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지의 즐거움

인지의 즐거움249 - 항일 역사를 간직한 소안도를 지켜라-완도 소안면 구 당사도 등대-

향토학인 2021. 8. 31. 21:07

인지의 즐거움249

 

항일 역사를 간직한 소안도를 지켜라

-완도 소안면 구 당사도 등대-

 

김희태

 

완도 소안면 구 당사도 등대는 대한제국 말기인 1909년 1월에 건립되어 2008년 10월까지 등재의 기능을 수행했다. 일본이 조선의 각종 생산물 수탈을 시작하던 시기에 소안도와 추자도 사이를 항해하는 일본 군함과 상선의 항행을 원활하게 하기 위하여 설치한 해상항로의 등대시설물이다. 2006년 12월에 해양수산부 등대문화유산 제21호로 지정되었다.

 

이때는 대한제국기 항일의병의 활동이, 내륙에서 이어지는 탄압과 일본군의 공격에 의해 여러 지역으로 피신과 분산이 이어지면서 북으로는 간도지역, 서쪽으로는 중국의 상해 등으로 진출한데 반하여 남쪽으로는 도서지방으로 연결되어 도서민들과 연합한 항일운동으로 이어지던 시기이다.

 

당사도 등대 습격, 완도 항일운동의 발화점

 

완도는 항일 독립운동이 활발하였는데 이 당사도 등대를 습격한 일은 항일 독립운동의 시발점이 되었다. 1909년 2월 24일 소안도 출신 이준화와 의병 5명이 남서쪽의 해안 절벽으로 등대에 접근하여 간수 4명을 사살하고 주요 시설물을 파괴하는 의거를 일으켰다. 이 사건이 일어나자 일본은 헌병 1개, 소대 30여 명을 소안에 파견하여 소요에 대비한 후 맹선리에서 1박 한 뒤 철수하였다.

 

당사도 등대 습격의거는 항일운동사에 중요한 의거로 완도 소안도와 신지도 일원의 항일독립운동의 시발점이 된 것이다. 당사도 등대는 일제강점기 당시 격렬하게 전개되었던 완도군 항일운동의 유일한 실체적 현존 유적이라는 대표성, 상징성이 있다. 등대 옆에는 당사도 등대 습격과 관련하여 이들 의병들의 항일정신을 기리기 위하여 1997년에 11월 ‘소안 항일 운동 기념사업회’에서 세운 ‘항일전적비(抗日戰績碑)’가 있다.

 

소안도는 일제강점기 함경북도 북청, 경상남도 동래 등의 지역과 함께 전국에서 항일운동이 가장 격렬하게 전개된 곳으로 당사도 등대 의거 직후, 수많은 비밀결사대 활동 등 항일운동을 끊임없이 펼친 항일운동의 성지로 평가 되고 있다.

 

또한, 소안도 주민들은 2012년부터 섬 전체 가구가 365일 태극기를 게양하는 태극기 섬으로 뜻을 모아 선열들의 숭고한 항일정신을 기리고 있으며, 매년 ‘소안항일운동기념’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일본 수탈의 상징에서 역사 간직한 등대로

 

태평양 전쟁 때 일본군 통신기지로 사용되었다. 공습을 받아 파손된 것을 1947년 복구하였다. 2008년에 높이 21m의 제 2등대를 신축하여 등대의 기능은 새 등대가 수행하고 있으며 이 유구는 현재 등재 기능이 없는 채로 존치되어 있다.

 

등대의 기본적인 형식은 등명기를 받쳐주는 탑 형태의 구조물인 등탑(燈塔), 명기를 보호하고 조작하는 공간으로 유리 같은 투명재질로 둘러싸인 등롱(燈籠), 등롱 내부에서 빛을 발산하는 등명기(燈明器) 그리고 숙소, 창고, 발전기실 따위의 부속시설로 구성된다.

 

1903년 인천항 앞 바다에 팔미도 등대가 국내 최초로 건설된 이후 일제강점기 당시 다수의 등대가 건축되었다. 「인천 팔미도(八尾島) 등대」는 1903년에 세워진 국내 현존최고(最古)의 근대식 등대로서, 1950년 9월 인천상륙작전 당시 연합군함대를 인천으로 진입할 수 있도록 인도하여 6·25전쟁의 국면을 일시에 뒤바꾸는 데 기여한 역사적, 상징적 가치가 있다. 2020년 국가지정문화재 사적으로 지정되었다.

 

당사도 등대는 당사도 남쪽 해안에 면한 높은 절벽지대에서 지형상 높은 위치를 이용하여 높지 않게 소규모로 건설되었으며, 기본적 형식은 콘크리트 구조, 높이 9.4m 규모로 등탑, 등롱, 등명기에 의해 구성되었고 부속시설 건물과 복합되지 않고 따로 단독으로 건설되었다.

 

등탑(燈塔)은 위부분으로 오를수록 지름이 조금씩 줄어드는 원통형이다. 앞면 출입구는 주위를 사각형의 양쪽 기둥과 윗부분 아치에 의해 튀어 나오게 장식하였다. 기둥은 도릭 오더양식 형태의 필라스터(벽기둥)로 장식하였다.

 

안은 바닥으로부터 곡면 벽체를 따라서 윗부분의 등롱(燈籠)으로 이어지는 조립식 철제 나선형 계단을 설치하였다. 등롱은 가운데에 등명기(燈明器)를 설치하고 바닥 슬래브의 개구부를 통해 아래부분 철제 나선형 계단으로 이어진다. 등명기가 설치된 2층의 슬라브가 외벽 밖으로 돌출되어 있으며 철제 난간이 설치되어 있다.

