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지의 즐거움212
불볕더위야 저리가라! 문화관광해설사와의 행복한 공부길, 2020.08.18~19, 강진
-문화관광해설사 시연에 대한 평가 및 자문 의견-
김희태
2020년 8월 18일(화)과 19일(수)
그야말로 찌는듯한 더위다. 불볕더위.
이틀간 여정을 나서면서 고민스러웠다. 땀이 많은 체질도 탓이기도 하지만, 지역에서 수년간 현장을 누벼온 해설 전문가들의 기행길에 도움이 될 수 있을까. 감히 한두마디 덧붙일 수 있을까. 아니 그래도 함께 여행한다면 나 또한 도움을 받지 않겠는가.
강진군 문화관광해설사 역량강화 워크숍. 다른 지역과는 다르게 기획을 하고 요청이 왔던 것. 실제 현장에서 해설 실기를 하고 전문가들이 참여하여 논의를 함께 하자는 것. 이틀간 모두 28인이 참여 했다. 해설사 24명, 자문위원 2명, 강진군 관광팀 2명. 자문위원은 박창규 전남도립대 교수와 김희태.
해설사 24인 전원이 8월 18일~19일 이틀간에 걸쳐 강진 군내 주요 문화관광지 12개소를 대절버스로 이동 답사하면서 1개소 2명씩 10분내외 직접 해설하고 자문위원이 현장 평가한 뒤 8월 19일 오후 강진 아트홀에서 평가 토론회를 하였다. 저녁자리에는 이승옥 강진군수님과 임석 (재)강진문화관광재단 대표이사님도 함께 하여 강진 문화관광에 대한 여러 토론을 겸했다.
8월 18일은 생태공원(강영석, 양치중) 무위사(김중주, 윤동옥) 백운동원림(윤문숙, 조상례) 하멜기념관(신영호, 윤준호) 남미륵사(강두재, 김광국) 사의재(김경순, 김주례) 영랑생가(윤부현, 박선덕).
8월 19일은 백련사(고순덕, 한상춘) 다산초당(이을미, 심향진) 다산박물관(안종희, 최선행) 가우도 출렁다리(김혜숙, 이규점) 고려청자박물관(김규식, 신원섭).
각 해설 대상지의 선정은 무작위 추첨이었다고 한다. 자기가 잘 아는, 자주 대하는 대상으로 할게 아니라 추첨한 대상에 대해 새로 공부하여 해설을 하자고 의견이 모아졌던 것.
자문 평가 보고서가 필요하다 해 전체적인 총평과 개별 문화관광지의 해설 사례에 대한 의견을 적어 강진군 관광팀으로 보냈다. 현지 해설이 자세하게 잘 되었지만, 빠진 부분이나 좀더 필요한 부분 등에 대해서이다. 총평만 소개한다.
해설은 대상 문화관광 자원에 대하여 정확하게 알아서 자기 것으로 충분히 소화하여 상대방의 눈높이[수준, 시간 등]에 맞게 해야 한다. 설명의 서두에서 대상 문화관광지의 개괄적인 성격과 특징을 먼저 이야기 해 주고 하나씩 풀어나가는 설명도 필요하다.
강진의 해설임으로 강진 또는 강진 땅, 강진 사람이 “주어”가 되고 “주인”이 되도록 해설의 큰 방향을 맞춰야 한다.
“탐진”은 보통 탐라(현 제주) 사람들이 육지로 갈 때 머물렀던 곳이기에 강진 쪽을 탐진이라 했다고 한다.(<신증동국여지승람>) 그러나 탐진 사람들이 제주쪽으로 가서 그쪽 이름이 탐라가 되었다는 역사 기록(<고려사>)이 있음으로 강진 중심으로 해설하려면 두가지 사례를 잘 살펴 인용함이 필요하다.
“남도유배길”이나 “남파랑길” 등도 전체적인 맥락에서는 중요한 명칭이지만, 강진 지역에서만큼은 강진만의 명칭을 붙여 보는 것도 필요하다. “남파랑길 강진82구간[코스]” 보다는 “강진 남파랑길”과 같이 주어로 강진을 내세울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주변의 사례 등과 비교하는 것도 필요하다. 강진만 생태공원의 경우 기수역 생물종이 1,131종으로 많다고 설명하는데, 남해안 11개소 하구역 출현종 평균이 548종이란 점과 비교해 설명하면 저절로 강진만 생태공원의 생물종의 다양성을 알 수 있게 된다.
제도적인 것, 기본적인 것에 대해 설명할 필요도 있다.
지정문화재의 경우 정식 명칭을 표기하고 설명할 필요도 있다. 백운동원림이 국가지정문화재 명승으로 지정되었는데, “명승”에 대한 설명을 하면서 정원-별서-원림에 대한 이해를 할 수 있도록 한다.
그리고 "다산초당"으로 흔히 쓰지만 국가지정문화재 사적 명칭은 “강진 정약용유적”임으로 이를 한번쯤은 알려 줄 필요가 있다.
소재지 행정지명이나 땅이름에 대한 유래나 설명도 곁들이면 좋다.
가우도 출렁다리의 경우, 실제 가우도 섬은 도암면 신기리이고, 진입 동선은 대구면 저두리이다. 이에 대해서 먼저 설명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역사적으로 가우도는 조선시대에 화살대(竹箭) 산지로서 기록이 나옴으로 이에 대한 설명도 곁들이면 좋다.
자주 보는 자료[안내판, 안내홍보물]나 관람객이 보고 올만한 자료[누리집]들에 대해서는 항상 점검을 해서 오류사항 여부를 지적하고 수정을 건의하는 등 주인의식이 필요하다.
- 강진만생태공원 누리집[http://www.gangjinbay.co/] 오기 - “파뭍히도록”→“파묻히도록”
- 가우도 출렁다리 안내판 - 섬의 생김새가 소(牛)의 머리에 해당된다 하여→소의 멍에에 해당된다 하여
- 고려청자박물관 - 특별전 전시 설명문 중 <고려사> 원문 인용 부분이 1행이 누락되어 있었음.(당일 지적이 있어 바로 재 인쇄하여 수정하였다고 함)
- 한국민화뮤지엄 팜프렛(다산박물관) - 교통 기차편에 [KTX]서울 용산-광주 2시간 1회가 나오는데, [KTX]는 광주역으로 오는 것은 없음. 광주송정역임
[SRT] 서울 수서-목포 9회도 표기가 필요함. 우편번호도 수정 필요[527-872→59263].
- 다산박물관 팜프렛 - 강진군 영문 표기 검토 필요. GANGJIN GUN. 다른 홍보물은 모두 GANGJIN CITY임.
- 다산초당 사적 107호→다산초당 사적 107호(정약용 유적)
- “강진愛흔들리다” 관광안내지도(다산박물관) - 강지만 노을장은 개별 설명에는 있으나 지도에는 표기가 없음. 이 지도에서 표기한 “하멜권”은 “병영권”으로 구분, 표기하는 것이 역사문화적으로 더 적절할 것으로 보임.
-고려시대 강진 역사문화 관련하여 중요한 월남사지 석탑, 진각국사비가 포함되었으면 좋겠음.
강진군 문화관광해설사는 전남 도내 어느 해설사회 보다도 체계적으로 학습하고 열정적으로 활동하고 있음을 직접 느낄 수 있는 기행이었다. 그리고 해설사의 활동은 강진의 자존과 정체를 지키는 큰 힘이 되고 있다는 것을 체험으로 알 수 있었던 행복한 공부길이었다.


