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지의 즐거움

인지의 즐거움234 - 1922년 개통된 광주-담양간 철도, 1944년까지 연간 30만명-「달빛 내륙철도망」 前史-

향토학인 2021. 5. 9. 13:22

인지의 즐거움234

 

1922년 개통된 광주-담양간 철도, 1944년까지 연간 30만명

-「달빛 내륙철도망 前史-

 

김희태

 

전남선(全南線) 철도 구간의 하나로 1922년 개통된 광주~담양 구간[20.9km]의 연혁과 변천에 대해서 살펴볼 기회가 있었다. <담양-광주간 철도의 연혁과 변천>이라는 글로 정리했다. 1944년에 폐지되었다. 1965년에는 광주-남원 금지간 광주선 착공식을 국무총리, 국회교체분과위원장, 교통부장관 등이 참석하여 대대적으로 하지만 행사로 그치고 말았다. 최근 「달빛내륙철도에 대한 논의가 한창이다. 빛고을 광주와 달구벌 대구를 동서로 잇는 「달빛내륙철도를 제4차 국가철도망에 포함시켜 달라는 각계 요구가 봇물 터진다는 것. 그 전사(前史)라 할 광주-담양간 철도길을 따라가 본다.

 

1918년에 철도 부설 면허를 받아 사설철도로 개통했는데 뒤에 국유가 되었다. 광주역에서 망월역, 장산역, 마항역, 담양역 등 4개역을 오가는 노선이다. 1933년에는 남원의 전라선 금지역이 영업을 개시하고 1935년에는 남원-순창-담양을 연결하고자 금지-담양간[35.4km] 철도 건설공사를 착수한다. 1942년에는 금지-담양 간 노반공사를 완공하지만, 이후 예산삭감으로 공사를 중단한다. 제2차 세계대전 중이던 1944년에 국가총동원령을 내린 일본의 각의(閣議) 결정에 따라 공공사업이 중지되면서 광주-담양간 철도는 23년만에 영업이 중지되고 폐선되어 선로는 공출되기에 이른다. 1965년에는 광주(光州)-담양(潭陽)-금지(金池)를 이어 전남북도를 연결하게 될 광주선(66km) 착공식을 담양에서 갖지만 개통을 하지 못하고 만다.

 

원래 광주~담양 간 노선은 전북 순창군을 거쳐 남원시 남쪽 금지역에서 전주를 거쳐 순천으로 내려오는 전라선과 연결할 계획이었다. 당시 이를 위해 축조한 교량의 교각 등이 지금도 노선 계획선 자리에 남아 있다. 담양댐에서 내려와 영산강의 상류 구실을 하는 원율천에도 당시 짓다만 교량의 흔적을 볼 수 있다.

 

담양역(潭陽驛)은 전라남도 담양군 담양면 백동리, 현재의 담양군 담양읍 백동리 248번지 일원에 있었다. 마항역(馬項驛)은 전라남도 담양군 구암면 제월리, 현재의 담양군 봉산면 제월리[마항] 508-3 일원에 있었다. 장산역(長山驛)은 전라남도 담양군 고서면 원강리, 현재의 담양군 고서면 원강리[장산] 85-42 일원에 있었다. 망월역(望月驛)은 전라남도 광주군 석곡면 운정리, 현재의 광주광역시 북구 운정동에 있었다.

 

1924년 상반기의 경우를 보면 담양역 이용 여객은 42,456명이었다. 화물도 10,276톤에 이르렀다. 화물은 농산물과 죽세공예가 대부분이었다고 한다. 1924년 담양-광주 철도 이용객은 30만명에 이르렀다.

 

1925년 4월 11일의 『심춘순례(尋春巡禮)』(최남선) 기록을 보면 장산역 발 새벽 5시 차를 타고 담양으로 가서 죽록천의 송강정을 보고 짐대[석당간], 석탑을 거쳐 김덕령장군의 고향과 개선동의 석탑을 순례한다.

 

구례 출신의 한학자 고당 김규태(顧堂 金奎泰, 1906~1966)선생은 담양선 기차를 타고 가면서 ‘장산역’에서 시를 읊조린다. 기적소리 길게 울리며 이슬비 내리는 역사로 들어간다. 평야 지역이다. 문득 돌아 보니 무등산(서석산)이 하늘 닿을 듯 저만치 보인다. 저곳도 한번 오르고 싶은 마음이 일어나는 경관과 시정(詩情)이다.

 

장산역 長山驛

울려오는 기적소리 장산역 알리는데      一聲汽笛報長山

이슬비 내리는 평야를 돌아드니            轉過平郊細雨間

하늘 끝자락에 문득 무등산이 보인다     忽見奇峯[瑞石山]天際出

어떡하면 한번 올라 바람 타고 돌아올까 何當一陟御風還

 

김규태의 문집 『고당집(顧堂集)』에는 이 시를 전후 하여 ‘장동 유미암고택(獐洞訪柳眉巖古宅)’, ‘석전재(石田齋)’, ‘송강정(松江亭)’, ‘송정역(松汀驛)’ 등의 시가 있다. 대덕의 미암 유희춘의 고택, 창평의 석전 이최선(石田 李最善, 1825∼1883)의 재실, 송강 정철(1536~1593)의 정자로 <사미인곡(思美人曲)>의 산실인 송강정, 그리고 광주역을 거쳐 송정역으로 갔을 것 같다. 오늘날로 치자면 문화유산과 역사인물의 순례요 답사인 것이다.

