한다. 이 과정에서 사회의 인식이 중요하다. 주민들이 중요성을 함께 인식해야 하고 동참해야 하고 주인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농민운동역사관의 경우, 농민이 주어가 되어야 한다.

 

당연하다. 그런데 이와 함께 그 농민과 함께 생활하는 이 땅의 주민들(국민들, 시민들) 모두가 주인이 되어야 한다. 그러지 못하다 보니, 앞에서 말한 박스채 뒹굴고 있는 사료 덩이’, ‘위원장 개인 건물에 겨우 쌓아둔 자료들이 나오는 것이다. 오래전부터 농민운동역사관이 논의되어 왔는데, 위원회 중심이고 행정기관은 뒤따라 가는 형식인 것 같았다. 그러니 그 사료의 중요성을 일반 사회에서 인식하겠는가 말이다.

 

발표자가 세계기록유산 사례를 예시하였는데, 이 역시 해당 기록유산의 중요성에 대해서 시민사회가 함께 하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다. 우리나라는 세계유산추진은 등재가 목표이기 때문이다.

 

현대사 자료로서는 맨 처음 등재된 <1980년 인권기록유산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록물>의 경우, 민간기록물, 현대사자료, 문화재(국가유산) 지정되지 않은 유산, 민간단체 추진 등에 있어서 각기 최초이다. 2000년에 최초 제안[<기록 유산 보호사업의 국제적 동향> 토론자료, 한국국가기록연구원 5회 월례발표, 2000.09.02()]하고 그 이후 추진과정에서 그 중요성을 알리는 계획을 제안[전남일보, 2013312일자 등]했음에도 추진위구성 이후 신청서 작성과 제출 위주로 추진되었다.

 

이후 현대사=민간기록 유산 여러 건이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는 효과는 있었지만, 그 기록물의 신청서에 제시한 것처럼 우리의 사회 인식이 그 수준에 이르렀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이 많다. 농민운동역사관의 경우도, 주민에게 중요성을 알리고 동참하는 교육이나 강연회, 기증기탁운동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했으면 한다.

 

*이전 자료를 소개한다. 2023년에 농민운동역사관 기본구상 및 건립 타당성 연구용역 착수보고회(2023.07.21.)에 참여할 기회가 있었다. 전남도청(농업정책과 농정기획팀)에서 연락을 하였고, 용역업체는 한국경영경제연구원, ()지방자치정책연구원이었다. 당시 회의 개최자료로 보내온 전남도청 계획서에는 용역 내용과 위원회 구성 사항이 기록되어 있었다. [전라남도, 농민운동역사관 기본구상 및 건립 타당성 연구용역자문위원 위촉 및 착수보고회 개최 알림, 농업정책과-11846, 2023.07.17.]

 

-용역내용 : 농민운동역사관 건립 타당성 확보 및 농민운동 관련 자료구축 기본지침 마련

-위원회 구성 및 운영(구성위원 : 7, 위촉기간 : 2023. 6. ~ 사업종료시 까지)

 

그리고 당시 위원의 성명, 소속, 직위는 다음과 같다.

 

-○○, 광주전남 농민운동역사관 건립 추진 위원회, 위원

-○○, 전라남도 문화재 위원회, 위원

-○○, 목포대학교, 교수

-○○, 전남도의회, 의원

-○○, ()한국종합경제연구원, 이사장

-○○, 리더건축사사무소, 대표

-○○, 전남대학교, 교수

 

당시 회의에 참석해서 몇가지 논의를 한 적이 있다. 그런데 계약 단체가 착수보고회(PPT 50)에서 설명한 내용은 그 이전부터 관련단체와 전남도에서 추진했던 것과는 전혀 별개처럼 느껴지는 것이었다. 참여했던 대부분의 관계자들이 항의를 했을 정도였다. 이번 학술대회 논의가 2023년의 추진사항의 연장선인지, 별개인지에 대한 정보는 토론자에게 제공되지 않았다. 그렇지만 대상이 동일함으로 관련은 있다고 여겨진다. 2023년 당시 구성된 위원회가 그 이후 몇차례 있었겠지만 토론자에게는 연락이 없었다. 그 위원회라도 자주 열어 지혜를 모아갔으면 하는게 당시 생각했던 점이다. 몇년이 지난 지금와서 되돌아 보니 웬지 새삼스럽다.

