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지의 즐거움

인지의 즐거움245 - 선암사와 대흥사, 세계인의 유산이 되다, 2018.07.02

향토학인 2021. 7. 21. 13:36

인지의 즐거움245

 

선암사와 대흥사, 세계인의 유산이 되다, 2018.07.02

 

김희태

 

7~9세기 창건 이후 지속된 종합승원

 

순천 선암사와 해남 대흥사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되었다. 제42차 세계유산위원회(바레인, 2018. 6.24~7.04)에서 등재된 <산사, 한국의 산지 승원>에 든 것. “천년고찰”이 남도를 넘어 세계인의 유산이 되었다.

 

<산사>는 전남 2개 사찰과 양산 통도사, 영주 부석사, 안동 봉정사, 보은 법주사, 공주 마곡사 7개소. 7~9세기까지의 분명한 창건시기, 현재까지 신앙, 수행, 생활이 온전하게 유지된 종합승원, 유․무형의 문화적 전통 지속, 주불전의 원지형이 유지되며 주위 건물과 주변 환경과의 유기적 관계를 보여주는 살아있는 유산이라는 점에서 가치 평가. 2011년에 첫발을 내딛고 2013년 잠정목록 등재에 이어 최종 등재.

 

다중공간, 선수행 복합승원, 선암사

 

선암사는 9세기 후반에 선종 사원으로 창건되었다. 고려, 조선을 거쳐 현재까지 단절 없이 한국불교의 다중 공간 구성을 대표한다. 숲으로 둘러싸인 넓은 곡저형 터에 석가신앙의 대웅전과 마당 중심 가람구조를 확립하고, 이 틀이 전체 입지에 네 겹으로 중첩되면서 각각의 용도를 완성하는 복합승원을 형성.

 

종합승원으로서 출가자와 신도들의 신앙공간(대웅전, 원통전, 불조전, 산신각 등)과 수행(달마전, 설선당), 생활(적묵당, 해천당, 해우소 등)의 다양한 전각이 있다. 대웅전은 석가모니불을 봉안한 석가신앙의 대표 산사로 마당에서 주기적으로 영산재를 거행한다. 많은 대중이 생활하여 무량수전, 적묵당, 종무소, 설선당, 심검당과 같은 ‘□’자형 전각이 많다. 해우소는 가장 오래된 형태의 전통 화장실로 자연친화적 공간이다.

 

선 수행과 함께 발달한 차밭의 경영이 특징적이다. 차밭에서 흐르는 물을 3단 석조에 받아 활용하여 노동을 실천하는 산사의 면모를 보여주며 차문화 전파도 선도. 아름다운 승선교가 있고 주변 바위에 사찰 유지 모임과 유람 명사 이름이 새겨 있어 오랜 기간 계승된 신앙성을 증명한다.

 

호국신앙, 선교 교학전통, 대흥사

 

대흥사는 9세기 후반에 선종 사찰로 창건된 산사이다. 현재까지 단절 없이 한국불교의 계류형 다중 공간 구성과 호국신앙을 대표하는 산사이다. 대웅전 구역에서 계류를 건너 천불전구역, 표충사 구역, 대광명전 구역으로 사역이 확대되었다. 종합승원으로서 출가자와 신도들을 위한 대웅보전·천불전·산신각 등 신앙공간, 동국선원 등과 수행공간, 백설당·심검당 등 생활 공간의 다양한 건축물이 있다. 그리고 석가신앙과 표충사의 호국신앙을 계승하고 선교 교학전통의 중심을 이룬 특징이 있다.

 

대흥사는 조선후기 불교를 정통으로 계승하는 13분의 대종사와 13분의 대강사 등 뛰어난 승려들을 배출하였다. 서산대사를 기리는 표충사와 서산대재(西山大齋)는 불교의 가치와 호국정신 및 유교를 융합한다. 유학자와 교류도 많아 명필 이광사가 쓴 ‘대웅보전’, ‘천불전’, ‘침계루’ 현판에서 진정성을 볼 수 있다.

 

세계유산은 문화유산 845건, 자연유산 209건, 복합유산 38건으로 총 1,092건이다. 우리나라 13번째. 이제 이들과 경쟁해야 한다. 지금까지 등재를 위한 경쟁이었다면, 이제는 얼만큼 잘 후대에 물려주느냐 이다. 인류 전체를 위해 보호되어야할 유산이기 때문이다. 관광이 늘겠지만 이는 목적은 아니다.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한다.

 

*사진 및 자료 협조 : 전남도청, 순천시청, 해남군청

 

*2018년 6월 30일 토요일, 바레인에서 열린 세계유사위원회에서 <산사, 한국의 산지 승원>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가 최종 결정되었다. 6월 30일 오후 6시 42분. 바레인 현장에 갔던 양혜진 해남군청 학예사 등재 통과 소식을 바로 알려 왔다. 이날은 마침 공직 정년을 앞 둔 마지막 날이다. 10여년간 매달렸던 세계유산 등재가 신분상 공무원일 때 결실을 맺어 나름대로 감회가 새로웠다. 7월 2일인가 도청에서 홍보 기고문 작성 부탁이 왔다. 언론사에서 요청이 있었는데 ‘잘 안다’고 추천한 모양이다. 이런 정도의 ‘전관예우’는 필요(?)할 듯 싶다. 몇 년이 지나 뒤져 보니 그때 기고문은 실리지 않은 것 같다. 지난 일이기는 하지만 당시 시점을 표기하여 공유하고자 한다.

대흥사
선암사

바레인 세계유산위원회 현지에서 보내 온 등재 통과 소식 카톡 문자(2021.06.30. 18:42)

지인들에게 보낸 등재소식 겸 새로운 길 인사 카톡 문자.(2021.07.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