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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토자료 3천 8백권, 정남진 도서관에 기증

향토학인 2011. 7. 31. 01:28

향토자료 3천 8백권, 정남진 도서관에 기증

장흥출신 향우 김희태 전남도청 문화재전문위원

 

김상찬 기자 chan8172@hanmail.net(장흥타임스, www.jhtimes.net/20100510)

 

지난 2010년 5월 4일 개관한 정남진 도서관 개관에 장흥출신 향우 전남도청 문화재전문위원 김희태씨가 가장 많은 책을 기증한 것으로 나타나 귀감이 되고 있다.

 

군민의 문화사랑방을 꿈꾸는 정남진 장흥도서관.

5월 4일 개관식에 많은 군민들이 참여하여 그 기쁨을 함께 하였다.

 

 

 

경과보고에서 군 단위 도서관의 개관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일이 보고되었다. 군민과 향우들이 힘과 지혜를 모은 결과, 2만 3천여권의 기증도서가 모아졌는데 그중에서 가장 많은 책을 기증한 것으로 나타난 전남도청 김희태전문위원이었다.

 

행사장에서 배부된 자료에 소장도서 기증운동 주요 참여자로 100권 이상 기증 내역의 첫머리에 김희태(3,790권)가 기록되어 있었다. 3천권 이상 기증자로서는 유일하다.

 

3천권 이상의 소장 도서를 기증한다는 것은 그만큼 소장자료가 많다는 것이고, 이를 선뜻 기증할 수 있다는 것은 보통의 마음으로서는 힘들었으리라는 것을 직감할 수 있었다. 개관식 테이프 컷팅이 끝난 뒤 2층 기증도서실에 가서 살펴보니 역사와 문화재, 향토사 자료들로 가득하다.

 

군지와 마을유래지 등 전남과 장흥에 관한 자료가 특히 많다. 지역 도서관으로서 기증 도서 한권 한권이 모두 소중하겠지만, 특히 향토자료야 말로 지역의 특화 도서관으로 가는 기초자료라 할 수 있겠다.

 

김희태 전문위원은 전남도청에서 문화재 연구와 지정 업무를 오랫동안 보아 온 사계의 전문가이다. 그의 활동 영역은 실로 다양하고 부단한 절차탁마의 연구자이기도 하다. 한국향토문화진흥원 이사, 국사편찬위원회 사료조사위원, 문화재청 동산문화재감정위원, 전남대학교 문화재학 협동과정(석박사 과정) 강사, 문화유산 해설사 전문강사 등 사학계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이다.

 

별로 드러내지 않은 성격이라 활동하는 것을 알리지는 않지만, 최근에 들어서 장흥민의 자긍심을 살려준 장흥 석대들 동학 전적지의 국가지정문화재(사적) 지정과 동학 4대 전적지로의 자리매김, 제115차 동학 전국대회의 장흥 개최도 실은 그의 숨은 노력이 곁들여 있다.

 

그리고 전국적으로 알려진 현역 최고령 향토사학가이신 청재 강수의선생 문집 <향토학 백년 현장에서>의 발간도 그가 아이디어를 내고 지역의 향토사학계 어른들과 협의하여 연구간사로서 일을 해낸 덕이기도 하다.

 

도서 기증의 동기와 과정, 앞으로 기증 계획 등에 대해서 그의 의견을 들어 보았다.

 

“8년전인가 어느 대학에서 자료 기증요청이 있었습니다. 그때는 한창 활동할 때고 보던 책들이라 얼른 결정을 못했습니다. 퇴임한 원로 교수 몇 분과 저의 자료를 모은 다면 전국 최고의 향토학 자료센터가 될 수 있다는 판단을 그 대학측 교수들이 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때는 끝내 결정을 못내려 대답을 못하고 말았습니다. 아직은 공부를 더 해야 한다는 생각이 앞서고, 어떻게 모은 책인데 하는 마음도 있어서..... 다만 그 무렵 다른 대학과 문화재연구원 등에 2천여권을 기증한바는 있습니다만.....”

 

“그런데 3년전인가 정남진도서관 건립 소식이 들리면서 이제는 필요하다면 기증을 해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를 키워준 고향에 대한 보답이랄까. 제가하는 일이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밝히고 알려 자긍심을 높이는 일이기는 하지만, 그 과정에서 모아진 자료와 습득된 경험을 지역을 위해 활용하고 봉사를 해야 된다는 생각. 전부터 가졌던 그 생각을 실행에 옮겨야 된다는 결심을 하기에 이르렀고, 마침 향우 도서 기증운동 추진 소식이 전해져 왔습니다.”

 

“근무하는 도청의 무안으로 이사와 생활이라는 형편 때문에 광주와 목포에 책이 나눠져 있어, 각 천권씩 2천권쯤 기증 계획을 세우고 책을 골랐습니다. 그런데 그 고르는 작업은 참 못할 일이었습니다. 차라리 나이들어 한꺼번에 기증하는 것이 더 쉬우리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걸 보면 더 보아야 할 것 같고, 저걸보면 저자가 서명해 준 것이고, 또 보면 어느 서점에선가 샀다고 기록해 놓은 것이고, 어떤 것은 발간시 자문해 준 것이고..... 여러 가지 애로가 많았습니다.’

 

“우여곡절이랄까. 2월부터 4월까지 전쟁아닌 전쟁을 하여 고르고 또 골랐고, 60여 박스를 포장해 보냈습니다. 장흥군청 직원들이 열정도 잊을수가 없네요. 2천권은 조금 넘으려니 생각했는데, 실제 정리해 놓고 보니 3,790권으로 최다 기증자로 이름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다른 기증자분들께 죄송한 마음도 들구요.”

 

“앞으로 기회가 되는데로 더 많은 향토문화자료들을 필요한 곳에 기증하려 합니다. 그리고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조사 연구하는 일에 힘을 다할 것입니다. 그것이 오늘의 저를 있게 해준 고향과 지역에 대하여 당연히 해야 할일이라 생각합니다.’라고 길게 설명하고 웃음으로 마무리 했다.

 

한편, 지난 4일 개관한 정남진도서관은 장흥군 장흥읍 건산리 211-8번지 일원에 3,179백만원의 예산으로 부지면적 1,099㎡으로 1,455.15㎡(지하1, 지상2) 규모로 지어졌으며 세부면적은 지하층(229.50㎡) : 기계실(102.6), 전기실(45.9), 기타(81.0)이며 1층 (575.40㎡) : 어린이 열람실(280.25), 사무실(54.27), 보존서고(59.4), 기타(181.48)을 갖추고 2층은(650.25㎡) : 종합자료실(150.97), 일반열람실(149.85), 열람실(30.02), 디지털자료실(67.50), 세미나실(40.50),기타(211.41)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