 

다소 어수선하게 몇가지 제안을 하였다. 토론자로서 발표자에게 두가지 말씀을 들었으면 한다. 하나는 전남에 전남농민운동역사관을 추진한다고 가정하고, 지금까지 조사되었거나 연구했던 사료를 토대로 대주제를 다섯가지 정도 제안해 주었으면 한다. 다른 하나는 농민운동 사료의 중요성을 알리는데 사회 일반이 동참하는 방안이나 다른 지역 사례에 대해서 말씀을 듣고 싶다.

 

주석

1) 통상협정대책위원회 규정(2007)40명 이내의 정부위원과 민간위원으로 위원회를 구성한다. 규정상 노동ㆍ농민단체 등 시민ㆍ사회단체의 대표자 등 통상조약과 관련이 있는 분야의 학식과 경험이 풍부한 자 중에서 산업통상부장관이 위촉하는 자라는 조항에 근거하여 농민단체 관련자가 위촉되었다면, 이 부분의 활동도 농민운동에 포함시켜야 할까 고민이 되는 지점이다.

 

*출전 : 김희태, 농민운동 사료 현황과 추진 과제>(최성환) 토론문, 농민운동역사관 건립논의를 위한 학술대회, 전라남도·국립목포대학교역사콘텐츠전공, 2026.02.10.(국립목포대학교 70주년기념관)

 

*학술대회 발표 주제

 

개회사 / 박석면 (농민운동역사관 건립추진위원장)

 

[주제발표] 사회 나영훈(국립목포대 역사콘텐츠전공 교수)

· 전남 농민운동의 역사와 의미 / 발표 윤수종(전남대 사회학과 교수)

· 농민운동 사료 현황과 추진 과제 / 발표 최성환(국립목포대 역사콘텐츠전공 교수)

· 전라남도 농민운동역사관 건립 방안 / 발표 김만호(전남연구원 문화관광연구실장)

 

[토론] 좌장 홍영기(한국학호남진흥원 원장)

· 이정은 (국립순천대 사학전공 교수)/탁현진(국립목포대 사학과. 代讀)

· 김희태 (. 전라남도 문화유산전문위원)

· 이명헌 (전라남도농업박물관 학예실장)

· 이규현 (전라남도의회 의원, 축사)

수집한 농민운동 사료 임시 보관처인 무안 현경어린이집에서의 사료 분류 작업(上)과 현 보존 사황(下)(최성환교수 발표문 인용)
2020년 전남 지역별 농민운동 사료 현황 조사 개요최성환교수 발표문 인용)

농민운동 역사관 건립 논의를 위한 학술대회(2026.02.10.)

 

5·18광주민주화운동 기록물 세계기록유산 등재 경과 연재4(전남일보 2013312일자, 필자 안종철박사)

세계기록유산 등재 백서 정리 사업의 전 단계로 신문에 연재한 내용 가운데 한편이다. 2000년 처음 제안한 이래 대학원강의(목포대 기록관리학)나 여러 자리에서 기록유산의 중요성이나 5·18광주민주화운동 기록물 등재 추진을 논의하곤 했었다.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제도는 세계적인 가치도 중요하지만, 시민사회가 그 중요성을 인식하고 보존하려는 참여 의식도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제도에 대한 이해나 기록유산의 중요성, 민주화운동 기록물의 가치 등을 시민사회가 알 수 있도록 일반화, 공론화해야 한다. 그러한 방안에 대해 제안했던 필자의 자료를 중심으로 저 연재물에서는 정리하였다. 그런데 세계유산, 인류무형유산 등 다른 예에서도 그랬듯이 추진위 구성 이후 신청서 작성 제출 중심으로만 추진되었다. 저 글에서 제시한 것은 답보에 머물렀던 것이다. 5·18광주민주화운동 기록물 세계기록유산 등재는 민간추진, 비지정, 현대사 사료 등 여러 측면에서 최초로 기록되고 있다. 이후 현대사 기록물이 많이 등재된 것은 그 긍정적인 영향이라 하겠지만, 시민사회가 함께 하는 길이 더 활발하게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농민운동역사관도 주민들이 너나 없이 동참할 수 있어야 한다. 건립 이후 활용에 있어서 고루 참여하는 것은 당연하겠지만, 사료의 수집과 보존에서부터 그 중요성을 함께 인식하고 참여할 수 있도록 여러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