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지의 즐거움

인지의 즐거움123 - 인문자원의 활용과 지역이해,'담양 문화' 사례

향토학인 2017. 9. 5. 00:03

인지의 즐거움123

  

인문자원의 활용과 지역이해 - '담양 문화' 사례

  

김희태

  

강과 나무 숲, 자연인가? 문화인가?

-관(官)에서 제방(堤)에 조성한 나무숲(林)-

 

  

‘인문자원’, ‘인문학’.

글자 그대로 사람(人)과 문화(文) 이다. ‘사람의 눈으로’, ‘사람이’, ‘사람과’ 함께 한다는 것이 아닐까 싶다.

  

한가지 예를 들자면, 우리의 진산 무등산의 상징 가운데 동일 대상을 두고 두가지 다른 표현이 있다. 하나는 ‘입석대와 서석대’, 또 하나는 ‘주상절리대’. 같은 현장이다. 기둥(柱) 모양(狀)의 돌이 뚝 뚝 끊어진 것처럼(節理) 보이는 것이 ‘주상절리’. 말하자면 자연 그대로의 상태다. 그 ‘주상절리대’를 사람의 눈을 통해서 보니 서있는 돌처럼 보여 서석대(瑞石臺)와 입석대(立石臺)로 명명 된 것이다. 문화재 측면에서 보면 주상절리는 지질현상으로 ‘천연기념물’, 서석대와 입석대는 경관으로 ‘명승’으로 지정한다.

  

또하나 ‘관방제림’을 보자. 강가의 나무와 숲. 누가 보아도 ‘자연물’이다. 그런데 강이 범람하는 홍수를 방지(防)하고자 제방(堤)을 쌓고 관(官)에서 조성한 숲(林)이다. 사람과 문화가 관련되는 것이다. 결국 ‘자연’도 사람과 연관 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인문자원 활용이라 함은 지역에 있는 의미 있는 모든 자원을 활용한다는 것이다. 그 활용의 전제는 ‘이해’이다. 잘 알아야 효과있게 활용 가능하다는 것이다. 나아가 활용이 잘 되면 그만큼 지역 이해의 폭은 더 넓어 진다. 상승작용을 한다는 것이다.

  

담양문화원에서 강의한 자료로 정리한 머릿글이다. “담양 인문자원의 가치와 활용"을 주제로 한 제10회 담양문화예술대학 강좌. 2017.8.30 담양문화원. 필자에게 의뢰된 주제는 ”인문자원의 활용과 지역이해”. 앞 글을 실마리로 하여 최근 담양 지역을 사례로 정리한 자료를 몇 소개하면서, 역사기록이나 문화자원, 유적유물의 의미에 대한 이해와 그 활용의 방안도 제시해 보았다. 블로그(http://blog.daum.net/kht1215)에 올린글과 조사 보고서의 맺음말 부분.

  

1. 석당간(石幢竿)과 석도(石棹)(인지의 즐거움134 - 문화재명칭 ; 담양 석당간(石幢竿) -석장(石檣), 석도(石棹) ; 보물 제505호 담양 객사리 석당간 문화재명칭 변경기2016.07.13),

  

2. 화순 마애불과 담양 공덕비(인지의즐거움057 - 화순 마애불, 담양 공덕비, 광주 학생독립운동 - 현장과 상생, 2017.5.18),

  

3. 궁산리사지와 용흥사 육상궁원당(담양 궁산리사지의 유래와 연혁 변천, <潭陽 弓山里寺址 文化財學術調査 報告書>, 담양군·(재)대한문화재연구원, 2017의 맺음말)

  

사건, 사물, 인물, 제도, 현장의 의미화와 기념주년 사업

   

다양한 인문 자원들을 특성화하는데 단계별로 추진하는 것이 필요할 것 같다. 서로 연계되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서는 줄어 들수도 있겠다.

  

첫째는 의미화이다. 유산이나 자원속에 내재된 진정한 의미를 최대한 찾아내는 작업이다.

둘째는 주제화이다. 개별로 있을 때보다 테마별로 어울어질 때 그 의미는 한창 빛난다는 점에 착안해야 한다는 것이다.

셋째는 디자인화이다. 의미와 주제를 현대적 감각에 맞게 한다는 것이다. 복고풍은 일시적인 현상으로 그쳐버릴 우려도 있지만, 전통을 배경으로 하는 디자인이 우리에게 가져다주는 것은 단순한 복고 이상의 것이기 때문이다.

