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지의 즐거움

인지의 즐거움244 - 성터 본래 모습 찾는 작업에 박수, 2003.01.18.- 김선기기자의 ‘전라도 성터이야기’

향토학인 2021. 7. 21. 12:41

인지의 즐거움244

 

성터 본래 모습 찾는 작업에 박수, 2003.01.18., 광주타임스

-김선기기자의 ‘전라도 성터이야기’ 연재에 부치는 글-

 

김희태

 

성곽은 전근대 사회에서 방어기능과 행정기능을 겸한 관방유적으로 중요성이 있으며, 축조된 지형(산성, 평지성), 재료(석성, 토성, 토석혼축), 기능(행정성, 군사성)에 따라 다양하게 구분하고 있으며 국방, 행정, 생활유적으로 중요하다.

 

우리나라에는 고대부터 수많은 성곽을 쌓아 왔는데, 조선시대 초기의 인물인 양성지(1415~1482)는 우리나라를 성곽의 나라라고 지적한 바도 있다. 조선시대 초기에 국가에서 편찬한 지리지인 '신증동국여지승람' 에는 현재의 전남 지역에 48개소가 나타난다. 그런데 1986년에 전남도에서 간행한 '문화유적총람'에 따르면 성터 281개소, 진보·관방(鎭堡·關防) 37개소 등 318개소로 나타난다. 이들 성곽 가운데 문화재로 지정된 곳은 모두 42개소(국가지정 9. 전남 지방문화재 30, 광주 지방문화재 3)에 이르지만, 보호하고 관리해야 할 유적은 더 많다.

 

대표적인 성곽은 왕궁성으로 진도 용장산성, 산성으로는 담양 금성산성, 장성 입암산성, 장흥 수인산성을 들 수 있다. 행정 치소성으로는 나주읍성, 낙안읍성이 잘 알려져 있다. 조선시대 정유왜란기에 일본군들에 의해 쌓아진 왜성(순천)도 특징있는 유적이라 하겠다. 광양, 고흥 등지 전남 동부지역에서 확인된 광양 마로산성, 순천 검단산성, 고흥 남양리 산성 등은 백제시대 산성으로 최근의 발굴조사를 통해서 확인되었다.

 

군사성으로서 전라도 육군본부 겸 훈련소였던 전라병영성(강진), 수군 본부였던 전라우수영성(해남)과 전라좌수영성(여수) 들의 영성(營城)이 있고, 수군 사령부가 있던 만호진성으로 진도의 남도포진성(남도석성), 장흥의 회령진성, 해남의 이진진성, 고흥의 발포진성 따위가 있다. 말을 방목하기 위한 목장성으로 고흥 절이도(거금도) 목장성은 무려 4㎞에 이른다.

 

성곽은 유적 자체로서도 중요하지만, 향토문화와 지역사 관련 매우 중요하다. 성터 유적과 조성 당시의 지방세력과는 어떠한 관계에 있는가. 성터와 주변 유적들과는 어 떠한 상관성을 가지는지, 성곽의 기능과 운영의 실상은 과연 어떠했는지, 이곳에서 살다간 인물들의 역사와 성터를 보는 주민들의 의식은 어떤 것이었는지, 그리고 땅이름이나 설화, 민담 속에 배인 성에 대한 지역문화의 모습들은 어떤 것이었는지에 대하여 알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종합적인 성격을 지닌 성터유적이 전라도의 성 연재를 통해서 우리 전라도 지역의 향토사 속에서 살아 숨쉬는 유적으로 제 가치와 본래의 모습을 찾고, 살아 있는 역사 교육의 현장으로 활용되기를 기대해 본다.

 

 

* 2021.07.21. 중복. 11시쯤. 불볕더위가 한창인데 카톡이 날아온다. 발송인은 김경수향토지리연구소장. 근래 만남이 뜸했는데, 예전 자료를 뒤적이다가 2003년 신문에서 글을 발견한 모양이다. <광주타임스(남도일보)> 김선기 문화부장이 <전라도 성터이야기> 기획 연재물을 시작하면서 전문가의 글로 요청한 듯 하다. 내 컴퓨터를 뒤져 보니 원래 글의 파일도 날아가고 없다. 기억이 가물거리는데, 귀한 자료가 되버린 셈이다.

 

* 김선기 기자(현 강진 시문학파기념관장)의 ‘전라도성터 이야기’는 2002년 한국언론재단 우수기획물로 선정돼 남도일보에 2003년부터 2년 동안 연재했다. 전남 일대 87개소 성터를 문화유산 전문 사진작가(오재만)과 함께 탐방한 결과물이다. 2006년에 단행본 간행(보림 刊)

 

* 김경수 소장(향토지리연구소)은 <김경수의 광주땅 최초 이야기>라는 기획 연재물을 광주매일신문에 쓰고 있다. 2021년 4월 28일 시작하여 아파트, 입체고가도로와 순환도로, 상수도, 은행, 광주읍성, 시장, 학교, 대학, 군대, 병·의원, 시내버스 순으로 7월 15일 12회를 냈다. 30여년전부터 곳곳을 함께 다니면서 ‘끌텅’을 파던 일들이 주마등 같다. 건승을 바라고 건필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