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지의 즐거움

인지의 즐거움166 - 전남 무형문화유산 현황과 실태, 2019.1.31. 전남 무형문화유산 아카이브 포럼 발제, 곡성 옥과

향토학인 2019. 2. 1. 03:55

인지의 즐거움166


 전남 무형문화유산 현황과 실태

 

김희태 



전남의 지정문화재를 중심으로 무형문화유산의 현황과 실태에 대해서 개략적으로 정리해 볼 기회가 있었다. 전남 무형문화유산 아카이브 포럼 발제이다. 2019년 1월 30일 곡성 옥과행정복지센터. 전라남도가 주관하고 (재)전라남도문화관광재단주관.남도민속학회 제234차 월례학술발표회도 겸하였다. 2018년 초여름, 무형유산 아카이브 사업 논의 시작 무렵 자문겸 몇가지 조언한 것이 빌미가 된 듯 싶다.


그러나 쉽지 않은 주제, 어려운 자리였다. 발표 내용 일부, 즉 무형문화재 조사나 지정 관련 사항은 손뗀지 1년도 안되었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지'가 한 일을 '지'가 '머'라 해야 하는 사항. 짧은 시간에 준비해야하는 것도 부담. 개인적으로 가정사의 어려움도 있었고.


그래도 나섰던 것은, 학술적이라기 보다는 현장 실무차원의 검토이지만, 어떤 논의든 그 출발이 기본이나 규정에서부터 다가가야 하므로 이러한 정리도 필요하다는 생각에서이다. 그리고 무형문화재 관계자(보유자, 연구자, 행정가, 동호인 등)들과 소통의 자리도 마련해 보고 싶고. 발표 내용 준비중에 무형문화재 보유자나, 단체 관계자, 문화재위원 등에게 '연통'을 넣어 현장에서의 제안사항을 내달라 했다. 의외로 여러가지 의견이 왔고 참여도 해 주었다. 그래서 발표당일 설명자료(ppt)에는 원고로 제출한 무형유산의 현황(지정내용)과 실태(전승관리)에 더하여 '현장의 목소리- 인간문화재 등'이라는 항목으로 설명을 곁들였다. 청중석 질의도 많았다. '소통'이라는 방향은 맞아 떨어진 셈이다.


옥과미술관에서의 죽동농악 공연과 전시도 뜻깊은 일이다. 무형유산 아카이브의  새로운 방향 정립에도 귀중한 '나침반'이 될 수 있겠기 때문이다. 그 장소, 옥과미술관. 개관업무를 직접 보았었다. 문화예술전문위원 겸직 시절(1992~1994)이다. 미술관 본관 건물 안에 조그만 공간을 관리공간(사무실)으로 설계해 건물은 지었는데 너무 비좁고 수장고도 없었다.  다른 예산을 어렵게 전용하여 설계를 하여 지금의 수장고 겸용 사무동을 마련했던 것. 1992년~93년 어간. 그리고 1993년 12월 개관식. 당시는 전라남도의 사업소. 나의 문화재 스승이신 성춘경 선생님이 초대 관장으로 부임하셨다. 초대이면서 마지막관장이 되버렸다. 1999년인가  민간위탁 대상이 되었던 것. '소회'가 있었기에 길어졌다.   


저 무형문화재의 지정내용을 살폈다. 1962년 문화재보호법이 도입된 이래 무형문화유산 가운데 지정문화재는 국가무형문화재 138건, 시·도지정무형문화재 576건에 이른다.


전라남도는 국가무형문화재 17건, 전라남도무형문화재 51건을 보유하고 있다. 국가무형문화재는 예능 종목은 7종목으로 놀이 1종목(강강술래), 축제 1종목(법성포단오제), 음악 3종목(구례잔수농악, 남도들노래, 구례향제줄풍류), 연희 1종목(진도다시래기), 민간신앙의례 1종목(진도씻김굿) 등이다. 기능 종목은 10종목으로 공예 8종목(나주의샛골나이, 곡성의돌실나이, 채상장, 장도장, 옹기장, 소반장, 옥장, 염색장), 건축 11종옥(제와장), 미술 1종목(낙죽장) 따위이다.

 

전라남도 무형문화재는 축제 3종목, 음악 27종목, 연희 2종목, 민간신앙의례 3종목, 식생활 3종목, 공예 11 종목, 미술 2종목 따위이다. 예능 35종목, 기능(식생활 포함) 16종목이다. 세부적인 분류가 필요하지만, 음악이 27종목으로 가장 많은 종목이다. 1966년부터 매년 시행하고 있는 남도문화제(전남민속예술축제)가 근원이 되었다. 조선장(造船匠)의 사례에서 문제점으로 지적했듯이 전수 일괄조사, 학술조사, 무형문화재 종목 검토, 종목 지정, 보유자와 보유단체 인정 등이 연계되면서 체계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무형문화유산의 실태에 대해서는 조사연구와 지정, 전승활동 지원, 전승공간 마련, 홍보와 보급, 기록화 사업 등 보존관리 측면을 주로 살펴보았다. 조사연구는 다양하게 이루어졌지만, 1980년대 중반 이후 전남도내 시·군별 학술지표조사의 민속분야 조사가 민속무형유산 보존전승 인식을 확산하는데 일정정도 역할을 하였다.

