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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토학통신 - 강진 죽록 윤효관 관련 고문헌, 한시(漢詩), 가사 소거가(繅車歌) 학술 논문 3편

향토학인 2024. 1. 28.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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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 죽록 윤효관 고문헌, 한시(漢詩), 가사 소거가(繅車歌) 학술논문 3

 

강진 죽록 윤효관(17451823) 선생 관련하여 학술논문 3편이 발표되었다. 202377강진 아트홀에서 열린 <죽록 윤효관과 조선후기 강진 향촌사회사> 학술대회의 후속 연구와 연결된다. 이 논문의 요약문을 인용 소개한다.

 

조미은, 강진 해남윤씨 죽록(竹麓) 윤효관(尹孝寬) 고문헌 자료의 특성과 가치, <호남학>74, 전남대학교 호남학연구원, 2023, 117~159.

박명희, 죽록(竹麓) 윤효관(尹孝寬) 한시에 나타난 지향 의식, <한국시가문화연구>52, 한국시가문화학회, 2023, 193~222.

박명희, 죽록(竹麓) 윤효관(尹孝寬)의 가사 소거가(繅車歌)의 표현방식, <한국문학논총>95, 한국문학회, 2023, 5~31.

 

 

강진 해남윤씨 죽록(竹麓) 윤효관(尹孝寬) 고문헌 자료의 특성과 가치

 

조미은(한국학호남진흥원 책임연구위원)

 

본 논문은 강진 보동마을에 세거했던 해남윤씨가에 전래한 죽록 윤효관 관련 고문헌 자료의 특성과 가치에 대해 살펴본 연구이다. 자료의 전체 수량은 고문서 362560, 고서 8693, 유물 1112점으로 총 459665점이다. 정조대와 순조대 문신으로 활동했던 죽록 윤효관과 관련된 자료가 주를 이루며, 나머지는 윤효관 이후 직계 후손 및 집안 운영과 관련한 자료이다.

 

이 가운데 가장 많은 수량을 차지하고 있는 고문서 자료는 윤효관의 관직 진출과 이후 관직 활동 과정에서 생산된 실증자료로써 매우 의미가 있다. 이와 함께 윤효관의 인적 또는 사회적 관계망은 물론 그 과정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일상사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는 간찰 자료가 다수 남아 있다는 점에서도 의의가 있다고 할 수 있다.

 

또 윤효관의 관직 활동과 이후 생활 공간에 따라 강원도 영월, 충청도 제천 장락촌, 강진 보동마을 등으로 구분해 볼 수 있는데, 각 지역과 공간에서의 윤효관의 삶과 그 속에 담긴 다양한 이야기들을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 밖에 윤효관의 직계와 후손가의 가계 운영과 관련하여 세계 및 족보 편찬, 윤효관의 부친상과 처상 등 장례문화, 가족 구성원, 잡역 면제와 묘지 소송 등에 대한 해남윤씨가의 역사와 생활상도 함께 엿볼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의미가 있다.

 

고서 자료는 윤효관이 직접 과거시험을 대비하여 공부한 흔적과 관련 수험서 자료를 파악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그리고 윤효관이 관료로서의 책임과 의무를 다하기 위해 참고했던 다양한 자료를 확인할 수 있다. 윤효관의 일대기를 좀 더 구체적이고 실증적으로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윤효관의 시문집인 󰡔竹麓遺稿󰡕는 그의 삶과 가치관, 사상과 철학, 학문적 역량 등 윤효관의 주요이력과 일생은 물론 윤효관의 주변과 그들의 생활상까지도 함께 파악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처럼 죽록 윤효관 관련 고문헌 자료는 당대 역사적 사실을 확인하고 이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사료적 가치와 의의가 있다. 향후 주요 자료에 대한 사례 연구가 지속적으로 진행된다면 호남지역 고문서 사례 연구, 문중 및 향촌사회사 연구 등에 기여하는 바가 클 것으로 보인다.

 

 

죽록(竹麓) 윤효관(尹孝寬) 한시에 나타난 지향 의식

 

박명희(전남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강사)

 

본 논문은 전남 강진 문인 윤효관(17451823)의 한시에 나타난 지향 의식을 살핀 뒤 지향시의 특징과 의의를 구명하는 것을 목표로 정하였다. 윤효관이 지은 한시 작품은 󰡔죽록유고󰡕 1에 총 463635수가 전해지고 있다.