<조선지지자료> 강진군편 1911년 자연 지명 자료, 국립중앙도서관 소장.
호라면(虎羅面, 현 군동면)의 야평명(野坪名)으로 노전(蘆田)(永德里)(상), 주막명(酒幕名) 노전(蘆田)(坪里)(우)이 보인다. 다산 정약용선생의 시 애절양(哀絶陽)의 첫 구절 “노전[갈밭]마을 젊은 아낙 그칠 줄 모르는 통곡소리(蘆田少婦哭聲長)”의 노전[갈밭]마을을 남포로 설명하고 있는데 현 군동면의 “노전”과의 관계도 살펴야 할 것이다.

호남도서도의 가우도 - 馬島 윗 섬. 가운데 “箭竹田”이란 표기가 보인다. 조선시대 화살대 산지임을 말한다. 화살대는 무기용으로도 쓰이지만 선비들의 심신 수련 때도 쓰였다.
강진 지형은 보은산 우두봉이 소의 머리, 가우도가 소의 멍에에 해당한다. 가우도 안내판에는 가우도가 소의 머리에 해당한다고 오기되어 있다. 해설사는, 자주 보는 것도 한번 더 살펴 보아야 한다. 관광객들이 처음 접하는 현지의 자료이기 때문이다.
가우도는 도암면 신기리. 진입부는 대구면 저두리. 처음에 소재지 지명을 알려 주는 것도 필요하다. “향기의 섬” 등 해당 문화관광지의 상징 요소도 해설의 서두에서 먼저 말을 하고 하나씩 풀어 가면서 해설하는 것도 필요하다.

강진 정약용유적. "다산초당"으로 알려져 있는데 1958년 국가 사적 지정시 문화재명을 "정다산유적"이라 했다가 2011년 문화재명칭 부여기준을 마련하면서 역사인물은 자호 보다는 성명을 쓴다는 규정에 따라 "강진 정약용유적"으로 변경하였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이름과 함께 공식 명칭을 써 주고 홍보하는 것도 필요한 일이다.

강진군 병영면 돌담. 등록문화재. 강진에서는 빗살식 쌓기 방식을 전라병영에서 유배살이를 했던 하멜과 연관하여 “하멜식 담쌓기”라고 알려지고 있다. 그런데 전남 곳곳의 돌담도 빗살식 쌓기가 보인다. 경험이 쌓아지고 지혜가 발달하면서 튼튼하고 재료도 절약하는 담쌓기는 어디서든 발달했을 수도 있다. "하멜식 담쌓기"는 너무 막연한 연계가 아닐까 싶다.

'인지의 즐거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인지의 즐거움214 - 해남반도 해양을 지킨 중심 관방유적, 고다산성 (0) | 2020.09.12 |
---|---|
인지의 즐거움213 - 1877년 밀양 선비의 호남 나들이, 2015년 그 길을 따라가다 (0) | 2020.09.11 |
인지의 즐거움211 - 수면 위로 우뚝히 채색 무지개가 솟았네, 벌교 홍교(虹橋) (0) | 2020.08.08 |
인지의 즐거움210 - 장흥 동학농민혁명 중등용 부교재의 관련 인물 서술 방향, 2020.07.19 (0) | 2020.07.25 |
인지의 즐거움209 - 보성 마천석교비, 173인의 시주로 13인의 석수가 만들다, 1674년 (0) | 2020.07.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