 

전승활동은 종목지정과 보유자 인정 이후 전수장학생, 이수자, 전수교육조교로 이어진다. 해당 단계마다 기간이 정해져 있는데 농어촌 인구의 노령화와 함께 개선방안을 마련해야 될 시점이다. 예를 들어 전수장학생의 경우, 일정 연령을 제한해 두었는데 실제로 무형민속유산 현장에서 해당자를 찾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그리고 ‘전업’이 되어야만 무형문화재 제도가 정착할 것이지만, 사실상 ‘부업’도 어려운 실정이다. 전승보조금의 증액과 함께 전수장학생의 기간 단축, 전수교육조교 선정시 이수기간의 단축도 필요하지만, 기예능의 원형과 전형의 전수라는 법규의 규정과 맞물려 있어 진전된 논의가 절실하게 필요한 시점이다. 

  

전승보조금 지원과 함께 무형문화재 공개사업도 지원하고 있다. 기능분야는 공예작품전시회를 하고 예능분야는 현지에서 공연 발표를 하고 있다. 남도문화제(전남민속예술축제)와 병행 행사로 전남무형문화재 발표회를 한 적도 있는데, 도내 축제나 문화예술행사와 연계할 필요성이 있다. 전승활동 공간은 무형문화재 전수회관 건립 사업을 들 수 있다. 전남의 경우 14시군 24개소가 건립되었다. 진도의 경우는 국가무형문화재와 전남무형문화재가 함께 활용하고 있다.

 

기록화사업은 1995~1996년에 당시 지정된 국가와 전남 종목을 대상으로 선도적으로 비디오시디 작업을 하였다. 2011년부터는 전남 무형문화재 영상기록화 사업을 해오고 있는데 2017년까지 16종을 마쳤다. 국가무형문화재는 국립문화재연구소나 국립무형유산원에서 영상 및 책자발간, 구술채록(구술자서전), 기증기탁컬렉션 등을 해 오고 있다. 앞으로는 국가지정이든 전남도지정이든 구분을 두지 않고 통합해서 기록화하는 사업이 되어야 할 것이다. 이번에 실시하고 있는 전남 문화예술 아카이브 구축 사업도 이들 무형유산 기록화 사업과 연차적, 체계적으로 연계되어야 할 것이다.

 

무형문화유산, 그 가운데에서도 지정무형문화재는 몇 단계를 거치면서 발전하고 있다. 1962년 문화재보호법의 중요무형문화재 제도 도입이 매우 중요하다. 이어 1970년 지방문화재 제도 신설도 무형문화재 중요성 확산의 계기가 되었다. 중요무형문화재 지정 및 보유자 인정 등의 조사기준 제정, 무형문화재 정의 확대, 무형문화재 보전 및 진흥에 관한 법률의 제정 등도 제도적으로는 중요하다.

 

그런데 문제는 이들 규정이나 기준이 ‘획일화’, ‘고급화’를 추구하여, 지정되지 않은 유산이나 미래의 무형 자산에 대해서는 관심 밖으로 밀어내고 있는 듯 싶어 염려스럽다. 무형문화재와 민속문화재의 개념도 재정립하고 문화재 관계 법령에 수용해야 하고 근대문화유산(등록문화재) 분야도 무형유산 자원을 포함해야 한다.


인간문화재(보유자)분들이 제안한 것은 가장 많은 것이 행정, 재정지원의 현실화. 특히 전수활동 보조금의 증액이다. 지금은 보유자 월 90만원인데 다른 지역(서울 130만원)과 비교하면 최하위 수준이라는 것.


그리고 전수장학생과 이수자의 기간을 단축해서라도 전수체계를 갖춰 달라는 것. 토론자(송준박사, 고려대)도 구체적 방안이 무엇인지 질의한 사항이다.


전수교육조교를 그때 그때 선정하는 것이 시급하다. 고령 보유자가 별세 한 경우 규정상 자격(이수자 5년후 전수교육조교 등)이 따라주지 않더라도 오래전부터 전수해 오고 있었다면 빨리 보유자를 인정하여 후계체제를 갖추어야 한다는 것.


전수장학생 이수 심사도 보유자 중심이 아니라 공공성 있게 해야한다.


국가무형문화재 보유자만 대상인 의료보호 혜택도 도지정 보유자조 추가해달라. 인천같은 경우는 지방무형문화재도 신청하면 의료보호 혜택을 준다 하니 이같은 방안을 도입해 달라.

현장에서는 생계마저 어려우니 무형문화재 보유한 지자체에서는 시군립 국악단체를 설립하고 보유자들은 당연직으로 되어 교육전담을 할수 있게 해달라.  


* 전남 무형문화유산 아카이브 포럼 발제문 '맺음말', '청중제안 질의', 인간문화재 제안' 등 갈무리

2019.01.30.(수) 13:00 곡성 옥과행정복지센터, 주최/주관 : 전라남도/(재)전라남도문화관광재단, 남도민속학회 제234차 월례학술발표회



공연


전시




사진 황호균(포럼), 윤여정(공연), 김희태(전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