 

등명기가 설치되었던 2층은 금속천장으로 마감되어 있고 360도 유리창이 설치되어 등대의 불빛을 비출 수 있도록 되어 있다. 등탑의 밖에는 원형 평면의 발코니와 난간을 두고 윗부분에는 돔형 지붕을 덧대었다. 안개가 낀 날에 사용하던 에어사이렌(Air Siren)용 나팔과 기계실 벽체 구조물들이 일부 남아 있어 당시 시설물 배치 상황을 알 수 있다.

 

에어사이렌용 나팔은 1934년 부속시설 건물 옥상에 설치되어 압축된 공기로 음향을 발생시켜 등대의 위치를 알려주는 음파표지(音波標識) 역할을 하였다. 공기탱크 일부와 함께 등대 우측에 전시되어 있다. 일부가 파손된 일본인이 세운 ‘조난기념비(遭難記念碑)’가 있다.

 

당사도 등대는 콘크리트로 축조된 백색 원통 형태의 등대로 근대기의 건축양식 및 건축재료, 의장수법 등을 잘 보여주고 있으며 동시기에 세워진 여러 등대들에 비해 상당 부분 원형을 간직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원래 등대 남쪽의 절벽과 잇닿은 쪽에 부속시설 건물과 석축이 등대와 함께 설치되었다. 지금은 부속 시설 건물은 없어졌고 석축은 거의 다 원형 그대로 남아 있다. 이 남쪽 해안 절벽이 의병들이 등대를 습격할 때 침투하였던 진입로였다.

 

당사도는 완도군 최남단에 위치한 섬이고 섬 내부에서도 항구와 마을로부터 멀리 떨어져 외진 곳에 위치하고 있어 일반인의 접근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동시기 등대 원현 보존, 항일독립문화유산 가치 커

 

완도 소안면 구 당사도 등대는 근대기 등대라는 점, 일본의 수탈을 막기 위해 소안도 주민과 의병들이 1909년에 의거를 일으킨 역사적 장소라는 점, 이를 계기로 소안도와 신지도 등으로 전개된 항일독립운동의 시발점이 되었다는 점에서 항일독립문화유산으로서 가치가 크다.

 

완도군에서 신청을 하여 문화재청에서 전문가 조사를 실시하여 2018년 7월 24일 문화재위원회(근대문화재분과)에서 등록가치가 있다고 검토하여 2018년 8월 6일부터 9월 4일까지 30일간 등록 에고 공고를 하였다. 2018년 9월 18일 문화재위원회(근대문화재분과)에서 등록하기로 심의하여 2018년 10월 1일 등록문화재[제731호]로 등록고시 하였다.

 

등대 유산으로 지정문화재로는 인천 팔미도 등대(사적), 부산 가덕도 등대(부산 유형문화재 제50호), 호미곶 등대(경북 기념물 제39호), 울진 죽변 등대(경북 기념물 제154호)의 사례가 있다.

 

등록문화재는 고흥 구 소록도 갱생원 등대(등록문화재 제72호, 1937년 건설), 울산 울기등대 구 등탑(제106호, 1958년 건설), 군산 어청도 등대(제378호, 대한제국기 건설), 해남 구 목포구 등대(제379호, 대한제국기 건설), 신안 소흑산도 등대(제380호, 1935년 건설) 등이 문화재로 등록되어 있는데 이들은 산업유산으로서 의미를 중심으로 거치를 인정한 유구들이다.

 

당사도 등대는 산업유산으로서의 가치와 함께 남쪽 도서지역의 항일운동과 관련있는 유구로서 한국근대역사의 연결하여 또 다른 가치가 있는 유산이다.

 

완도 소안면 구 당사도 등대

종별 : 등록문화재(2018년 10월 1일 등록, 제731호).

소재 : 전라남도 완도군 소안면 당사리 1번지(당사도길 17-239)

ㅇ 규모 : 등탑 1동(면적 11㎡, 높이 9.4m, 지상 2층)

ㅇ 시기 : 1909년 1월

ㅇ 구 조 : 콘크리트조

ㅇ 소유자 : 해양수산부(목포지방해양수산청)

 

참고문헌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 회의록』(근대문화재분과), 20180828.

문화재청 국가문화유산포털(http://www.heritage.go.k)

김 준, 『섬문화 답사기: 완도편』-고도의 일상과 역사에 관한 서사-, 보누스, 2014.

이재언, 『한국의 섬: 완도군』-한국의 섬 시리즈6-, 지리와역사, 2017 ; 이어도연구회, 2021.

 

*출전 : 『민족의 화산 소안도』-12회 소안항일운동기념 전국학생문예백일장(온라인) 수상작품집-기획특집(소안항일운동기념사업회·국가보훈처 광주지방보훈청·완도군, 편집 대동문화재단, 2021.08. 8~12쪽.)

 

완도 소안면 당사도 등대(사진 문화재청)

제30회 소안항일운동 기념 추모제-제10회 당사도 등대습격 의병의거 기념-(2021.07.15, 소안 항일운동 기념공원, 사진 대동문화)

제10회 당사도 등대습격 의병의거 제112주년 기념역사탐방(2021.07.15, 소안항일운동기념사업회, 사진 대동문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