 

필자는 이러한 635수의 한시 작품을 대상으로 어떤 목적과 의도를 드러내기 위해 창작한 시에 주목하였다. 본 논문은 결과적으로 18세기 중엽부터 19세기 초기까지 살았던 호남 지역 한 문인의 한시에 나타난 지향 의식을 통해 지향시의 특징과 의의를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였다.

 

본격적인 논의에 앞서서 윤효관의 삶과 한시 작품에 대해 정리하였다. 윤효관의 생애는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눌 수 있었는데, 첫 번째 출생과 학문 수련기(132), 두 번째 관직생활기(3369), 세 번째 퇴사와 귀향(7079) 등이 그것이다. 그리고 635수의 한시 작품을 종류별로 나눠보았는데, 칠언절구와 칠언율시가 압도적으로 많다는 점을 확인하였다.

 

3장에서는 윤효관 한시에 나타난 지향 의식을 살폈다. 지향 의식을 언급하기 이전에 윤효관의 한시 작품 중에 어떤 목적과 의도를 드러내기 위해 창작한 시로, 경계시와 농촌시, 현실비판시, 풍물시가 있다는 것을 찾았다.

 

이 네 종류의 시는 각각 지향하는 의식이 있었는데, 경계시를 통해서는 자손들을 훈육하였고, 농촌시를 통해서는 농촌 삶의 실상을 보고하였으며, 현실비판시를 통해서는 애민의식을 드러내었고, 풍물시를 통해서는 호남의 지역 특성을 드러내고자 했다는 것을 밝혔다.

 

윤효관의 경계시, 농촌시, 현실비판시, 풍물시 등의 한시 작품은 대체로 경험을 바탕으로 한 창작시로, 그 때문에 사실적(寫實的)인 특징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한편, 윤효관의 <호남시>는 지명한시의 일종으로서, 이전 고용즙(高用楫)<남정가(南征賦)>와 후대에 나온 가사 <호남가(湖南歌)>의 계보를 잇는 위상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그 의의 또한 작지 않다 판단하였다.

 

 

죽록(竹麓) 윤효관(尹孝寬)의 가사 소거가(繅車歌)의 표현방식

 

박명희(전남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강사)

 

이 글은 윤효관이 지은 가사 소거가의 표현방식과 작가의식을 구명하기 위해 작성하였다. ‘소거는 원래 누에고치에서 실을 켜는 왕채라는 농기구를 가리킨다. 소거가95189구 총 1,367자로 이루어져 있는데, 본 논문은 작품에 면면히 흐르는 표현방식을 정리한 뒤 작가의식을 구명하였다.

 

윤효관은 운문 안에서도 한시와 시조, 가사의 목적이 각각 다르다는 것을 알았을 것으로 추측하는데, 이로써 소거가가 창작되었다고 판단하였다. 또한 소거가를 다른 사람이 읽거나 노래로 부르기를 바랐을 것인데, 그 계층을 남성에 한정하지 않고, 오히려 여성이기를 바랐을 것이라 결론지었다.

 

소거가는 총 여섯 단락으로 구분되며, 그 단락과 단락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1단락은 소거를 제작하게 된 사연을 말하였고, 2단락은 소거의 제작을 형상화했으며, 3단락은 소거 앞에서 실을 켜는 모습을 그렸다. 4단락은 면화를 피워 고치를 만드는 장면을 형상화하였고, 5단락은 소거에서 베를 짜는 모습을 그렸으며, 6단락은 결론 부분으로서 주제의식을 드러내었다.

 

이러한 단락에 전개된 일관된 표현방식으로 첫째, 한자를 지나치게 남발하였고, 둘째 중국의 역사적 인물의 행적을 소거와 억지로 연결시켰으며, 셋째 제2단락부터 제5단락까지 수사법과 이미지를 활용했다는 점을 말하였다.

 

소거가는 수사법과 이미지를 활용함으로써 작가의식이 발휘되었다. 그러나 한자를 지나치게 남발하고, 중국의 역사 인물의 행적을 소거와 억지로 연결시킴으로서 대중이 쉽게 수용할 수 없도록 하여 작가의식의 한계를 드러내었다.

 

*향토학통신 - 죽록 윤효관과 강진 향촌사회사 학술대회, 2023.07.07. 강진

https://kht1215.tistory.com/1003

 

*인지의 즐거움310 - 죽록 윤효관의 문화유산과 강진 향촌사회사 관련 제언

https://kht1215.tistory.com/1016

소거가 (繅車歌)
호남시(湖南詩, 국역문)
시권
영월도호부 중기
죽록공유집(필사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