넷째는 정보화이다. 모아서 알려야 한다는 것이다. 다양한 정보매체와 과학기술이 결합되어야 한다.

다섯째는 마케팅화이다. 이상의 절차를 거치면서도 그것이 알려지는 것만으로, 인정받는 것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상품화하여 시장에 놓는다는 것이다.

  

의미화의 사례로 기념주년을 들 수 있다. 특정한 사건, 사물, 인물, 제도, 현장 등의 기념주년이 되는 해에 기념사업을 하는 것이다. 오래전부터 제안하거나 실행 한바 있다. ‘전남개도 100년’(1996년) 사업이 한 예이다.(한말 지발제도와 역대 관찰사) ‘전라도 천년’(2018), ‘강진 정명 10주갑, 전라병영 600년’(2017) 등도 제안한바 있다. 최근에 기초자료를 조사해 보고서를 내고 제안한 바도 있다.(남도문화와 역사인물 記念周年 문화관광자원화 방안)

  

○ 남도문화 기념주년

- 명량대첩 7주갑(420년, 2017), 전라병영 강진 10주갑(600년, 2017)

- 전라도 개도 1000년(2018), 전라좌수영 9주갑(540년, 2019), 진도 용장성 750년(2020)

○ 역사인물 기념주년

- 윤두서 자화상 국보지정 30주년(2017), 다산 정약용 목민심서 200년(2018)

- 정철 사미인곡 430년(2018), 조광조 전남인연 500년(2019), 장보고 청해진 1200년(2028)

  

이미 시행중인 ‘담양 천년’ 사업도 이같은 사례이다. 그런데 한가지 아쉬운 점도 있다. ‘백제부흥운동 13주갑(780년)’ 관련이다. 제안 시점이 민인 앞에 나설 수 없는 개인 사연이 있던터라, 현장에서의 실행 여부는 정보가 없다. 기념주년 관련하여 담양 사례 몇가지 예시 해본다.

  

- 정철 사미인곡 430년(1588→2018)

- 소쇄원 48영 470년(1548→2018)

- 하여면앙정(荷輿俛仰亭) 220년(1798→2018) 

- 송순 회방연 440년(1579→2019)

- 석당간과 석탑 보물 50년(1969→2019)

  

- 송희경 노송당일본행록 600년(1420→2020)

- 성산계류탁열도 430년(1590→2020)

- 채상장 국가무형문화재 45년(1975→2020)

- 정철 성산별곡 460년(1560→2020)

  

- 윤행임 면앙정30영 220년(1801→2021)

- 금성산성 사적 30년(1991→2021)

- 관방제림 천연기념물 30년(1991→2021)

  

- 면앙정 문화재 50년(1972→2022)

- 면앙정 490년(1533→2023)

- 용흥사 육상궁원당(毓祥宮願堂) 220년(1803→2023)

  

이들이 의미가 있다고 해서 “단독”, “개별”, “일회성”만으로 해서는 안될 것이다. 서로 연계되게 하는 방안을 찾자는 것이다.   

 

* 김희태, 인문자원의 활용과 지역이해, 제10회 담양문화예술대학-담양 인문자원의 가치와 활용-, 2017.8.30, 담양문화원

  

*도움되는 글

김희태, 한말 지방제도의 변천과 역대 관찰사-전라남도를 중심으로-, <향토문화> 제16집, 향토문화개발협의회, 1997. 35~54쪽

김희태·이명헌 외, <남도문화와 역사인물 기념주년(記念周年) 문화관광자원화 방안>, 남도인문(南都人文), 2016.

 

강과 나무와 숲. 누가 보아도 "자연" 그대로이다. 그런데 좀더 속으로 들어가 보면, 홍수등 재해를 막고자 제방(堤)을 쌓고 나무를 심어 숲(林)을 조성한 것이다. 지역 주민을 위해 관(官, 당사 담양부사 등)에서 주도했다. 관방제림(官防堤林). 자연유산이지지만, 사람의 의지가 들어 있고 사람의 눈으로 바라보니 문화유산이요 인문자원이 되는 것이다. 도처에 있는 그 무어든 인문자원이라 할 수 있다. 


담양 官防堤林 당산제 2010.02.27


고전 인문자원을 활용한 문화상품, 1872년 창평지도(규장각 소장)를 바탕에 깔아 만든 손수건. 창평문화연구회.