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문화재
구례 화엄사 목조비로자나삼신불좌상, 국보 지정예고, 20210428
- 현존하는 우리나라 유일한 삼신불 조각이자 독보적인 초대형 규모-
‘구례 화엄사 목조비로자나삼신불좌상(求禮 華嚴寺 木造毘盧遮那三身佛坐像)’은 현존하는 우리나라 불교조각 중 ‘삼신불(三身佛)’로 구성된 유일한 작품으로 2008년 보물로 지정되어 17세기 불교사상과 미술사의 중요한 사례로 평가받아 왔다.
* 삼신불: 법신(法身) 비로자나불(毘盧舍那佛), 보신(報身) 노사나불(盧舍那佛), 화신(化身) 석가불(釋迦佛)을 말하며 화엄사상에 근원을 둔 도상으로서, 변상도(變相圖)나 사경(寫經) 등에는 종종 보이지만, 조각품으로는 화엄사 사례가 유일함
화엄사 대웅전에 봉안(奉安)된 3구의 좌상은 모두 3미터가 넘는 초대형 불상으로 앞도적인 느낌을 준다. 1635년(인조 13) 당대 유명한 조각승인 청헌(淸軒 또는 淸憲)과 응원(應元), 인균(印均)을 비롯해 이들의 제자들이 만든 17세기의 대표적 불교조각이다.
특히, 삼신불의 복장유물 등 관련 기록이 최근 발견되었는데, 이 기록에 따르면 임진왜란 때 소실된 화엄사를 재건(1630∼1636)하면서 대웅전에 봉안하기 위해 삼신불을 제작한 시기(1634∼1635년)와 과정, 후원자, 참여자들의 실체가 더욱 명확하게 밝혀졌다.
발원문에 의하면 전국 승려집단의 대표라 할 수 있는 팔도도총섭(八道都摠攝)을 역임한 벽암 각성(碧巖 覺性, 1575∼1660)의 주관 아래 선조(宣祖, 재위 1567∼1608)의 여덟 번째 아들 의창군(義昌君) 이광(李珖, 1589∼1645) 부부와 선조의 사위 동양위(東陽尉) 신익성(申翊聖, 1588∼1644) 부부 등 다수의 왕실 인물과 승려 580여명을 포함한 총 1,320명이 시주자로 참여하였다.
* 벽암 각성: 화엄사 삼신불 조성 불사를 주관한 승려. 임진왜란 이후 완주 송광사, 법주사, 화엄사, 쌍계사 등 전란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대사찰의 중창 불사를 주도해 조선 후기 불교사에서 중요한 위치에 있는 인물임
* 의창군 이광: 조선 중기 종친으로, 선조(宣祖)의 여덟째 아들이며, 어머니는 인빈 김씨(仁嬪 金氏). 1618년 광해군 모반죄로 주살된 처족 허균(許筠)의 사건에 연좌되어 훈작을 삭탈당하고 유배되었으나, 1623년 인조반정으로 풀려나 종친으로서 인조의 총애를 받았음. 글씨를 잘 써 전국에 많은 현판과 비명(碑銘)을 남겼으며, 화엄사와도 인연이 깊어 1636년 <지리사화엄사> 현판 등이 전래되고 있음.
* 신익성: 조선 중기에 활동한 문신이자 서예가. 12세 때인 1599년 선조의 딸 정숙옹주(貞淑翁主)와 혼인하여 동양위(東陽尉)에 봉해졌음. 척화파 중 한 명으로, 1642년 중국 심양에 잡혀가 억류되기도 했음. 문장과 글씨에 뛰어났고 그림에 대한 안목도 높아 당대 명사들과 폭넓게 교유함.
삼신불좌상은 화려한 연꽃을 갖춘 대좌(臺座, 부처의 앉는 자리)와 팔각형 목조대좌에 다리를 서로 꼰 결가부좌(結跏趺坐) 자세로 앉아 있다. 거대한 규모와 더불어 단순하면서도 선이 굵게 처리된 조각솜씨로 인해 중후한 느낌을 더한다. 이 삼신불상은 당시 가장 유명했던 조각승 집단인 청헌파와 응원‧인균파가 참여한 만큼 표현에서도 각 유파(流派)의 조각적 특징을 잘 보여준다. 근엄한 표정의 비로자나불과 석가모니상은 청헌파가 제작한 것으로 판단되는 반면, 부드러운 얼굴에 작은 눈과 두툼한 눈두덩이가 표현된 노사나불상은 응원과 인균의 작품으로 추정된다.
보물 ‘구례 화엄사 목조비로자나삼신불좌상’은 17세기를 대표하는 조각승 청헌, 응원, 인균과 제자들이 최고의 기량을 발휘하여 완성한 기념비적인 대작(大作)으로, 이는 불사를 주관한 벽암 각성, 의창군 이광 등 왕실의 후원이 합쳐진 결과라고 할 수 있다. 17세기 제작된 목조불상 중 크기가 가장 크고, 조각으로 유일하게 비로자나불-노사나불-석가여래불로 표현된 삼신불 도상이라는 점에서 불교조각사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크고 중요할 뿐 아니라 예술‧조형적 수준도 조선 후기 불상 중에서 단연 돋보이므로 국보로 지정해도 손색이 없는 작품이다.
수량 : 불상 3구, 후령통 2건 일괄, 시주질 2건
크기
- 비로자나불좌상 : 높이 280㎝, 무릎폭 179㎝
- 석가여래좌상 : 높이 245㎝, 무릎폭 161㎝
- 노사나불좌상 : 높이 264.5㎝, 무릎폭 160㎝
* 문화재청 보도자료, 전라남도 보도자료,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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