 

그 현장에는 일부이지만 철도와 역사(驛舍) 시설물들이 남아 있다. 땅이름도 전하고 있다. 담양군 향토문화유산으로 지정되기도 하였다. 잘 엮어서 서사(敍事)로 풀어 냈으면 한다.

 

이상이 최근 조사한  <담양-광주간 철도의 연혁과 변천>을 요약한 맺음말 부분이다. 1922년 개통하여 매년 30만명이 오갔고, 1935년에는담양-남원간 착공하여 노반시설을 갖추어 갔으나 중지되고 결국 1944년에 폐선되고 철도 레일은 뜯기고 만다. 1965년에는 다시 한번 광주선 재개통의 기운이 일지만 미완이다. 그 시설물들은 곳곳에 남아 있고, 담양과 광주사람들의 추억속에 남아 있다. 이같은 담양 철도 자료를 활용하기 위하여 조사를 한 것이다.

 

그런데 국가철도망과 관련해 보면, 「달빛 내륙철도망은 국토 동서축 발전의 핵심이라고도 할 수 있다. 여러 사회적 "절차상의  요건을" 따질 때가 아니다. 그럴 일도 아니다. 국가 균형발전이라는 시대정신이 그 요체임을 알아야 한다. 제4차 국가철도망에 당연히 포함되어야 한다. 힘과 지혜가 모아져야 할 것이다. 그리하여 2025년, 1965년의 광주선 기공식 환갑을 맞는날 즈음(7월 3일)에 실질적인 기공식을 다시 할 수 있으리라.  

 

 

광주-담양 간 철도 연표

 

〇1913. 7.00 : 광주-송정리간 철도 부설허가(광주경편철도회사)

〇1918. 7.13 : 오주(五州)경편철도회사[남조선철도주식회사]가 송정리-마산 및 원촌-전주 간 1,435m 표준궤 증기철도 부설허가를 받음

〇1921. 4.13 : 송정리-광주 간 15km 착공

〇1922. 1.00 : 광주-담양 간 21.6km 착공

〇1922. 7. 1 : 송정리-광주 간 개통, 영업개시

〇1922.12. 1 : 광주-담양 간 개통, 영업개시

〇1923. 9. 1 : 남조선철도주식회사가 조선철도주식회사에 합쳐짐.

                  송정리-담양 구간이 조선철도(주) 전남선으로 불리게 됨

〇1925. 4.11 : 새벽5시 장산역 기차를 탄 기록을 남김(최남선, 『심춘순례(尋春巡禮)』)

〇1928. 1. 1 : 조선총독부가 조선철도(주) 전남선을 매수하여 국유철도에 편입시키고 광주선으로 명명함

〇1933.10.15 : 계획도상 원촌역이 금지역(金池驛)으로 영업개시

〇1935. 6.00 : 조선총독부, 금지-담양 간 35.4km 건설공사 착수

1940년대(추정) : 고당 김규태(顧堂 金奎泰, 1906~1966), 장산역을 지나며 "장산역 長山驛"시를 남김

〇1942. 2.00 : 금지-담양 간 노반공사 완공. 이후 예산삭감으로 공사 중단

〇1944. 6.15 : 망월역, 마항역 폐지

〇1944.10.31 : 광주선 광주-담양 간 영업휴지. 이후 선로 공출

〇1965. 7. 3 : 광주-금지 구간 광주선 착공. 담양에서 착공식.

 

* 김희태, 2021, <담양-광주간 철도의 연혁과 변천>,

  광주광역시립민속박물관, 2015, 『구성로, 철도가 빚어낸 삶의 풍경』

 

광주선 철도 기공식 기사(경향신문 1965.07.03)(이미지 출처 : 네이버 뉴스 라이브러리)

광주-담양 노선도(『조선철도여행편람』, 1924)

담양역 여객승강장터 전경, 금강아파트에서 읍내 방향/담양군 담양읍 백동리 248번지 일대(사진 대한문화재연구원)

장산역 플랫폼 연석/담양군 고서면 원강리 85-42번지 일대(사진 대한문화재연구원)

망월역터 시설물/광주광역시 북구 망월동(2011.5.24. 사진 조광철 광주역사민속박물관 학예실장)

담양 송강정 주변의 옛 철도 교량 시설물(왼쪽)과 국도 29호선의 교량(오른쪽). 두개의 다리로 있어 "쌍교(雙橋)"라는 지명이 불린다. 음식점 이름도 "쌍교", 버스정류장도 "쌍교"라 하였다.(2007.10.13)

교량명 - 유산교/버스정류장 - 쌍교
음식점-쌍교순두부, 쌍교한우, 쌍교숯불갈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