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나의 이야기 - 초등학교시절 6개군 체육대회 야구 우승기념 - 1970.5.9 해남 대흥사

향토학인 2016. 6. 27. 19:28

1970.5.9 장흥초등야구부 6개군 체육대회 초등부(국민학교) 우승기념

출전팀 : 장흥초등학교, 경기장 : 해남동초등학교 장소 : 대흥사 대웅보전 앞

선생님 최영창님, 조학현님(교장), 김현옥님

뒷줄 이승충 김문성 안동철 이순재 임건창 마춘호 문항기 위학복 김희태

앞줄 방용훈 정기철 김태만 박형상 송용석 김석렬

 

어렸을적이다. 장흥초등학교(당시 국민학교) 5학년 때 야구부로 참여했다. 그때는 시대흐름이었던지, 우리가 다닌 장흥초등학교를 비롯해 읍내 4개소 학교(장흥초등, 동초등,서초등, 남초등) 가 모두 야구부가 있었다. 6학년 때 군내 예선을 거쳐 장흥군 대표로 출전하여 우승을 하였다. 당시 대회는 해남에서 했고, 야구경기장은 해남동초등학교로 기억된다. 사진 가운데 3인은 남초등 출신이다. 단일팀으로 나갔지만 일종의 연합으로 섞은 셈. 46년의 세월이 흘렀다. 두 친구(문항기, 위학복)는 유명을 달리했고 두 친구(안동철, 정기철)는 한번도 만나지 못한 것 같다. 얼마전 광주 초등동창회에서 만난 친구(마춘호)는 30년만이었다. 모두들 건승을 기원한다.

 

나에게는 두가지 의미가 있는 사진이다. 2남 3녀 가운데 큰 아들임에도 불구하고 어렸을적 사진이 하나도 없다. 연연생 누나나 두살 터울 여동생도 백일, 돐 사진이 있는 것 같던데 나만 아무 사진도 없는 것이다. 중학교 이전 사진으로는 독사진이던 단체사진이던 유일한 사진인 점에서 귀한 사진이다.

 

다른 하나는 어렸을적부터 운동을 했다는 홍보사진이다. 나이들어 배 나오고 몸이 뒤뚱거리는데다가, '역사'나 '문화재' 공부한다 하니 고리타분하고 운동할 줄 모르는 사람으로 많이 인식되곤 한다. 어느 정도 커서 만난 사람들은... 그럴때면 초등학교 때 야구선수였고 군대표로 나가 우승도 했었다고 '우김질'을 하곤 했다. 그러면 조금 믿어주는 눈치를 보인다. 이를 증명해주는 사진이다.   

 

다시 찾은 것도 극적이다. 장흥 삼우당 집에 오래전부터 있었는데, 언젠가 부터 찾으려 하니 도무지 찾을 수없었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SNS  등에 올려 공유하면 좋을 듯도 하다는 생각도 들어서이다. 다른 친구들도 사진이 있다면 올렸을텐데 올라오지는 않은 걸 보면 그만큼 더 중요해 지는 사진 한장. 어머님 계실 때에는 '그사진 한번 찾아 봐주세요' 하곤 했는데 어머님도 2015년 가을 영면하셨다. 이젠 못 찾나 싶었다.

 

그래도 언젠가 광주로 가져 온 것도 같아, 광주 봉선동 서재와 목포 하당 서재에서 가끔은 뒤적이곤 했다. 전남도립도서서관에 향토자료를 기증하고자 책을 분리하던 중에 광주 서재 거실 한켠의 책꽂이 맨 밑단에서 앨범 몇개가 나왔다. 책을 고르다 말고 앨범을 뒤적이니 이 사진이 나왔다. 책 보는 걸 멈추고 스캔하여 몇자 적어 올린다. 사진에 나오는 모든 이들이 함께 모일 자리가 있었으면 더없이 좋겠다. 아니다. 꼭 그 사람들만이 아니라도 좋다. 그시절 '항꾼에' 학교 다녔던 모든 이들이 만나면 더 없이 좋으리.... 

 

다행한 것은 사진 뒤면에 이름을 기록해 둔 것이다. 글씨체로 보아 초등학교 6학년 당시는 아닌 것 같다. 뒤에 정리하여 기록한 것 같다. 그만큼 나에게는 소중한 사진이란 반증이다. 이 이름의 기록이 없었다면 5~6명은 기억해 내지 못했을 것 같다. 또 하나 5개군체육대회인가 6개군 체육대회인가도 궁금하다. 사진에 기록하기는 5개군이라 했는데, 나는 6개군으로 기억해 왔기 때문이다. 예전부터 전남은 동부 6군, 서부 6군, 서남부 6군 등으로 불러와서 그런지 혼란스럽다. 또 다시 기억과 기록을 더듬어 봐야 겠다.

 

이번에 기증한 책은 2차인 셈인데 3천여권쯤 될 것 같다.(2016..7.14일, 3,524권)  1차는 고향 장흥에 들어선 정남진장흥도서관에 보냈다. 7천여권. 2010년.



* 2016년 6월 20일 뜻하지 않게 이 사진이 중요하게 활용되었다. 한국의 산사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록 과정에서 국제 전문가를 초청해 예비실사를 하는데 대웅전 앞의 석등에 대해 최근에 세운 사유를 물은 것. "최근은 아니고 50년은 넘었으며 이미 신앙유산이 되어 있다"고 설명하면서 이 사진을 보여 준 것. 날짜가 나와 있으니 수긍하고, 오히려 사진 내용에 관심을 가졌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