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재봉틀
그렇게 늘
삼우당 안방에서
오랜시간 있었지요
빨강색 호마이카
서랍이 달린
엄마의 재봉틀
삼우당에서 수십년
그러던 어느 날
필요할지 모르니
광주서 쓰라는 말씀따라
봉선동으로 올라와
안방에서 다시 십 수년
비록 작동은 안했지만
있다는 것 만으로도
온정을 느끼곤 했지요
방은 물론 집이 온통
책뿐이라 짐이 된다는
눈치가 보이기는 했지만
어찌 하자해도 소이부답
차마 어찌할 수 없었지요
우리의 분신이기도 해서요
어릴적 서랍이 잘 열려
안에 물품이며 도구가
쏟아지면 쉬쉬하며
챙겨 넣다가 또 열리고
어렵사리 종이 끼워 고정하던
그런 일상사가 묻어있고
할머님 어머님으로 이어진
우리 가족의 생활사 자체
그거를 잊지 못함이었지요
이제 그 주인 두분 다
손을 놓으신지 오래되어
유품이자 유물이 되어
또 어찌할까 생각끝에
박물관으로 시집을 보냈지요
전남도립농업박물관, 3월 17일
실러 온 학예사 후배 왈
정말 잘 보관된 최상품
인사치레만은 아닌듯..
보내려 서랍이랑 보니
열댓 색실타래, 바늘 한 묶음
기름통... 체취가 그대로
엄마의 이름으로 기증하다.
* 삼우당 三友堂
장흥군 장흥읍 동교통(건산3구 704-4)에서
할머님(장흥 위영字례字님, 1910~1996)을 모시고
아버님(영광 김숙字환字님, 1930~1998.10.10)과
어머님(해남 윤순字옥字님, 1935~2015.10.23)께서
1960년대 초부터 운영하셨던
삼우당 표구사 상호이자
아버님의 아호.
이남 삼녀 오남매의 생활 터전.
* 2016.03.23일자로 전라남도농업박물관 기증문화재 등록
* 2016.07.22~09.23 전라남도 농업박물관 특별전
- 지역민의 아름다운 선물, 옛 추억에 잠기다' 전시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옛집 - 장흥 부산면 내동마을 탯자리 (0) | 2016.05.12 |
---|---|
편집(공편) - 봉다리, 십시일반 나눔마을 이야기 / 봉선2동 마을지, 2016.05 (0) | 2016.05.12 |
향토학 전수 - 청재 강수의선생님을 모시고 (0) | 2011.07.31 |
정남진도서관에 공무원이 책 5천 4백권 기증 - 연합뉴스 20110313 (0) | 2011.07.31 |
향토자료 3천 8백권, 정남진 도서관에 기증 (0) | 2011.07.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